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환수는 재직자만, 침묵은 김인중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몫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 2026-01-21 09:17:25
"사장님이 바빠서요."
한국농어촌공사 자녀수당 환수 논란과 관련해 김인중 사장이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불편한 질문을 받은 뒤 홍보실은 "일정을 잡고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서면 답변이나 공식 입장도 없다.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기획재정부가 예산 운용 문제를 지적한 사안에서, 공사는 재직자에게는 전액 환수를 적용하고 퇴직자 35명에게는 환수를 면제했다.
'형평성'과 '공공성'이 핵심 가치인 공기업에서 보기 드문 결정으로 '이중 잣대'다.
그 근거는 협약 관계에 있는 단일 법무법인의 자문이었다. 공사는 이 자문을 토대로 법제처나 기재부 등 정부 기관에 유권해석을 요청하지 않았다. 소송에서 패소 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정부의 공식 지적 사안임에도 법제처나 기획재정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하지 않은 선택은 납득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퇴직자 35명에게 돌아간 예산은 2804만 원에 달한다.
재직자만 불이익 아닌 불이익을 받게 된 셈이 됐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은 이미 자발적으로 반납한 퇴직자의 돈까지 돌려줬다는 점이다. 환수 원칙은 있었지만, 끝까지 지켜지지 않았다.
이 과정 전반을 김인중 사장은 보고받았고, 별다른 지시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의 최종 책임자가 논란의 핵심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유다.
이 장면은 낯설지 않다. 2024년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태양광 발전 수익 논란에서도 공사는 핑계거리 찾기에 급급했다.
당시 직원 13명이 부당하게 벌어들인 수익금 16억 원에 대해서는 뒷짐 행태를 보이며 나몰라라했다.
핑계는 감사원으로 돌렸다.
한국농어촌공사는 "감사원 처분 내용에 직원 부당 수익금에 대한 처분 내용이 없어 수익금에 대한 어떠한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사회적 비판이 제기될 때마다 '법적 근거나 핑계거리 찾기'는 반복됐다.
결과적으로 사회적 논란은 남았지만, 책임지는 이는 없었다.
공기업은 법적 분쟁을 최소화하는 조직이 아니라, 공공성과 책임성을 우선해야 하는 기관이다.
공공의 자금을 어떻게 관리하고, 어떤 기준으로 환수하며, 그 결정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는지가 본질이다.
침묵은 가장 쉬운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공기업 사장의 침묵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그 침묵은 곧 책임을 유보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논란이 커질수록 공기업 사장이 설명해야 할 의무는 더 무거워진다.
김인중 사장의 침묵은 문제를 잠재우지 못한다. 오히려 공기업의 공공성과 신뢰를 갉아먹을 뿐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법적 문장 뒤에 숨는 태도가 아니라, 원칙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이다.
KPI뉴스 /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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