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는 왜 호화 골프빌리지를 억지로 팔았나

송창섭

realsong@kpinews.kr | 2024-01-30 10:44:22

잭 니클라우스GC 아너스117 2023년말 포스코홀딩스에 매각
포스코홀딩스, 포스코 물건 검토하다 이앤씨 것으로 급선회
포스코이앤씨 내부 반발…"형식은 거래지만 사실상 빼앗긴 것"

인천시 연수구 송도신도시에 있는 고급 골프장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GC). 이 안에는 '아너스117'이란 이름의 골프빌리지가 있다. 역시 고급 숙박시설인데 그중 특히 호화로운 건 '송도동 117-81 번지' 건물이다.

 

연면적 659㎡에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포스코이앤씨(옛 포스코건설)가 지었다. "포스코이앤씨가 심혈을 기울여 지은 집"(30일 포스코그룹 고위 관계자)이라고 한다. 자기들이 사용할 시설이라 정성을 쏟았다는 얘기다.

 

그런데 소유권은 지금 포스코이앤씨가 아니라 포스코홀딩스가 갖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9월 이 건물을 짓고 11월3일 소유권 등기를 했다. 그런데 40여일만인 12월14일 소유권이 포스코홀딩스로 넘어갔다. 

 

포스코이앤씨는 이튿날인 작년 12월 15일 "경영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포스코홀딩스에 165억2900만 원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표면상으로는 지주사와 계열사 간 정상적 거래로 보인다. 그러나 뒷말이 해를 넘기고도 끊이질 않는다. "형식은 거래지만 사실상 빼앗기다시피 한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흘러나온다. 

 

일각에선 "당시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최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사내 거부 기류를 무시하고 매도를 강행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GC내 골프빌리지 아너스117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UPI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포스코홀딩스는 원래 포스코 소유 건물을 사려고 했다. 지난해 9월 이사회를 열고 11월 중 포스코 건물을 157억700만 원에 매입키로 결정했다. 호화 골프빌리지 인근 117-88번지에 들어선 주택이다.

 

포스코홀딩스는 그러나 실사 과정에서 포스코이앤씨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해 포스코와의 계약을 파기했다. 이어 곧장 포스코이앤씨 건물을 매입하는 안건을 이사회에서 처리했다. 포스코그룹 고위 관계자는 "포스코가 지은 건물을 매입하려던 포스코홀딩스가 포스코이앤씨가 지은 것을 보곤 이앤씨에 매도를 요청했다"며 "한눈에 봐도 양 쪽은 비교가 안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가 글로벌 비즈니스 회의 등 홍보관으로 쓴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호화 골프텔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거래 과정에서 포스코이앤씨 이사회 내 불만이 터져 나왔다는 전언도 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사우디 국부펀드(PIF) 소속 외국인 이사가 '포스코홀딩스는 왜 이런 짓을 하느냐'고 항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 송도 잭니클라우스 GC. 골프장내 숙박시설 아너스117에서 바라본 풍경. [홈페이지 VR 영상 캡처]

 

포스코홀딩스는 "해당 건물은 강건재 스틸하우스 마케팅을 위한 시범주택"이라며 "단지 내 필지 소유주들과 스틸하우스 건립에 관심 있는 발주처, 건설사들에게 홍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이앤씨는 UPI뉴스의 질문에도 매도 이유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현재 아너스117 내 필지 중 포스코 부동산을 관리하는 포스코와이드(옛 포스코오앤엠)가 4곳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는 각각 2곳,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곳이다. 포스코와이드는 잭 니클라우스 GC 소유 및 운영사다.

 

한 전직 포스코 고위 임원은 "포스코이앤씨나,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건설과 종합상사라는 업종의 특성상 해당시설이 필요하겠지만,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에 왜 골프빌리지가 필요한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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