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석도 불안한 민주…"도덕불감증이 문제"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6-01-09 16:51:49

22대 국회 170석 출발…2명 당선무효, 현 163석
추가 감소 가능성…공천헌금 의혹 김병기 1순위
경찰 수사·재판 리스크·지방선거 출마 등도 변수
부도덕 의원, 엄호 지도부·강성 지지층 공동책임

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의석이 자꾸 줄고 있다. 170석으로 출발했는데, 2년도 안 돼 163석으로 내려갔다. 지난 8일엔 2석이 한꺼번에 날아갔다. 이병진(경기 평택을), 신영대 의원(전북 군산김제부안갑)이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문제는 추가 감소 가능성이 적잖다는 점이다. 160석 유지도 불안한 지경이다. '절대 과반' 집권당 위세가 흔들릴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1석(인천 계양을) 포기는 불가피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서울 노원갑)의 무소속 변신도 마찬가지다. 청와대 가려고 강훈식 비서실장이 지역구(충남 아산을)를 내놓을 땐 의석이 차고 넘쳤다.

 

그러다 지난해 8월 이춘석 의원(전북 익산갑)의 차명 주식거래 의혹이 터졌다. 금융실명제 위반 논란 등 후폭풍이 거셌다. 이 의원은 탈당했고 당 지도부는 제명했다.

 

▲ 무소속 이춘석(왼쪽부터), 강선우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 [KPI뉴스 자료사진]

 

몇달 뒤엔 강선우 의원(서울 강서갑)의 2022년 지방선거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이 불거졌다. 탈당과 제명이 되풀이됐다. 이로써 165석이 된 민주당 의석은 대법원 판결로 163석까지 줄어들었다.

 

여기에 이탈 대열에 오를 수 있는 '대기자'가 여럿 있다. 특혜·갑질 의혹으로 원내대표직을 사퇴한 김병기 의원(서울 동작갑)이 1순위다. 공천헌금 의혹까지 제기되자 "나가라"는 당내 요구가 빗발친다. 

 

김 의원은 그러나 지난 5일 "제명당하더라도 탈당은 않겠다"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정청래 대표는 윤리심판원에 징계 심판 결정을 요청했다. 징계가 내려지면 제명이 유력하다. 김 의원이 제발로 나가든, 쫓겨나든 의석은 또 마이너스다.

 

장경태(서울 동대문을)·최민희(경기 남양주갑)·전재수 의원(부산 북갑)은 경찰 수사를 받고 있어 거취 변화가 주목된다. 장 의원은 여성 비서관을 성추행한 혐의다. 최 의원은 딸 결혼식 축의금 수수로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혐의다. 전 의원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다. 대기자 4명 모두 당을 떠나면 160석은 무너지게 된다.

 

'재판 리스크'도 남아 있다. 양문석 의원(경기 안산갑)은 '11억 원 불법 대출' 의혹으로 1·2심 모두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3심이 진행 중이다. 송옥주 의원(경기 화성갑)은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았다. 3심까진 시간이 걸리겠지만 당으로선 부담이다.

 

적잖은 의원이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에 도전하는 것도 변수다. 후보가 되면 의원직에서 물러나야한다. 서울시장 선거에 박주민(은평갑), 서영교(중랑갑), 전현희 의원(중성동갑) 등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경기지사 선거엔 추미애(하남갑), 한준호 의원(고양을) 등이, 부산시장 선거엔 전재수 의원(북갑)이 거론된다.

 

민주당 의석 감소는 각종 요인 중 비리 의혹의 영향이 가장 크다는 게 중론이다. 탈당·제명을 부를 불미스러운 일이 앞으로도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의원들의 '도덕적 감수성' 수준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나아가 적절한 징계·처벌보다는 감싸기에 치중하는 당 지도부와 강성 지지층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 의원은 서울시당위원장직, 최 의원은 국회 과방위원장직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감찰을 한차례 지시했을 뿐 면죄부를 준 셈이다. 이른바 '현지 누나' 인사청탁 의혹을 촉발한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사과한 뒤 유임됐다. 지금 원내대표 직무대행을 하고 있다. 

 

김병기 의원이 들끓는 비판에도 버티는 건 일부 강성 지지층이 응원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를 의식한 지도부로선 제명 조치를 강행하는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말도 들린다. 원내대표 보궐선거에 출마한 백혜련 의원은 9일 MBC 라디오에서 "12일조차 윤리심판원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당이 수렁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이날 시사저널 칼럼에서 민주당 논란과 관련해 "당 지도부와의 신뢰 관계, 특정 노선에 대한 충성도, 강성 지지층과의 결속력 등이 당내 경선과 공천을 실질적으로 좌우하는 기준들"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윤리적 리스크나 제도 운영 능력 같은 것들은 뒷전으로 밀려 공직자는 '공공의 대표'라기보다 '진영의 대리인'으로 기능하고 '윤리적 성찰'보다는 '정치적 유용성'이 앞서게 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김병기·강선우·장경태의 사례는 바로 그 왜곡된 평가 구조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예전엔 스캔들이 터지면 정계 은퇴를 하는 등 염치 있게 처신했다"며 "요샌 김병기 사례에서 보듯 의혹을 부인하고 나가지 않겠다며 큰소리치고 있다"고 개탄했다. 안 대표는 "당과 의원, 지지층의 도덕적 기준이 희한하게 바뀌고 있다"며 "여당이 갈수록 도덕적 문제에 무감각해지고 있다"고 쓴소리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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