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가 시장의 새해 인사 현수막 게시한 건 위법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 2026-01-06 06:45:20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는 의례적 행위에 현수막은 포함되지 않아
"다가오는 선거를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의심하기 충분한 광경"

의정부시가 광고업체에 의뢰해 시내 곳곳에 게시한 김동근 의정부시장의 새해 인사 현수막에 대한 위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3일 낮 12시경 의정부시 금오동 중랑천 지류인 부용천 산책로에서 《하천시설물정비》 스티커를 부착한 트럭에서 내린 작업자 2명이 현수막을 하천 난간에 묶어놓고 재빨리 떠났다. 그 작업 차량 스티커에 작은 글자로 '의정부시 생태하천과'라고 적혀 있었다.

 

▲지난 3일 의정부시 금오동 부용천에서 하천시설물정비 스티커를 붙인 차량으로 산책로에 무단 진입한 작업자들이 김동근 시장의 새해 인사 현수막을 걸고 있다. [경기북부시민신문 제공]

 

그곳에 걸린 현수막 '의정부시장 김동근' 부분의 바탕이 특정 정당 고유의 빨간색이었다. 이를 지켜본 시민들은 "다가오는 선거를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의심하기 충분한 광경"이라고 입을 모았다.

 

생태하천과에 "하천에서 현수막 작업을 한 게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런 작업은 하천과 소관이 아니고 그 차량은 하천 출입 허가 차량도 아니다"면서 "어떤 차량이 무단으로 작업 차량 스티커를 부착하고 다니는 것을 통제하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 관련 부서로 지목된 자치행정과에 재차 확인한 결과 광고업체에 의뢰해 15개 동에 2개씩 현수막 30장을 제작했고, 1장당 7만 원씩 21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했고 공직선거법에 따라 설 추석 등에 시장 명의의 의례적 인사 현수막을 게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시선관위는 "공직선거법에 별도의 규정이 없다. 의례적 인사말을 게시하는 것으로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의정부시나 선관위의 이런 설명은 모두 틀렸다. 공직선거법 제58조는 "설날·추석 등 명절 및 석가탄신일·기독탄신일 등에 하는 의례적인 인사말을 문자메시지(그림말·음성·화상·동영상 등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로 전송하는 행위"는 선거운동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다. 현수막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 경우 현수막은 공직선거법이 아니라 옥외광고물법에 따라야 한다. 옥외광고물법 제8조는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하여 현수막을 설치하는 경우 동별로 2개 이내로 설치할 것과 정당의 명칭, 정당의 연락처, 설치업체의 연락처, 표시 기간의 시작일과 종료일을 표시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의정부시 자치행정과가 시장의 신년 현수막을 법규에 따라 동별로 2개씩 제작했다. 그러나 현수막을 광고물로 신고하지 않았고 게시된 현수막에 연락처 종료일 등 표시 사항을 넣지 않았다. 불법 광고물을 게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시내 곳곳에 선거에 나설 사람들의 신년 인사 현수막이 어지럽게 걸려 있다"면서 "선거운동이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미묘한 시점에 시청공무원이 의례적인 신년 인사를 빌미로 시장의 현수막을 내건 것은 부당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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