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알트메디칼, 미토콘드리아로 치매 치료 실마리 찾아

김경애

seok@kpinews.kr | 2023-11-16 09:55:13

유은희 대표, 윤진호·조종현 교수 공동 창업
단백질 아닌 미토파지 촉진 기반 치매치료 제시
파킨슨병, 멜라스증후군, 말초신경병증도 타깃
"2026년 임상신청 예상, 조기 기술수출도 기대"

알트메디칼은 한국화이자제약, 한국베링거인겔하임(BI) 등 다국적 기업을 비롯한 제약 산업계에서 30여 년간 업력을 쌓아온 유은희 대표와 윤진호·조종현 동아대 교수가 2021년 7월 공동 창업한 연구소 기업이다. 

 

지난 14일 알트메디칼이 입주해 있는 서울 성북구 홍릉강소연구개발특구에서 만난 유 대표는 회사와 신약 파이프라인 소개에 앞서 미토콘드리아와 미토파지 설명부터 꺼냈다.

 

▲ 유은희 알트메디칼 대표가 미토파지 촉진 기반 후보물질 ALT-001의 파킨슨병 치료 기전을 설명하고 있다. [김경애 기자]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에 존재해 우리 몸에 끊임없이 에너지를 공급, 활력을 제공하는 세포 발전소 기능을 가진다. 이 미트콘드리아가 고장 나면 면역과 심장, 근육 관련 질병이 유발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앞선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고 했다.

 

고장 난 미토콘드리아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세포 내 작용을 가리켜 미토파지라 한다. 알트메디칼은 이러한 미토파지를 촉진해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파킨슨병, 멜라스 증후군, 말초신경병증(CIPN)을 치료하는 후보물질 ALT-001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 알트메디칼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 결과를 공개해 학계의 이목을 끌었다. ALT-001을 4주 투여한 치매 쥐의 학습·기억능력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제거되면서 일반 쥐 수준이 된 것이다. 파킨슨병 쥐도 마찬가지로 ALT-001 4주 투여 후 일반 쥐 수준의 운동 능력을 보였다.

 

연구는 국가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돼 지원받아 수행됐다. 의학 분야에서 공신력 높은 국제 학술지 '테라노스틱스' 온라인판 최신호에 연구 결과가 실렸다.

 

▲ 미토파지를 촉진하는 신규 치료 물질 ALT-001의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 효과 요약.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

 

유 대표는 "해결되지 않는 난치성 신경 퇴행성 질환을 미토콘드리아를 통해 치료하겠다는 일념으로 이 분야 연구자들을 설득, 창업의 길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파킨슨병이 아니었다면 창업은 결심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아래는 유 대표와의 일문일답.

 

ㅡ알트메디칼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함으로써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혁신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로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후 각계 전문가들과 손잡고 우리나라 최초 바이오 클러스터인 홍릉강소연구특구에 연구소 기업을 세웠다. 연구소 기업은 일반 제약사처럼 약을 연구개발하고 생산해 판매하는 형태가 아닌 연구에 집중하는 형태의 벤처 기업이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미토콘드리아와 미토파지 연구 전문가이자 기초 의학자인 윤진호 동아대 의과대학 교수다. 과거 길리어드의 C형 간염 치료제 '소발디' 개발에 참여한 이력이 있는 약물 합성·신약 개발 전문가 조종현 동아대 의약생명공학과 교수, 신약 컨설팅과 미국 임상 연구 고문을 담당하는 최학수 박사, 동물모델 연구 책임자인 전용수 수의사, 김미애 약사가 함께 한다."

 

ㅡ미토콘드리아가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병에 어떻게 관여하는가.

 

"국내외 연구들에 따르면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으로 나타나는 질병은 50개가 넘는다. 뇌와 관련된 질병이 특히 많다. 치매 원인으로 지목되는 뇌 속 단백질과 아밀로이드 베타, 뇌 염증도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으로 발생한다. 거꾸로 아밀로이드 전구체 단백질이 있으면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망가지며,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병증이 깊어진다는 사실이 계속 밝혀지고 있다.

