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조기귀국 하나, 안하나…민주 발목잡는 '내로남불·이심송심'

허범구 기자 / 2023-04-20 10:06:09
宋, '檢 정치수사' 들어 버티기? vs 귀국요구 수용?
박주민 "宋 당분간 귀국 의사 없는 것 같다더라"
이상민 "제명·출당해야…지도부 미온 대응 잘못"
김기현 "이재명, 宋과 30분 통화…은폐 모의했나"
더불어민주당이 송영길 전 대표 조기 귀국에 목을 매고 있다. 민주당은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불길이 번져 궁지에 몰린 형국이다.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송 전 대표가 들어와야 진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그러나 송 전 대표는 그럴 마음이 없는 듯 하다. 지난해 12월부터 체류 중인 프랑스 파리에서 버티기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잖다.

송 전 대표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파리경영대학원(ESCP) 앞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조기귀국 여부에 대해 "토요일(22일)에 말씀드리겠다"고만 했다. 그는 22일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태다.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왼쪽)가 지난 2022년 9월 22일 국회에서 이재명 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에선 송 전 대표 조기 귀국을 촉구하는 의원 모임 성명 발표가 잇달았다. "불응시 엄정 조치해야한다"는 경고도 나왔다. 하지만 송 전 대표는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도 귀국 문제에 대해 딱 부러지게 답하지 않았다.

박주민 의원은 19일 YTN 라디오에서 "몇몇 의원에게 소문이나 간접적으로 들은 게 있느냐고 물어봤는데, 당분간 귀국할 의사도 없는 것 같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13일 돈봉투 의혹에 대해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이 수사가 아니라 정치를 한다는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국정 난맥으로 민심이 이반되니까 또 정치적 수사를 재개한다는 의혹이 크다"는 것이다. 이후 연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런 만큼 22일 기자회견에서도 송 전 대표가 조기 귀국 등 '선당후사'의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으로선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다. 당의 위기상황은 자초한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그간의 검찰 수사에 대한 '내로남불 대응'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 때문에 당을 '방탄용'으로 이용한다는 여권의 비판을 받아왔다.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은 일례다. 그러다보니 노웅래 의원도 체포동의안 부결의 '혜택'을 받았다. 민주당은 그러나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 체포동의안은 가결했다.

정치권에선 "두 사람 혐의(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가 비슷한데 가결, 부결의 기준이 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검찰이 야당 탄압을 위한 기획·정치 수사를 하고 있다'는 게 민주당이 내세운 명분이었다. 

'돈봉투 의혹'이 터졌을 때도 민주당과 지도부는 수일 간 '검찰의 기획수사론'을 펼쳤다. 송 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조기귀국 거부 논리로 검찰 수사의 정치성을 내세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송 전 대표는 이미 스스로 '내로남불' 행태를 보이고 있다. 그는 당대표 시절 'LH 사태'를 계기로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은 의원 12명에게 진상규명 전 탈당을 권유했다. 김두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송 전 대표,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은 과거 사례와 같이 일단 탈당 조치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발목을 잡는 또 다른 요인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전·현 대표의 관계다. 송 전 대표가 2021년 전당대회에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 도움을 받았고 이 대표는 대선후보 경선에서 송 전 대표 지원을 받았다는 게 정설로 통한다. 이 대표 국회 입성에도 지역구를 물려준 송 전 대표가 일등공신이다. '이재명 마음이 곧 송영길 마음'이라는 '이심송심'은 돈봉투 정국에서 프레임으로 굳어지고 있다. 민주당에겐 큰 부담이다.

이상민 의원은 20일 KBS 라디오에서 "지금은 당 간판을 내릴 상황으로, 의혹이 확인된 인사들에 대해 제명이나 출당 조치까지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아주 철퇴를 내려야 한다"며 "이런 문제가 생겼는데 그냥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것처럼 비치는 행태를 보이는 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송 전 대표가 즉시 귀국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당내 분위기가 갈수록 험악해지면서 송 전 대표가 심경의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송 전 대표가 귀국 압박에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판단해 지도부에 조기귀국 의사를 전달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전·현 대표를 싸잡아 비판하며 연일 대야 공세를 퍼붓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와 송 전 대표는 통화로 서로 말을 맞추고 진실 은폐 모의라도 했느냐"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 대표는 송 전 대표와 무슨 말을 했고 도대체 송 전 대표는 언제 오는지 특히 지역구를 양도받아 차지하는 과정에서 어떤 거래와 흥정이 있었던 거 아닌지 국민들의 의문을 즉각 해명하라"고 압박했다. 그는 "이심송심이라고 하는데 송영길 '쩐당대회'에 이심(이재명의 의중)이 있었다는 의혹에서 벗어나려면 즉각 귀국을 지시하라"며 "민주당 차원에서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고 지시하고 독려하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허범구 기자

허범구 / 정치부 기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