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실세설' 재부상…인사청탁 논란 김남국 OUT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5-12-04 11:21:57

김남국, 문진석과 인사 관련 문자…"현지 누나에게 추천"
서울시장 후보 박용진 "부적절…인사든 적절 조치 필요"
대통령실, 金 사직서 수리…김병기, 文에 엄중 경고 전달
文 "입 열 개라도"…당, 최민희 등 물의 인물에 조치 안해

대통령실 김남국 디지털소통비서관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인 문진석 의원이 나눈 텔레그램 대화 내용의 후폭풍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동안 잠복했던 대통령실 김현지 제1부속실장을 둘러싼 논란이 재부상하고 있어서다. 4일 김 비서관은 사퇴하고 문 의원은 사과했으나 국민적 의구심이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올해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선 "모든 것이 김현지로 통한다"는 이른바 '만사현통', '실세설'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김 실장 증인 채택에 안간힘을 썼으나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결사 저지했다. 그런데 김 비서관과 문 의원이 '인사청탁' 의혹을 자초하며 그 한복판으로 김 실장을 소환한 것이다.

 

▲ 대통령실 김현지 제1부속실장(왼쪽부터), 김남국 디지털소통비서관,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 [KPI뉴스 자료사진]

 

텔레그램 대화 내용은 김 비서관이 지난 2일 문 의원으로부터 민간 협회장 인사 청탁을 받고 "훈식이 형과 현지 누나에게 추천하겠다"고 답한 것인데, 언론에 의해 포착됐다. '훈식이 형'은 강훈식 비서실장, '현지 누나'는 김 실장을 뜻한다. 문 의원이 청탁한 자리는 연봉 2억 원의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이다.

 

대통령실은 전날 "엄중 경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설이 입증됐다"며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직무가 완전히 다른 김 실장이 민간 협회장 인사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주장이다.

 

여권은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김 실장 논란이 번지면 이재명 대통령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특히 계엄 1년을 맞아 이 대통령이 내란 청산 드라이브를 직접 주도하고 있는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김 비서관과 문 의원은 이 대통령 원조 측근인 '7인회' 출신이다. 세 사람은 중앙대 동문이기도 하다. 이번 문자 논란이 이래저래 이 대통령에겐 악재일 수밖에 없다. 

 

여당 일각에서 논란 당사자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온 건 이런 맥락에서다. 내년 서울시장선거 후보군에 속하는 박용진 전 의원이 나섰다. 민심 악화를 차단하기 위해선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읽힌다.


박 전 의원은 3일 밤 YTN라디오에서 "내란 극복 임무를 맡은 정부에서 이런 식으로 일자리를 나눠 갖는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부적절한 일이었다"고 질타했다. 이어 "(김 비서관) 인사권을 대통령이 가지고 있고 (문진석) 수석부대표일은 원내대표 문제이지만 이와 관련한 적절한 조치는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언론공지를 통해 김 비서관 사직서를 수리한 사실을 알리며 파문 진화를 시도했다. 김 비서관은 논란이 일어난 뒤 사표를 냈다고 한다. 강유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비서관이 국정에 부담을 주는 우려에 사의를 표해 수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JTBC 유튜브에 출연해 "(강) 비서실장이 (김 비서관에게) 눈물 쏙 빠지게 경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문 의원은 몸을 낮췄다. 전날 국회 운영위에 이어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도 불참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부적절한 처신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앞으로 언행에 더욱 조심하겠다"고도 했다. 그가 원내수석부대표직을 유지할지 여부는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의 '부적절성'을 인정하면서도 조치 대신 경고하는 선에서 사태를 수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박상혁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이날 SBS라디오에서 "김병기 원내대표가 어제 문 수석부대표와 통화했다"며 "'엄중 경고'를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굉장히 부적절했던 거 같다"며 "경각심을 가질 수 있는 하나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문금주 원내대변인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가) 엄중 경고했다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거취와 관련한 논의는 따로 없었다"고 못박았다. 윤리감찰단 회부 여부에 대해서도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CBS라디오에서 윤리감찰단 감찰과 관련해 "이춘석 의원 사건(차명 주식 거래 의혹), 장경태 의원 사례(성추행 의혹) 등에서 즉각 윤리감찰단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며 "하지만 이번 문제는 윤리 감찰단에 진상 조사를 지시할 성격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의 김 실장 국회 출석 요구에 대해서도 "뭐 그럴 문제는 아니다"고 했다.

 

최근 반여 정서를 자극하는 이슈가 잇따르고 있으나 민주당은 거의 '무조치'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위기의식이 둔감해지고 민심 이탈 여지가 생기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의원이 국감 중 딸 결혼식 거행과 축의금 물의를 일으킨 것이 대표적 예다. 위원장직 사퇴 압력이 거셌으나 최 의원은 끝까지 버텼고 민주당은 묵인했다. 

 

또 장경태 의원은 윤리감찰단 조사를 받는다고 하지만 소속 상임위인 법사위 활동 등에 전혀 제약을 받지 않고 있다. 물론 장 의원이 '무고'를 주장하고 조사가 진행 중이라 의혹의 진위 여부는 불분명하다. 그래도 여당 동료 법사위원이 '2차 가해'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장 의원을 감싸는 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 의원 문제도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잖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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