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산모 급증하는데 40세 이하만 출산혜택 제공해 역풍
박상준
psj@kpinews.kr | 2024-09-19 08:06:31
천안 시장 홍보효과만 노린 시책에 MZ공무원 불만 팽배
충남 천안시가 이달부터 '40세 이하 출산공무원'에 대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한 것과 관련, 공무원들 사이에 고령출산이 급증하는 현실을 외면하는 전시행정성 시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달부터 5세 이하 자녀를 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주 4일 출근제를 시행하는 한편 미혼공무원들의 결혼시기를 앞당기고 다자녀 출산을 유도하기 위해 '40세 이하, 결혼 5년 이내, 2자녀 이상 출산공무원'에 대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대해 시청 공무원들은 시청 홈페이지 익명 게시판을 통해 결혼연령이 늦어지면서 고령출산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현실에 역행하는 시책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40대 초반인 천안시청 공무원 A씨는 "3년 전 결혼해 아이 하나를 두고 있는데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둘째를 낳을때 쯤이면 사십을 훌쩍 넘길 수 밖에 없다"며 "출산장려를 위한 것이라면 나이에 관계없이 혜택을 줘야 한다는 것이 동료 공무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4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는 1만 949건으로 20대 초반 여성 혼인 건수인 1만113건보다 많았다. 이로 인해 최근 10년간 출산율 감소에도 불구하고 40대 산모의 분만 건수는 40% 이상 늘었다.
지난해 5월 보건복지부 '2013~2022년 분만 현황' 자료에 따르면 30대 분만은 18만5945건으로 38.6% 감소했고, 20대 분만은 3만8000여건으로 63.5% 급감했으나 40대 산모의 분만 건수는 1만 3697건에서 1만9636건으로 5900여건 늘어났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사회경제적인 분석을 통해 고령출산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포괄적 접근이 필요하며 고령출산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직장내에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천안시청 공무원들은 5세 이하 자녀를 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주 4일 출근제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 제도는 주당 40시간의 근무를 유지하면서 주 1일 재택근무를 하거나 주 나흘 동안 10시간씩 근무하고 하루 쉬는 식인데 이럴 경우 근무하는 날에는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해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유아교육 전문가인 B씨는 "저출산위기 극복을 위한 천안시 시책의 취지는 좋지만 오로지 자치단체장의 홍보효과만 노린 듯한 인상을 줘 젊은 공무원들이 공감하기 힘들 것"이라며 "최근의 출산 트랜드를 반영하고 MZ세대 공무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쳤다면 좀 더 현실적이고 긍정적인 시책이 나왔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명했다.
KPI뉴스 / 박상준 기자 p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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