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주민, 라오스 댐사고 직후 아비규환의 순간 토로

김문수

| 2018-07-27 08:21:00

댐 붕괴로 물이 불어나 주민들 공포에 사로잡혀
이재민들 창고 바닥에서 칼잠자며 구호 손길 기다려

▲ 라오스 댐 사고로 고립된 이재민 3천여 명이 여전히 긴급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라오스 아타푸 주에서 댐 사고가 발생한지 사흘이 지난 26일(현지시간) 피해지역인 사남사이에서 주민들이 물통을 어깨에 나누어 지고 물에 잠긴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라오스 댐 붕괴 인근 주민들은 "댐이 붕괴해 홍수가 났을 때 물이 1분에 1m씩 높아져 어찌할 바를 몰랐다. 지붕 위로, 나무 위로 몸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긴박했던 순간들을 전했다. 

 

라오스 남동부 아타프 주에서 지난 23일 밤 SK건설이 공사 중인 수력발전댐 보조댐에서 사고가 발생, 26일 현재(현지시간) 아랫마을로 쏟아진 물의 위력으로 모든 주인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당시 공포에 휩싸인 주민들이 너도나도 지붕 위로 올라갔지만, 거대한 파도처럼 덮친 물살로 집이 통째로 쓸려 내려가는 바람에 사망자와 실종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것이다.

 

이날 5개월 된 남동생을 안고 나무 위로 급히 몸을 피하는 장남을 떠받쳐주다가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부모의 안타까운 소식도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뜨거운 이슈가 됐다고 한다.

 

댐 아래 13개 마을을 휩쓴 물의 높이가 최고 16∼17m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한 사망자는 지금까지 댐사고 후 홍수로 확인된 사람만 27명이고, 실종자도 131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 현재까지 6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여전히 3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고립된 채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

 

월드비전 관계자는 "라오스 남부 참파삭 주의 팍세 공항에서 사고 현장인 아타프 주로 가는 16B 도로는 이번에 홍수피해가 없었음에도 곳곳이 패어 있었다"고 전했다.

 

또 "산 중턱에 있던 소형 댐이 붕괴하면서 도로를 덮친 것을 간신히 복구해놓은 흔적이 역력했다"며 "아타프 주로 들어선 직후에는 폭우로 일부가 유실된 다리를 차량이 가까스로 통과하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고 말했다.

 

SK건설 측은 댐 사고가 발생하기 전 10일가량 이 지역에 쏟아진 비가 무려 1천300㎜에 달했고, 사고 전날에는 440㎜의 물폭탄이 쏟아졌다고 밝혔다.

 

SK건설이 재난상황실을 꾸린 호텔에서 수몰 마을과 가까운 현장상황실까지 가는 길도 전날까지 완전히 잠겨 배로 이동해야 했을 정도다.

회사 관계자는 "수몰 사고가 난 마을은 평년에도 우기에는 공사 차량이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범람하고 사고 전에도 마을 상당 부분이 이미 잠겨 있었다"며 "라오스 정부도 이번 사고를 자연재해라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 26일 라오스 참파삭 주 팍송의 한 회사 창고에 임시로 마련된 이재민 수용소에 홍수피해로 집을 잃은 주민들이 대피해 있다. 홍수 피해지역에서 약 250km 떨어진 이곳에는 3일 만에 100여 명이 수용돼 차가운 바닥에서 칼잠을 자야 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SK건설은 안재현 사장을 중심으로 매머드급 재난상황실을 설치하고 구조, 구급, 복구 등 전방위 지원에 나섰다.  

 

아타프 주로 가는 길에 우연히 들른 이재민 수용소는 북새통을 이루었다. 한 회사의 작은 건물 창고에 100여 명의 이재민이 몰려 사흘째 차가운 바닥에서 칼잠을 자고 있다고 월드비전 관계자가 말했다.

 

이들을 위한 자원봉사자들이 종일 밥을 지어 나눠주고 있다. 구호물품도 속속 도착하고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은 "담요와 식량 지원이 시급하다"면서 "이재민들은 복구작업이 끝나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에 대해 현지 가이드는 "라오스 국민이 쏟아내는 비난의 화살은 마구잡이로 댐 건설을 추진해온 정부에 있다"면서 "특히 댐을 주거지와 가깝게 짓도록 해 이번 같은 참사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에 붕괴한 보조댐 하부를 콘크리트 등으로 보강하지 않고 흙과 돌로 막아 놓은 것은 큰 문제"라는 지적이 SNS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SK건설이 이번 사고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라오스 국민의 다수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유니세프(UINCEF)는 "한국과 일본, 태국, 중국, 베트남 등 국제사회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는 것을 라오스 국민도 잘 알고 있으며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 26일 라오스 참파삭 주 팍송의 한 회사 창고에 임시로 마련된 이재민 수용소에 홍수피해로 집을 잃은 주민들이 대피해 있다. 홍수 피해지역에서 약 250km 떨어진 이곳에는 3일 만에 100여 명이 수용돼 차가운 바닥에서 칼잠을 자야 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KPI뉴스 / 김문수 기자 moonsu4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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