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국립재난연구원·국토연구원, AI로 '재난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 분석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 2026-02-04 09:34:42
가뭄 대응·위험 소통 전략을 정교화하는 데 활용 가능
전국적 가뭄이 이어질 때와 특정 지역에 가뭄이 집중될 때, 사람들의 관심과 행동은 어떻게 달라질까.
포스텍은 환경공학부 감종훈 교수 연구팀이 2022~2023년 가뭄 기간동안 뉴스 보도, 소셜미디어, 인터넷 검색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재난을 바라보는 사회 시선이 '문제의 크기'와 '거리'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휴매니티스 앤드 소셜 사이언시스 커뮤니케이션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가뭄은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재난이 아니다. 가뭄이 장기화되면 산업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경제적 가뭄으로 이어진다. 자연환경 변화가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동안 사람들의 인식과 감정, 정보 탐색 방식 또한 함께 변한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출발점이다.
연구팀은 2022년 전국적으로 확산된 가뭄이 2023년 광주·전남 지역으로 집중되는 과정에 주목했다. 이후 가뭄 기간동안 생성된 언론 기사, 소셜미디어 게시물, 인터넷 검색 기록을 수집해 자연어 처리 기반 인공지능 분석을 수행했다.
재난의 범위가 바뀔 때 사회의 관심과 감정,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정량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분석 결과, 2022년 6월 전국적 가뭄이 심각했던 시기에는 인터넷 검색량과 뉴스 기사 수,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모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2023년 3월 가뭄이 남서부 지역에 집중됐을 때는 지역 언론 보도와 검색 활동은 늘었지만, 소셜미디어에서 발언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전국적 문제일 때는 사람들 목소리가 커졌지만 지역문제로 좁혀지자 정보를 찾는 데 그친 셈이다.
뉴스 제목에 담긴 감정 분석에서도 흥미로운 패턴이 확인됐다. 연구 기간 내내 '기대', '불안', '실망'이라는 감정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는데 비 예보에 기대했다가 빗나가면 실망하는 감정이 가뭄 기간 내내 되풀이된 것이다.
이는 재난 상황에서 언론 보도와 대중의 감정이 긴밀히 맞물려 움직인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재난 대응이 단순히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적 접근을 넘어 사회의 인식과 소통 방식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사회적 반응을 미리 파악할 경우 가뭄 경보, 정책 메시지, 대응 전략을 더욱 효과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감종훈 교수는 "정형화되지 않은 언론 기사와 사람들의 글을 AI로 분석해 재난에 대한 사회적 감정과 행동을 살핀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라며 "향후 가뭄 대응과 위험 소통 전략을 정교화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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