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 여성 절규에…캐버노 인준 물건너 갔나
김문수
| 2018-10-04 09:06:10
성범죄 피해 여성 2명 '캐스팅보트' 의원에 강력히 항의
여당 여성의원 수전 콜린스·리사 머카우스키 반란표 가능
공화당서도 캐버노 지명자 인준 '물건너 갔다' 목소리 커
캐버노 미 대법관 지명자 인준을 둘러싸고 미국 사회가 떠들썩한 가운데 공화당과 민주당이 '강경대립'을 하면서 누가 웃을지 세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문회 당시만해도 캐버노 인준은 쉽게 끝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청문회 도중 한 여성이 "나를 보라", "미국 여성들은 중요하지 않다는 거냐"며 거칠게 항의 소동을 벌이면서 캐버노 대법관인준은 현재 중대한 고비를 맞았다.
특히 이날 항의 장소가 의사당 내 엘리베이터 안이어서 항의 내용이 방송으로 전세계에 생생하게 보도되면서 상황은 급반전을 이루었다.
상원 법사위 청문회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여성 두 명이 엘리베이터 안까지 따라와 캐버노 지명자에 대한 지지를 재고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한 것이다.
비영리단체 '대중민주주의센터'의 지도부인 한 여성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지 않게 문턱 위에 서서 플레이크 상원의원(법사위원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신랄하게 비난했다.
이 여성은 "당신이 하고 있는 것은 한 여성을 성폭행한 누군가를 대법관 자리에 앉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날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23세 여성도 "성폭행을 당했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면서 "당신은 지금 모든 여성에게 여성은 중요하지 않으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해도 무시할 것이기 때문에 여성은 잠자코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이들 두 여성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항의와 호소를 들은 플레이크 의원은 엘리베이터 구석에 몰린 듯한 상태에서 여성들을 보다가 땅을 쳐다보는 등 당혹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엘리베이터 사건'으로 사태 급반전
이후 플레이크 의원은 법사위 동료 의원들과 비공개 논의를 거쳐 오후 회의에서 FBI 조사 및 본회의 표결 일주일 연기방안을 제안했다.
결국 FBI 조사 방침을 강하게 부정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후 '캐버노 성폭행 미수' 의혹에 대한 FBI 조사를 지시했다.
이 사건이후 성폭행 시도 의혹으로 위기에 처한 브랫 캐버노 미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수난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날 청문회를 본 하버드법대 졸업생 800여 명은 "성추문 의혹이 불거진 후 캐버노가 학생들을 가르치게 해선 안 된다"며 "강좌 폐지 연판장을 돌렸다. 결국 올 겨울로 예정된 하버드법대 강의는 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또 CNN이 공개한 퀴니피악대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8%는 캐버노 인준에 반대했다. 이는 지난달 초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온 반대 42%보다 6%포인트 오른 수치로 캐버노 대법관 인준이 성공하기 어려움을 방증하고 있다.
법사위 소속이 아닌 공화당의 여성 의원 일부도 캐버노 인준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다.
상원 본회의에서 인준 표 대결이 벌어질 경우, 공화당 의원 중 여성인 수전 콜린스와 리사 머카우스키 의원 등이 반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번 인준이 물건너 갔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이에 앞서 청문회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현란한 수사(rhetoric)를 동원해 캐버노 지명자를 강력하게 지지하면서 당시 캐버노 지명자의 상원 법사위 인준은 쉽게 끝날 것으로 관측됐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폭스뉴스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의원들 중 캐버노를 지지할 사람이 몇 명 있다"면서 "상원 인준 표결에서 전체 100명 중 과반이 넘는 55표 이상의 찬성표가 나올 것이라고 인준 낙승을 예상한 바 있다.
실제로 현재 상원 의석은 존 매케인 의원의 별세로 공화당 1석이 준 것을 포함해 공화당 50석, 민주당 47석, 무소속 2석이어서 대법관 인준에 문제가 전혀 없어 보였다.
결국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두 여성의 절규가 미국 사회의 양심을 뒤흔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하게 지지하던 캐버노 대법관 지명자 인준에 세인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KPI뉴스 / 김문수 기자 moonsu4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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