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명륜진사갈비 관련 대부업체들, 위법으로 행정처분 받아
송창섭
realsong@kpinews.kr | 2024-07-10 16:13:12
송파구청, 업체에 사전통지 전달…명륜당 등엔 警 수사의뢰 조치
"변제능력 초과 대부계약 진행…명륜당·관계사 무등록 대부업체"
감사보고서…명륜당→관계사 791억, 관계사→대부업체 801억 대여
10곳 중 1곳, 오너 부인이 대표…명륜당, 수차 확인요청에 답 안해
유명 숯불갈비 프랜차이즈 '명륜진사갈비' 가맹본부(명륜당)와 관련된 대부업체 10곳이 법을 어겨 행정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할 감독기관인 서울 송파구청은 지난 5일 이들 10개 업체에 '대부업법(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에 따른 사전통지'를 전달했다.
관련법에 따르면 감독기관은 법을 위반한 대부업자에게 과태료 부과와 같은 행정처분을 내리게 된다. 사전통지를 받은 업체는 불복 시 관할 기간에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 업체들이 의견서를 제출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대부업법 7조(과잉대부의 금지) 2항은 '대부업자는 거래상대방의 소득·재산·부채상황·신용 및 변제계획 등을 고려하여 객관적인 변제능력을 초과하는 대부계약을 체결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10일 KPI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적발된 대부업체 10곳은 이런 과정을 생략한 채 명륜진사갈비 가맹점 희망자를 대상으로 상당수 대부 서비스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명륜당만 보고 대출해준 것"이라고 처분 이유를 설명했다.
송파구청은 또 이들 대부업체에게 돈을 빌려준 명륜당과 관계사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관계자는 "명륜당과 관계사가 사실상 대부업체 일을 하면서도 정식으로 등록하지 않아 무등록 대부업체로 봤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 가맹거래정책과 관계자는 "가맹본부가 편법으로 대부업까지 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며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명륜진사갈비 가맹 계약 방식은 그간 논란이었다. 회사 돈이 오너가 최대주주로 있는 관계사를 통해 오너 일가 또는 전‧현직 직원이 대표로 있는 대부업체들에게 대여되고 이 대부업체들이 예비 가맹점주에게 대출을 해주고 있어서다.
금융위원회는 '대주주가 회사에 지속해 복수로 현금을 대여하는 행위가 영리를 목적으로 계속·반복적으로 영위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면 대부업 등록을 해야 한다'고 유권해석을 내리고 있다. 이 규정에 근거하면 명륜당과 관계사는 대부업체로 등록해야하는데 그렇지 않아 위법 행위가 의심된다는 게 이번 송파구청 판단이다.
명륜당은 지난 2017년 7월 가맹사업을 시작해 빠르게 점포 수를 늘렸다. 지난해 말 전국 점포 수는 561개 점(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 기준)에 달했다. 급성장의 원동력은 가맹본부의 공격적 마케팅이었다.
명륜당은 창업 자금이 부족한 예비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과거에 '엔젤투자약정'으로 불렸던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가맹점주는 "은행 등 제1금융권이 대출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회사(가맹본부)가 무제한 대출을 해주는 것은 창업자들에겐 분명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됐다"고 말했다.
KPI뉴스가 확보한 명륜진사갈비 대출관련 서류에 따르면, 가맹본부가 추천한 엔젤투자약정은 대출한도가 무제한이고 이자는 연 17%였다. 이 상품은 명륜당이 보증을 서 별도의 보증인이 필요하지 않고 중도상환 수수료도 없다.
2018, 2019년엔 대출이 명륜당 관계사인 '펜플'을 통해 이뤄졌다. 일부 가맹점주는 무등록 대부업체인 펜플을 통한 대출은 대부업법 위반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명륜당은 2021년 관계사를 거쳐 대부업체 10곳을 통해 대출하는 것으로 방식을 바꿨다.
문제가 되는 건 펜플과 대부업체들의 실체다. 명륜당 2023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펜플이 명륜당으로부터 대여금 명목으로 빌려 가 갚지 않고 있는 돈은 791억5000만 원이다. 2022년 306억 원을 꿔 가더니 2023년엔 이보다 1.5배 많은 485억5000만 원을 차입했다.
펜플은 2023년 말 기준 10개 대부업체에 단기대여금 82억 원, 장기대여금 719억 원을 빌려줬다. 금액 규모를 비교하면 펜플이 명륜당 자금을 얻어다 대부업체에 넣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펜플은 지분 86.33%(이하 2023년 말 기준)를 가진 이모 명륜당 대표이사가 최대주주다. 나머지 지분은 이 대표 부인 유모씨를 비롯해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와 유 씨는 명륜당 지분을 각각 10.00%, 11.00% 갖고 있다. 명륜당 최대주주는 지분 35.00%를 보유한 도모 공동대표다.
대부업체들은 명륜당과 관련된 여러 정황들이 있다. 금융감독원 등록대부업체 통합조회 시스템에 따르면 펜플로부터 대여금을 받은 C대부업체 대표이사는 유 씨다. 대부업체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나머지 대부업체 대표들은 명륜당 전‧현직 임직원"이라고 말했다.
현재 펜플과 대부계약을 체결한 이들 업체는 하나같이 2021년 이후 설립된 신생 회사들이다. 2021년은 대출 방식이 바뀐 시점이다.
펜플과 대여금 약정을 체결한 대부업체가 2021년 1곳, 2022년 1곳에서 지난해 8곳으로 급증한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관련업계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관리 감독을 받기 위한 꼼수로 본다. 현행 대부업은 총자산이 100억 원, 채권이 50억 원일 경우 금감원으로부터 관리 감독을 받는다. 그 이하 금액은 관할 지자체가 관리 감독한다.
현행 대부업은 △일정 금액 이상의 자본금이 있고 △별도 사무실을 갖고 있으며 △일정 시간 대부 교육을 받는다면 개인이나 법인 누구나 대부업 등록이 가능하다. 명륜진사갈비 사례처럼 대부업체들에게 자금을 빌려준 개인이나 법인은 관리 감독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종열 자문위원장(가맹거래사)은 "시중금리보다 저리로 가맹점주에게 지원하는 것도 아니고 별도로 업체를 세워 대부업을 하는 것은 누가 봐도 운영 취지가 의심받는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오너가 관계된 회사(펜플)를 거쳐 대부업을 하는 것은 대출이자를 챙기기 위한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KPI뉴스는 명륜당에 수차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KPI뉴스 / 송창섭 탐사전문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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