 

미토콘드리아를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미토파지가 동원된다. 미토파지를 활성화함으로써 나쁜 미토콘드리아가 분해되고 새로운 미토콘드리아가 나타나게 된다. 일종의 재생 개념이라 할 수 있다."

 

ㅡ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 후보물질 ALT-001에 대해 설명해달라.

 

"미토파지 활성 물질들은 기존에도 있었다. 하지만 전부 독성이 지나치게 강하다 보니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가 자체 기술로 찾아낸 ALT-001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억제하지도, 세포의 성장을 저해하지도 않았다. 독성이 낮아 동물실험에 적합했고 나쁜 미토콘드리아만 선택해 건드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LT-001은 치료제가 없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파킨슨병, 미토콘드리아 유전병인 멜라스 증후군, CIPN을 타깃 한다. CIPN의 경우 항암치료 부작용 개선을 목표로 연구한다. 항암제 투여 후 바람만 스쳐도 아픈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통증이 미토콘드리아 변이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관련 논문 투고를 지금 준비 중이다."

 

ㅡ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진입 시점은.

 

"2025년 말 또는 2026년 초 비임상(전임상) 결과가 도출되면 2026년 IND(임상시험 계획 승인신청) 제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임상에 들어가지 않고 기술 이전(라이선스 아웃)하거나 다른 기업과 손잡고 공동 연구·임상을 진행하는 방법도 염두에 두고 있다."

 

ㅡALT-001가 타깃 하는 4개 적응증 중 가장 빠른 상업화가 예상되는 것은.

 

"멜라스 증후군이다. 멜라스 증후군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뇌경색 등 각종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다. 환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미국에서 FDA(미국 식품의약청) 조건부 허가(2상 결과만으로 허가하는 제도) 획득을 목표로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ㅡ개발 자금은 어떻게 조달할 계획인지.

 

"지난 6월 팁스(역량을 갖춘 스타트업을 선발해 지원하는 정부 제도) 프로그램에 참여해 현재 2년 차에 접어들었다. 국가 지원을 받고 IR(사업설명회), 연구 결과 발표, 기업 미팅 등 마케팅도 진행한다. 조기 기술수출과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서다. 실제 다국적 제약기업에서 실험 데이터를 요청하는 등 관심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내년에는 1년에 2개 기업 정도를 선발, 3년간 15억 원을 지원하는 국가 비임상 지원 프로그램에 신청할 계획이다. IPO(기업공개) 계획도 있다. 멜라스 증후군 FDA 허가 시점과 맞물리는 2029~2033년이 상장을 준비하는 해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ㅡ제약 벤처기업으로서 겪는 애로사항이 있다면.

 

"투자다. 제약산업 특성상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없어 벤처 캐피털(VC) 투자가 경색돼 있다. 전임상 후보물질 도출과 같은 도전적인 과제는 위험도가 높다 보니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모든 시스템을 국가 지원 제도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국가와 기업, VC 투자는 서로 다른 개념이다. 후보물질 도출 등 초기 단계에서 과감한 투자가 진행되는 문화가 조성됐으면 한다."

 

ㅡ알트메디칼의 비전이 궁금하다.

 

"좋은 기술을 갖고 있는 데도 사업화하지 않는 것이 너무 아까웠다. 인류의 숙제인 질환들을 미토파지 활성을 통해 해결하고 싶어 과감하게 도전했다.

 

알트메디칼은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 질병의 치료를 위해 신약과 맞춤형 표적 치료 플랫폼을 개발한다. 이를 통해 환자뿐 아니라 가족과 이웃, 사회의 건강과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고자 한다.

 

기전이 다른 미토파지 촉진 물질들을 발굴해 미토파지 기반 정밀의학(환자 맞춤형 치료)을 실현하는 것이 우리 목표다. 다양한 작용기전을 가지는 미토파지의 특성을 활용, 기전별 물질을 계속 찾아내면서 정밀의학의 문을 두드리고자 한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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