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기아 도난차 사망사고 개인소송 진행 허용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5-11-03 08:20:17
이모빌라이저 미장착 차량, 개인 손해배상 소송 본격화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도난당한 기아 차량이 일으킨 사고로 숨진 피해자 유족들의 소송을 진행하도록 허용했다.
3일 미국 ABC6에 따르면 제6순회항소법원(Court of Appeals)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교통사고 피해자인 매튜 모시(Matthew Moshi) 유족이 기아차 미국법인(Kia Motors America, Inc.) 상대로 낸 부당사망 소송에 대해 2대 1 결정으로 1심 기각 판결을 뒤집었다.
이번 소송의 원인이 된 사고는 2023년 11월 발생했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15세 소년이 훔친 2018년식 기아 옵티마가 경찰 추격 중 매튜 모시(36세)가 운전하던 2009년식 혼다 시빅과 충돌했다. 모시는 이 사고로 숨졌다.
사망자의 유족은 기아 옵티마에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아 도난이 쉬웠고, 조향 컬럼과 점화 실린더에도 설계 결함이 있다며 오하이오주 제조물 책임법 위반으로 기아를 고소했다. 엔진 이모빌라이저는 자동차 키에 암호화된 칩을 넣어 동일한 코드가 일치할 때만 시동이 걸리도록 하는 도난 방지 장치다.
지난해 6월 오하이오 남부 연방지방법원은 소송을 기각했다. 차를 훔치고 운전한 행위가 사고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항소법원은 기아가 2011년부터 2022년 사이 이모빌라이저를 장착하지 않은 것이 절도를 가능하도록 했다고 판단했다. 자동차 제조사가 도난과 차량 사고 사이의 연관성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앞서 2022년에는 유튜브에 기아 차량을 USB 케이블로 훔치는 영상이 올라오면서 미국 전역에서 모방 범죄가 확산됐다. 10대들이 차량을 훔치는 '기아 챌린지'가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행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됐다. 당시 현대차와 기아는 2011~2022년형 모델 약 900만 대가 절도 범죄에 노출될 수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3년 5월 차량 소유자들의 집단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약 2억 달러(약 2700억 원) 규모 보상에 합의했다. 2024년 10월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은 합의금을 1억4500만 달러(약 1933억 원)로 최종 결정했다.
다만 이번 모시 사건은 집단소송 합의와 별개로 진행되는 개인 손해배상 소송이다. 항소법원 판결로 개인 소송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피해자 측 소송을 맡은 쉬프 앤 어소시에이츠(Schiff and Associates) 법무법인은 "도난당한 현대와 기아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부상을 입었고 우리는 그 사람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들은 대중의 안전을 위험에 빠뜨리고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결함이 있는 것을 설계했다"고 주장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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