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 물갈이 부진…'친명 올드보이·사법 리스크' 족쇄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2-16 11:32:45

이재명 "새술은 새부대에" 외쳤으나 '올드보이 용퇴론' 잠잠
'읍참마속' 결단 부재 탓…비명계 "조정식 등 친명 먼저 희생"
올드보이 추미애·임종석…친명 秋 전략공천, 친문 任 비토론
재판받는 의원 '컷오프' 논의…李 사법리스크로 형평성 논란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에서 공천을 통해 인적 쇄신을 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공천 물갈이 대상은 주로 참신성이 떨어지는 중진 의원 등 '올드보이'들이다. 과거나 현재의 '사법 리스크'로 국민 불신을 받는 인물들도 타깃으로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관련자들을 하나둘씩 정리해 공천 물갈이를 본격화하는 흐름이다. 김무성 전 대표가 지난 15일 부산 중·영도에 신청한 공천을 철회한 것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김 전 대표는 "당의 승리를 위해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겠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한 위원장은 "헌신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앞서 서울 강서을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자녀 채용 특혜 사건으로 부적격 판정을 받아 반발해온 김성태 전 원내대표도 지난 14일 당의 결정에 승복한다며 물러섰다. 한 위원장은 김 전 원내대표도 치켜세웠다.

반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까지 나서 "새술은 새부대에. 우리는 미래로 가야한다"고 외쳤으나 '올드보이 용퇴론'이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가 '내 사람'을 먼저 희생시키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게 근본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비명계가 이 대표와 친명계의 '의도'를 의심하는 탓도 적잖다.

 

비명계 진영에선 "우리를 몰아내려고 인적 쇄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런 만큼 친명계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친명계 핵심인 5선의 조정식 사무총장이 도마에 오른 이유다.


조 사무총장은 경기 시흥을에서 내리 5선을 한 대표적인 올드보이인데다 86 운동권 출신이다. 이 대표 최측근으로 공천관리위 부위원장을 맡는 등 총선 실무작업을 총괄하며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공천 작업을 진행하며 논란을 자초했다. 조 사무총장 경쟁자인 김윤식 전 시흥시장은 지역구 후보자 예비 심사 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조 사무총장으로선 경쟁자가 없어져 단수 공천 가능성이 커졌다. '공천 심사 사유화' 의혹이 뒤따랐다.


당 내에선 친명 주류가 솔선수범해야 쇄신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적잖다. 한 비명계 인사는 16일 "이 대표가 '읍참마속'을 하는 심정으로 자기 사람을 먼저 쳐야 인적 쇄신 명분을 잡을 수 있다"며 "그래야 비명계도 마지 못해 승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3선의 인재근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통합 공천'을 세 차례나 외친 것은 이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로 읽힌다.

주류 측도 형평성 시비를 불식하기 위해선 친명 용퇴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더민주혁신회의는 전날 논평을 통해 "총선승리와 정권심판을 위해 자신을 내려놓을 용기와 품격이 절실하다"며 "친명을 자임하는 중진 의원들의 솔선수범이 당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론'을 놓고 공방 중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공천 문제도 이 대표의 '내사람 챙기기'와 맞물려 있다. 친명계 진영에선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 대항마로 추 전 장관을 서울 동작을에 전략공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친문계인 임 전 비서실장에 대해선 비토론이 높다. 

 

두 사람은 올드보이지만 이 대표에게 우호적인 추 전 장관과 달리 임 비서실장 공천을 지지하는 움직임은 거의 없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는 현역 의원들에 대한 공천 문제도 난제다. '사법리스크'가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만만치 않다.

 

이들을 컷오프(공천 배제)하는 것이 인적 쇄신 의지를 높이는 효과적 방법이다. 하지만 이 대표가 대장동·백현동,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의혹 등으로 다수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 족쇄로 작용하는 형국이다. 이 대표를 빼고 물갈이를 하면 이중 잣대라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 대표가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 사무총장, 김병기 사무부총장 등과 비공개 회의를 열고 기동민·노웅래·이수진(비례) 의원 등 일부 현역에 대해 컷오프 여부를 검토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후폭풍이 거센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기 의원 등은 비명계다.


노 의원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 의원과 이 의원은 '라임 뇌물 수수 의혹'으로 기소돼 재판 중이다. 노 의원은 페이스북에 통해 "명백한 밀실 논의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반발했다.

 

이 대표는 지난 설 연휴 기간 돈봉투 의혹을 받는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해명을 요구했다고 한다.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은 SBS라디오에서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 의원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컷오프) 해야 한다"며 "당에서 엄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사법 리스크'가 있는 의원들이 낙천할 경우 내홍이 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잖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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