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계 카드사 지각변동…하나, '트래블로그' 업고 우리 제쳐
황현욱
wook98@kpinews.kr | 2024-02-08 14:20:57
"고금리 기조에 올 상반기까지 실적 악화 이어질 것"
지난 한해 지주계 카드사의 성적표가 나왔다. 신한카드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의 열풍을 등에 업고 지주계 카드사 순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6414억 원) 대비 3.2% 감소한 6206억 원을 기록했다. 4분기 당기순이익은 1515억 원으로 전분기(1522억 원) 대비 0.5% 감소했다.
취급액 증가와 무이자 신용판매 할부 비중 축소 등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나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 및 대손 비용의 증가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조달 비용 상승으로 신한카드가 지출한 이자비용은 전년(7107억 원) 대비 33% 증가한 9454억 원에 달했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전년 대비 0.41% 포인트가 증가한 1.45%였다. 연체 2개월 전이율은 0.46%로 전년 대비 0.08% 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질적 성장 중심의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 감소폭을 최소화했다"며 "본업인 결제사업은 물론 할부금융, 해외사업, 빅데이터 등 가장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만큼 그룹 기여도 제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위는 국민카드.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이 3511억 원으로 전년 동기(3786억 원) 대비 275억 원(7.3%) 감소했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와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악화로 인한 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함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줄었다.
4분기 당기순이익은 787억 원으로 전년 대비(795억 원) 1% 하락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1.03%로 전년 대비 0.11% 포인트 증가했고 같은 기간 NPL비율은 1.06%로 0.10% 포인트 증가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올해 '본업의 선순환 성장 구조 확립'을 위해 내실 성장 역량을 갖추고 견고한 건전성 방어 역량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며 "'수익다각화를 위한 신사업 확대'를 위해 금융에서 비금융으로, B2C에서 B2B로 기존 카드업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Biz 영토를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트래블로그'의 열풍을 등에 업은 하나카드는 우리카드를 제치고 지주계 카드사 3위로 올라섰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1920억 원) 대비 10.9% 줄어든 1710억 원으로 집계됐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조달비용이 증가하고 연체율 상승으로 대손충당금이 늘면서 순이익이 감소했다. 지난 한 해 쌓은 대손충당금은 3511억 원으로 전년(2184억 원) 대비 60.8% 늘었다.
다만 4분기 당기순이익은 43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5.5% 폭증했다. 지난해 누적 카드 취급액도 전년 대비 5.5% 증가한 87조7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주된 원인으로는 하나카드의 주력상품인 '트래블로그' 열풍이 꼽힌다.
하나금융그룹의 해외여행 금융서비스 플랫폼인 트래블로그는 특히 환전에서 유리해 인기가 높다. 하나카드가 내놓은 트래블로그 카드 등은 환율우대, 해외 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무료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개인 해외·체크카드 이용금액은 1조724억 원이었다. 지주계 카드사 중 유일하게 1조 원대를 찍었다.
이날 하나카드에 따르면 트래블로그 서비스 가입자 수는 370만 명, 누적 환전액은 1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올바른 축적을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했고 지난 한 해 동안 견조한 실적을 냈다"며 "올해에도 기업 매출, 해외 체크카드 시장점유율 등을 비롯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지속 성장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우리카드는 꼴찌로 밀려났다. 조달 비용 부담 가중 영향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2050억 원) 대비 45.3% 감소한 1120억 원이었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400억 원으로 전년(2770억 원) 대비 49.4% 감소했다. 다만, 대손비용 차감 전 순영업수익은 전년(8130억 원) 대비 7.2% 증가한 8710억 원이었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99%로 전년 대비 0.18% 포인트 증가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고금리 및 연체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독자가맹점망 구축을 통해 비용 절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카드사들의 실적 악화가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금리 기조가 계속 유지되고 조달 비용도 여전히 높은 상태가 이어져 카드사들의 실적은 올 상반기까지는 좋아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소비 여력도 개선되지 않을 뿐 아니라 연체율도 증가해 충당금 부담 등 실적 개선에는 걸림돌이 많다"고 진단했다.
서 교수는 "우선 금리가 현재보다 하락하고 물가가 잡히면 신용판매가 개선되면서 카드사들의 상황도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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