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작년 지원금 877억원 달해…3년 전보다 갑절로 늘어 19일, 경남 창원지역 시내버스 노조 파업으로 시민들이 하루 종일 큰 불편을 겪은 가운데 '버스 준공영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21년 '준공영제' 전환 이후 창원시가 시민의 혈세 수백억 원을 퍼주고도, 노사 눈치만 보면서 대중교통 시스템을 주도적으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번 시내버스 노조의 파업은 '준공영제'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창원시의 중재로 19일 오후 늦게 노사간 타협이 이뤄지고 20일부터 시내버스 운행은 정상화된 상태지만, 시민을 볼모로 한 시내버스 파업은 또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우려가 적지 않다.
올해 시내버스 노사 간의 임단협 협상 과정을 지켜보면 향후에도 시민들을 볼모로 한 파업은 '준공영제' 시행과 무관하게 언제든지 반복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창원시가 뒷짐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허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창원시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3년 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21년 9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버스노선 운영과 요금 결정, 관리·감독 권한은 창원시가 갖고, 버스업체는 운행·노무 관리를 맡고 있다. 전체 노선을 통합해 운영 적자를 보전하는 통합산정제도 적용하고 있다.
준공영제 시행으로 버스업체들은 매일 발생하는 수입금을 시내버스협의회 수입금공동관리협의회에 이체한다. 그러면 창원시는 통합산정제를 적용해 하루 정산으로 60% 지급한 뒤, 월 정산을 통해 40%를 지원한다.
그 결과 창원시의 지난해 지원금은 3년 전에 비해 갑절로 급증했다. 준공영제 시행 전인 2018년 398억 원에서 2019년 432억, 2020년 506억, 2021년 634억 원이었다. 준공영제가 본격화 된 지난해 지원금은 877억 원에 달했다. 이 같은 급증세는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대도시에 비해 생산성이 낮고 코로나19로 대중교통 이용률이 급감한 탓도 있다.
하지만 예산은 예산대로 지원하면서도 노조 파업으로 시민들의 혼란과 불편을 초래하게 된 배경에는 창원시의 관리 감독 미흡과 버스업체의 경쟁력 약화라는 복합적이고 구조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민 볼모' 구태 협상 재현…여론 뭇매에 합의 없이 철회
파업 재발 가능성 여전…"시내버스 행정시스템 개선해야"
우선 창원시는 많은 예산을 지원하면서도 버스업체 노사 간 임단협 협상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입장을 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준공영제의 최대 수혜자인 버스업체의 자세는 더 큰 문제다. 파업 전 경남지방노동위원회의 △임금 3.5% 인상 △정년 62→63세 연장 △여름 휴가비 10만 원 및 무사고수당 2만 원 인상 △학자금 100만 원 지급 등이 담긴 조정안에 노조는 수용했지만, 사측은 합의했던 '상여금 시급 전환'이 담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도시에 비해 창원시 시내버스 기사들의 임금과 복지 수준이 다를 수밖에 없는 부분은 인정되지만, 그렇다고 노조가 파업을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19일 오후 진행된 교섭에서 어떠한 합의사항도 공개된 것이 없지만, 싸늘한 여론에 노조는 결국 파업 철회부터 하자는 결정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자충수를 둔 모양새다.
조명래 창원시 제2부시장은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 교섭기간 진정성 있는 대화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서로 마음을 터놓고 입장 차이를 상당부분 해소했다"면서 "비록 세부적인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지만, 시민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버스운행을 재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비록 파업은 철회됐지만 버스업체의 경쟁력 강화, 버스기사 처우개선, 창원시의 버스행정 시스템 개선 등이 종합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돈 주고 발 묶이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철회하라고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의당 경남도당은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19일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시 대중교통 월 3만원 프리패스제'를 제안했다.
이참에 공공요금 인상과 에너지비용 상승에 따른 서민들의 고통을 줄이는 동시에, 대중교통 이용 확대를 통한 버스업계 경쟁력 제고와 온실가스 배출 저감 정책의 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질지 관심을 끈다.
KPI뉴스 / 박유제 기자 pyj8582@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