반란표 징계·이재명 '옥중공천' 예고한 친명…민주 쪼개지나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3-09-22 11:18:20

정청래 “당대표 팔아먹어…해당행위니 상응조치"
정성호 "구속돼도 李가 대표…옥중서 권한행사"
이원욱 "李가 책임져야”…김종민 "해당행위 아냐"
어기구 부결 인증샷...개딸 “살려면 이정도 해야”

더불어민주당이 내분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의 충격과 후폭풍은 예상대로 크고 거셌다. 

 

친명계는 반란표를 던진 비명계를 인신공격하며 '보복'을 다짐했다. 이 대표의 '옥중 공천' 방침을 굳히며 당권 사수 의지도 분명히 했다. 비명계는 이 대표 불신임을 기정사실화하며 사퇴를 압박했다.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비명계 성토장을 방불케할 만큼 분위기는 격앙됐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입원 중인 이 대표와 체포동의안 가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박광온 원내대표가 불참한 채 진행됐다. [뉴시스]

 

회의는 투톱이 빠진 채 진행됐다. '병상 단식' 중인 이 대표에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불참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체포동의안 가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지도부 공백으로 사실상 당 대표와 원내대표직을 겸직하는 정청래 최고위원이 이날 회의를 주재했다.

 

친명계인 정 최고위원은 “제 나라 국민이 제 나라 팔아먹었듯 같은 당 국회의원이 같은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며 "적과의 동침”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의 정적 제거, 야당 탄압의 공작에 놀아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해당행위니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체포동의안 찬성를 던진 비명계 의원들을 색출해 징계하겠다는 뜻이다. 제1야당이 ‘심리적 분당’ 상태로 가는 모습이다.


정 최고위원은 “끊임없이 이 대표를 흔들겠지만 이재명 지도부는 끝까지 이 대표 곁을 지키겠다”며 "이 대표 사퇴는 없다”고 못박았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비명계를 향해 “일제 식민시절에 동포 탄압한 친일파들이 권력 사랑받았더니 윤석열 군사정권 시절에는 자기당 동지 모욕하고 공격하는 분들이 언론방송 특수를 누렸다”고 비꼬았다.

 

이 대표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도 페이스북에 "자기 정치생명을 이어가려고 검찰에 당 대표를 팔아먹는 저열하고 비루한 배신과 협잡이 일어났다"며 "반드시 엄중하게 심판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동지가 아니다. 이런 해당행위자들을 용서해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전날 MBC라디오에선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최악의 상황이 온다고 하더라도 당대표로서의 권한을 적정하게 행사해야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구속되든 불구속되든 당대표의 리더십을 확실하게 보이는 방향으로 가야 된다”는 것이다.

 

친명계는 또 비명계가 이른바 ‘기획 투표’를 했다고 몰아세웠다. 안민석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당론을 정하지 못한 것이 패착"이라며 "검찰에 맞서 당의 입장을 의원들이 정하지 못한다면 이건 당나라 군대"라고 힐난했다.

 

비명계는 반발했다. 김종민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가결 찍은 30명 중에도 아마 되게 (이유가) 다양할 것"이라며 "기획이라면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된다는 기획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해당행위' 지적에 대해선 "이게(불체포특권 포기) 6월에 당대표가 국민 앞에 약속한 내용"이라며 "그게 두 달도 안 돼 해당행위가 되나"라고 되물었다.

 

이원욱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박 원내대표 사퇴와 관련해 “누군가한테 책임을 덮어씌우는 꼴”이라며 “책임질 사람은 이 대표를 비롯한 기존의 지도부”라고 쏘아붙였다. 이 의원은 ‘이 대표도 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무더기 이탈표 배경에는 공천권과 당 운영을 둘러싼 계파 간 이견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병원으로 이 대표를 찾아가 비명계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명계는 '부결 조건'으로 통합적 기구 구성과 공천권 양보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대표는 “통합적 당 운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놨다. 협상이 결렬되자 비명계가 무더기 반란표도 반격했다는 게 친명계 시각이다. 정성호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마지막까지 거래를 하려고 하고 조건을 달고 하더니 결국은 등에 칼을 꽂는 짓을 하였다"고 울분을 토했다.

 

계파 간 불신과 반목이 겉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내홍은 격화하는 양상이다. 분노한 이 대표 강성 지지자인 개딸과 당원들은 반란표 색출에 나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비명계 명단을 공유하고 '문자 폭탄'을 보내고 있다. 당 국민응답센터 홈페이지엔 박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 전원의 차기 총선 불출마 청원도 올라왔다.

 

의원들은 '부결 인증'을 하느라 혈안이다. 특히 어기구 의원은 비밀투표 원칙을 어기고 표결 당시 ‘부’라고 적힌 자신의 투표용지 사진을 공개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 올라온 어기구 의원의 부결 투표 인증샷. [재명이네 마을 캡처]

 

이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는 ‘살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어기구 인정’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런 식으로 민주당 의원들에게도 표결 당시 반대표를 던졌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당원들이) 저에게 체포동의안 가부를 묻는다. 저는 부결표를 던졌다"면서도 "그러나 제가 이런 말을 한들 제 말을 믿어주시겠느냐"고 호소했다.

 

그는 "저에게 다음 총선에서 당선을 막겠다는 당원의 문자가 쇄도한다. 지도부에서 저만 빠지면 된다는 말도 들었다"고 전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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