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비틀었을 뿐인데'…원자 위치가 전자 바꿨다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 2026-01-16 09:41:08

포스텍 연구팀, '모아레 계면 국소 원자 배열'로 산화물 전자 구조 제어
연구 성과, 국제 학술지 'ACS 나노' 표지논문으로 게재

포스텍 연구팀이 산화물 결정 두 층을 살짝 비틀어 쌓기만 해도 원자 배열이 전자의 움직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포스텍 신소재공학과·반도체공학과 최시영 교수. [포스텍 제공]

 

포스텍은 신소재공학과·반도체공학과 최시영 교수 연구팀이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의 창범 엄 교수, 이경준 박사후연구원, 일본 도쿄대 료 이시카와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산화물 두 층을 특정 각도로 비틀어 쌓은 계면에서 특정 원자 배열이 전자를 가두거나 밀어내는 '보이지 않는 울타리' 역할을 하는 현상이 형성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ACS 나노'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연구의 핵심 개념은 '모아레 무늬다. 벌집 모양 격자 두 개를 겹쳐 한쪽을 살짝 회전시키면 기존과는 다른 큰 주기의 무늬가 새롭게 나타난다.

 

다만 이러한 '뒤틀린 이중 층 구조' 연구는 그동안 그래핀 같은 2차원 소재에서 주로 이뤄져 왔다. 산화물은 단단한 3차원 결정이라 뒤틀린 계면을 만들기도 어렵고 계면만 골라서 분석하기도 까다로웠다.

 

연구팀은 두 결정을 특정 각도로 맞췄을 때 원자들이 주기적으로 일치하는 '겹침 자리 격자(CSL)' 조건을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방식을 스트론튬 타이타네이트(SrTiO₃) 산화물 결정에 적용한 결과, 뒤틀린 산화물 계면에는 네 가지 서로 다른 원자 배열이 반복되는 모아레 초격자가 형성됐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배열 가운데 특정 구조에서만 전자 분포가 뚜렷하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산소 원자 여섯 개가 타이타늄 원자를 둘러싼 '산소 팔면체' 구조가 미세하게 찌그러지면서 타이타늄이 결합하는 산소 개수가 달라졌다.

 

▲ 뒤틀린 스트론튬 타이타네이트(SrTiO₃) 이중 층 계면에서 원자 배열에 따른 전하 불균형. [포스텍 제공]

 

원자 배치 차이만으로 전자가 모이거나 흩어지는 양상이 완전히 달라지는 현상으로, 연구팀은 이를 '전하 불균형'으로 설명했다.

 

이러한 전하 불균형이 실제로 어디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옹스트롬(Å, 1억 분의 1센티미터) 수준으로 초점을 조절할 수 있는 '심도 단층' 현미경 기법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계면 전체에서 원자 배열과 전자 거동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실험적으로도 규명했다.

 

최시영 교수는 "2차원 소재에서만 다루어지던 뒤틀린 이중 층 연구 분야를 3차원 산화물 분야로 넓힌 중요한 성과"라며 "향후 전자소자와 기능성 소재에서 원자-전자 구조를 제어하는 데 뒤틀림 각도가 중요한 변수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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