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란의 토닥토닥 ] 아이의 디지털 흔적, '주홍글씨' 될 수도…꼭 필요한 사이버 신상관리

UPI뉴스

| 2019-08-21 08:00:24

지금 자라나는 세대는 디지털 키즈로 불린다. 밀레니엄 세대이기도 하다.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는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주로 인터넷을 통해 지식 정보를 얻기 때문에 디지털 신인류로 불린다. 그만큼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와 익숙하다.

▲ '디지털 발자국(Digital Footprint)'이라 불리는 글, 사진, 동영상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pixabay]


이들은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온라인에 솔직히 표현하는 게 자연스럽다. 영상, 사진 등을 소재로 자유자재로 표현한다. 해외의 사이트를 활용해 정보를 찾고 공유한다. 관심 있는 분야에 전문가 못지않은 정보와 지식이 있다.

청소년들은 모처럼 여름방학 동안 집에서 자유분방하게 지냈을 것이다. 방에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보며 지낸 시간이 많다. 그들이 온라인상에서 어떤 표현, 어떤 말을 남겼을까. 물어보면 아마 선뜻 떠올리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디지털 매체는 가공할 정도로 다 기록하고 있다. 늘 사이버 예절이나 인터넷 이용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생활과는 달리 집에서는 거리낌 없이 채팅하고 댓글을 달고 사이트에 의견을 남겼을 가능성이 크다.

방학이나 휴가기간 동안 자녀가 양산한 '디지털 쓰레기'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편하게 지껄였던 말들, 게임하면서 나눴던 대화들, 카톡에서 오가는 정보들은 어떤 일이 생겼을 때 강력한 증거가 된다. 그 중 혹 자녀의 사회생활, 학교생활에 좋지 않은 내용은 없을까.

'디지털 발자국(Digital Footprint)'이라 불리는 글, 사진, 동영상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부모 역시 SNS 사용을 자제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SNS에 팔로우, 공감 표시, 좋아요 표시, 검색창에 쓴 검색어 등까지 다 기록된다. 기술 발달이 새로운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성인은 비교적 신중하게 온라인상의 평판을 생각하며 SNS를 사용한다. 반면 디지털 기기를 친숙히 여기는 청소년들은 심각하게 생각지 않는다. 이들은 사이버 공간이 동네 마당처럼 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녀가 무심코 인터넷 상에 올린 말이나 사진은 계속 축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자녀가 온라인상에 적은 사춘기의 기록은 몇 년 후에도 정밀하게 남아있다. 일부 웹사이트에선 비어를 사용하고 댓글을 달고 사이버 공간에서 말다툼을 벌이는 경우가 흔하다. 자녀 세대는 자기 생각이나 감정을 떠오르는 대로 편히 나타내므로 온라인에서 한 표현을 다 기억하지 못한다. '만약 자녀의 진로에 중요한 권한을 가진 어떤 사람이 자녀와 관련된 인터넷 기록을 들여다본다면?'하고 상상해보자. 더욱 신중하게 온라인에 접근할 수밖에 없다.

최근 '잊혀질 권리'라는 말이 대두되었다. 인터넷상의 온갖 기록뿐만 아니라 불법적으로 합성된 사진들을 삭제하고픈 마음에서 나온 말이다. 몇몇 유명인들이 오래전에 작성했던 포스팅 내용이나 블로그, 카페 활동으로 뒤늦게 곤욕을 치른 경우가 있다. 자신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저지른 '퍼옴'과 '퍼나름'이 법에 저촉이 되는 예도 있다.

온라인상에 남긴 자녀의 기록이 미래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성장과정에서 실수를 하게 마련이다. 한 때의 그릇된 판단으로 불법적이거나 저작권에 걸리는 내용을 퍼 나르는 일들이 위험할 수 있다. 장난으로 만든 영상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미성년인 자녀에게 메일이나 다른 접근 통로를 통해 어떤 불법적인 내용이 전달되는지 이야기해 볼 필요가 있다. 신중하지 못하게 온라인상에 올리는 내용이 지닌 영향력에 주목하고 이에 대해 평소 대화를 나눠야 한다.

디지털 세대는 부모 세대와 고민이 생겼을 때 대처하는 방법이 약간 다르다. 자기감정을 인식하기도 전에 인터넷에서 위로받을만한 거리를 찾아다닌다. 현실의 문제를 직접 친구들과 의논하거나 해결하기보다 인터넷상에 자기 문제를 남의 일처럼 올려 버리고 마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자신이 올린 SNS에 대한 반응을 수시로 확인하곤 한다. 즉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사람들이 자신의 온라인 메시지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가 더 중요하게 된다. 현실과 사이버공간을 구분해 인식할 능력이 약해진다.

최근 학교에서 급증하고 있는 학교폭력 관련 갈등은 SNS가 원인이 되는 때가 드물지 않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는 학생들의 갈등을 조정할 때 SNS에서 오간 내용을 증거로 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상대가 카톡 내용을 캡처하거나 대화 내용을 녹음한 경우에는 자녀가 번복할 수 없게 된다. 성장기에는 실수하며 성숙해간다. 그런데 이렇게 언행이 여과 없이 기록된다면 자녀에게 과거를 돌이킬 기회를 앗아간다.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에 사춘기를 보낸 부모 세대는 도리어 다행이었는지도 모른다.

디지털 매체는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상보다 자세히 저장하고 있다. 말은 잊힐 수 있다. 그러나 기록은 화석처럼 굳어 있다. 어떤 잘못을 일시적인 실수라고 변명할 수 없게 하는 디지털 행적은 두려울 정도다. 카톡이나 댓글에, 또는 익명으로 카페에 남긴 어떤 의견도 후일 불거져 나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저장되는 순간 자기 생각과 감정을 드러내게 되고 이를 돌이킬 수 없다면 끔찍하다. 성장 과정에서 변화될 수 있는 가치관인데 영원히 'OO주의자'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 디지털 언어의 위력을 한 번쯤 주의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 가정에서 디지털 매체의 올바른 활용에 대해 지나가는 말로라도 자주 이야기하는 게 좋겠다.

▲ 박형란 청소년상담전문가

 

박형란 청소년상담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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