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배지 달고 출석…30쪽 진술서로 혐의 전면부인
검찰, 李 대선캠프 실장·돈봉투 동시다발 압수수색
'李 거취 유동적, 플랜 B 불가피' 관측…당은 어디로 더불어민주당이 '사법 리스크'의 늪으로 다시 빠져 드는 양상이다. 이재명 대표는 17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검찰 조사를 받기 전 지난해 대선 당시 이 대표 선대위 관계자들을 압수수색했다. 곧이어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 전 대표의 전직 비서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이 대표 출석 당일 검찰이 이 대표 주변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선 모양새다.
이 대표는 이날 특히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면 제발로 출석해 심사받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 거취가 유동적일 수 있어 민주당으로선 사법 리스크가 커진 셈이다. 일각에선 이 대표 구속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플랜 B'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명·비명의 계파갈등이 본격화할 수 흐름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20여 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전 미리 준비해 둔 입장문을 읽으며 "저를 보호하기 위한 국회는 따로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전 출석 때와는 달리 양복 상의에 태극기 배지를 달았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소환조사, 열 번 아니라 백 번이라도 떳떳이 응하겠다"며 "회기 중 영장청구로 분열과 갈등을 노리는 꼼수는 포기하라"고 말했다.
이 대표 발언은 자신을 검찰이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회기 중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는 얘기다. '방탄국회' 논란에 따른 부정적 여론과 당내 갈등을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민주당은 지난 2월 대장동·성남FC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을 부결해 거센 후폭풍에 휩싸인 바 있다.
이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검찰을 거듭 성토했다. "저를 희생 제물 삼아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정치 실패를 덮으려는 것 아니겠나"라며 "없는 죄를 뒤집어 씌우는 국가폭력, 정치검찰의 공작 수사가 아니고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검찰은 정치가 아니라 수사를 해야 한다"며 "검사독재정권은 저를 죽이는 것이 필생의 과제겠지만 저의 사명은 오직 민생이다. 이재명은 죽어도 민생은 살리십시오"라고 촉구했다.
그는 "뉴스를 안 보는 것이 일상을 버티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체념, 눈떠보니 후진국이라는 한탄 소리에 차마 고개를 들기 어렵다"며 "이 모든 일에 제 부족함 때문이라는 자책감이 무겁게 다가온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러나 저는 확신한다"며 "권력이 영원할 것 같지만 화무도 십일홍이고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폭력과 억압에 굴복하고 두려움을 떨지 몰라도 강물을 바다로 이끄는 보이지 않는 힘처럼 반드시 떨쳐 일어나 국민이 주인인 나라로 되돌려놓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저는 단 한 푼의 사익도 취한 적이 없다. 티끌만 한 부정이라도 있었다면 십여 년에 걸친 수백 번의 압수 수색과 권력의 탄압으로 이미 가루가 되어 사라졌을 것"이라며 결백을 호소했다. 그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소환조사를 열 번 아니라 백 번이라도 떳떳이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직접 연단에 올라 A4 용지 2장 분량의 입장문을 10여 분간 낭독한 뒤 중앙지검으로 이동했다. 이 대표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이런 무도한 일을 벌인다고 이 무능한 정권의 정치 실패, 민생 실패가 감춰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진 질문에는 침묵한 채 검찰청으로 들어갔다.
이 대표는 지난해 대선 이후 네 번째로 검찰에 출석했다. 앞서 성남FC 의혹으로 한 차례, 위례·대장동 의혹으로 두 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 20여분쯤 흰색 카니발 차량을 타고 서울중앙지검 청사 인근에 도착했다. 그는 곧바로 청사에 들어가지 않고 서울중앙지검 동문 인근에서 열린 지지 집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현장에는 지지자 200여 명이 몰려와 '우리는 이재명과 함께 이겨낸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이재명"을 연호했다.
이 대표는 백현동 사건과 관련해 지난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이재명 캠프 선대본부장을 지낸 김인섭 씨의 로비를 받고 백현동의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를 4단계 상향시켜주면서 민간업자에게 수천억 원대의 개발이익을 안겨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300쪽에 이르는 질문지를 준비해 백현동 개발 과정 인허가 특혜 의혹, 재판 위증교사 의혹에 대한 이 대표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내용의 30쪽 분량 진술서를 내고 대부분의 답변을 갈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이 대표의 대선 때 선대위 관계자 박모 씨·서모 씨의 주거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두 사람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에서 이모 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이 위증을 하도록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이 씨는 김 전 부원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으로부터 1억 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았다고 특정한 날에 '김 전 부원장을 만나 업무를 협의했다'는 취지로 증언해 위증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씨 등이 이 씨와 접촉해 김 전 부원장에 대한 '거짓 알리바이'를 증언했다고 본다.
또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송 전 대표 비서를 지낸 양모 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양 씨는 2021년 송 전 대표를 지지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모임이 열릴 당시 모임 실무를 담당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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