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과 이준석, 적이냐 동지냐…총선 변수 젊은층 표심 어디로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3-12-21 11:32:10
하태경 "李·유승민 끌어안아야…선대위 구성 역할도"
李 "韓 만날 수 있으나 기대는 없다…이순신은 무슨"
김종인 "차기 대통령 韓 vs 李 각축구도 될 수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73년생인 한 장관은 85년생인 이 전 대표와 띠동갑이다. 그래도 젊은층 인기는 뒤지지 않는다는 게 중평이다. 둘 다 여권에선 귀한 인재다.
국민의힘은 21일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지명했다. 한 장관은 수락했다. 예상보다 빠른 등판이다. '이준석 대체제'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전 대표는 떠날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그가 탈당하면 청년층 이탈도 예상된다. 2030세대는 내년 총선 판세를 좌우할 '캐스팅 보터'로 꼽힌다. 이들이 등을 돌리면 여당에겐 낭패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카드'는 최선의 대응책이라는 게 당 주류 판단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이날 "한 장관은 2030세대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고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출신 청산의 세대교체 주도 현상을 견인할 수 있기에 '이준석 대체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급선무는 비주류 껴안기다. 오는 27일 탈당을 예고한 이 전 대표를 붙잡는 게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두 사람 관계가 총선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잖다. "적이냐 동지냐"가 관전 포인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두 사람이 손잡으면 청년층 지지를 최대한 확보하는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며 "서로 다른 길을 가면 혈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대표와 달리 젊은층에 대한 '정치인 한동훈'의 소구력은 검증되지 않았다"며 "한 장관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총선 향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당에선 비주류를 포용해야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이준석 전 대표나 유승민 전 의원도 만나야 하고 함께 선대위를 구성하는 데 한 장관이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의 숙제 중 하나가 광폭 정치를 하는 것이고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최대한 우리 편을 많이 늘려야 하고 끌어안아야 한다"면서다.
하 의원은 또 "자연스럽게 당내 세대교체 바람이 불지 않을까 싶다"며 "한 장관도 70년대생이다. 비대위원들도 새로 들어올 텐데 모두 70년대 이하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나 한 장관에 대한 이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의 시선은 호의적이지 않다. 이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한 장관에 대해 "인기가 없는 대통령이 세운 비대위원장"이라며 "'팀 원균'에서 낸 비대위원장이 어떻게 이순신의 12척을 가져가느냐"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한 장관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나는 대통령에게 말을 못한다'고 했던 것처럼 상당한 제약 사항을 들고 비대위원장을 할 수밖에 없다"며 "수술을 해야 하는데 몸에 칼 대는 거 빼고는 다 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의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고 지적했다.
이어 "한 장관과 만날 수 있지만 만나도 할 말이 별로 없다"며 "만남을 회피할 생각은 없지만 기대가 없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4일 UPI뉴스와 인터뷰에서 "김기현 대표 사퇴로 혁신의 골든타임이 생겼는데 또다시 윤석열 대통령 심복 같은 사람이 비대위원장에 선임되면 그걸로 총선은 끝"이라고 단언했다. 한 장관을 겨냥한 발언이다.
현재로선 한 장관과 이 전 대표가 총선에서 동지가 아닌 적으로 만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CBS 라디오에서 대결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들어가고 이준석 신당이 창당되고 (김건희 여사) 특검이 되면 공천학살이 될 때"라며 "국민의힘의 다수 의원이 이준석 신당으로 몰려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두 사람의 몸값과 앞날은 총선 성적표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차기 정치 지도자로 이 전 대표와 한 장관이 각축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차기 대선은 한동훈 대 이준석 구도가 될 수도 있다고 보는가'라는 사회자 질문에 "그런 경쟁 구도가 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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