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터널 헤매는 韓경제…"올해 1.4% 성장 힘들어"

안재성 기자 / 2023-08-31 17:19:17
中 경기 부진에 수출 감소…고금리로 소비도 축소 흐름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상승세…내년엔 나아질 듯"
생산, 소비, 투자가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한국 경제가 하반기에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어두운 터널 속을 헤매고 있다.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아 정부는 최근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하향조정했지만, 전문가들은 그조차 쉽지 않을 것으로 진단한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7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09.8(2020년=100)로 전월 대비 0.7% 줄었다. 지난 4월(-1.3%) 이후 3개월 만의 감소세다.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3.2%, 설비 투자는 8.9% 축소됐다. 소매판매액지수는 2020년 7월(-4.6%) 이후 3년 만, 설비 투자는 2012년 3월(-12.6%) 이후 11년 4개월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생산, 소비, 투자 트리플 감소는 지난 1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생산 분야에서는 제조업, 특히 반도체 부진이 컸다. 7월 제조업 출하는 전월보다 7.8% 줄었다. 반도체 출하는 31.2% 급감했다. 중국 경기가 부진하면서 수출이 둔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기대했던 것만큼 중국 경제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반도체 등 제조업 출하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 침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크다"며 "중국 경기가 회복하지 못하면 반도체 등 수출도 살아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소비 부진 원인으로 고금리와 가계부채 증가세를 꼽았다. 최근 시중금리가 오르고 가계부채도 확대 추세라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가계가 씀씀이를 아꼈다는 분석이다. 

그는 또 투자 부진에 대해 "경제가 나쁘고 미래 전망도 좋지 않으니 기업이 투자를 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늦춰짐을 감안, 정부는 지난달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0.2%포인트 낮췄다. 

▲ 부산 남구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치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간 성장률 1.4%를 기록하려면 하반기에 드라마틱한 성장률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상반기 성장률이 0.9%이므로 하반기에 1.7% 성장해야 연간 성장률 1.4%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의 2배에 가까워야 1.4% 성장이 가능한데, 7월부터 트리플 감소로 최악의 출발을 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의 핵인 수출은 8월에도 부진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8월 1~20일 수출액은 278억5600만 달러에 그쳐 전년동기 대비 16.5% 줄었다. 이달까지 11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가 유력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무역수지는 35억66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6, 7월 두 달 간 흑자였던 무역수지가 3개월 만에 적자전환할 전망이다. 

강 대표는 "올해 경제성장률 1.4% 달성이 쉽지 않다"며 "정부가 또 다시 하향조정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정부에서 예측한 상저하고(上底下高)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출과 내수가 모두 부진한데, 세수 확보도 잘 되지 않아 정부가 재정 지출로 경제를 끌어올리기도 힘들다"고 분석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1.2%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경기에 대해선 전문가들 의견이 엇갈렸다. 성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는 내년 경기도 뚜렷한 개선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반면 김 교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7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했다"며 "점점 나아지는 추세라 내년엔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란 향해 경기변동에 대한 단기 예측을 할 때 주로 쓰이는 지표다. 해당 지표가 현재까지와 반대방향으로 6개월 이상 연속해 움직일 경우 경기전환점 발생 신호로 본다. 

KPI뉴스 / 안재성·김명주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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