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검수완박법, 국회 심의 표결권 침해…무효는 아니다"

박지은 / 2023-03-23 16:46:43
5대4로 권한침해 인정…"법사위서 국민의힘 심의·표결권 침해"
4대5로 법률 무효청구는 기각…국회의장 상대 권한쟁의도 기각
與 "궤변의 극치, 정치재판소"…대검 "형식적 판단 아쉽다"
민주 "효력 유효 확인해 환영한다…청구인 한동훈 사퇴해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23일 나왔다.

헌재는 이날 국민의힘 유상범·전주혜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권한쟁의 심판청구를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인용 결정했다.

▲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 선고일인 23일 유남석 헌재소장이 헌법재판관들과 함께 법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재판부는 "법사위원장은 회의 주재자의 중립적 지위에서 벗어나 조정위원회에 관해 미리 가결 조건을 만들어 실질적인 조정 심사 없이 조정안이 의결되도록 했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토론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국회법과 헌법상 다수결 원칙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작년 4월 29일과 5월 3일 강행 처리한 검찰청법, 형사소송법은 검찰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를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6대 범죄에서 부패·경제 2대 범죄로 줄인 것이 골자다. 

국민의힘은 입법 과정에서 민주당 소속이던 민 의원이 위장탈당을 한 뒤 여야 동수로 구성하도록 한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하는 등의 입법 절차 흠결이 중대한 만큼 법률이 무효라는 입장이다.

이날 헌재 판단은 국민의힘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헌재는 그러나 국민의힘이 이 법을 가결·선포한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는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기각했다. 법사위원장과 국회의장의 가결선포행위에 대한 무효확인청구도 4대 5로 기각했다.

유남석 소장과 이석태·김기영·문형배 재판관 4명은 법사위원장·국회의장에 대한 권한쟁의를 모두 기각해야 한다고 봤지만,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 4명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캐스팅보트를 쥔 이미선 재판관은 법사위원장의 회의 진행으로 인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권한 침해는 인정했지만 국회의장의 개정법률 가결 선포 행위는 문제없다고 봤다.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의 최종 형태로 평가되는 '검수완박'은 작년 정권교체기를 달군 이슈다. 쟁점은 소수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는지 여부와 검사의 수사권한 침해 여부다.

국민의힘 입장에 더해 법무부와 검찰은 검수완박 법률로 인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검사의 수사 권한이 침해됐고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도 공백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국회 측은 검수완박 입법 과정에서 국회법 위반이나 심의표결권 침해가 없었고 검사의 수사권은 헌법에 명시적 근거가 없어 위헌이 아니라는 논리를 폈다.

헌재는 심의표결권 침해만 인정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다.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정치재판소 같다"고 반발했다. 김기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황당한 궤변의 극치"라며 "거짓말은 했는데 허위사실 유포는 아니다고 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그대로 옮긴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음주하고 운전을 했는데 음주운전에 해당이 되지 않는다는 이런 해괴망측한 논리가 어디있나"라며 "정말 어이없다.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정치재판소 같다"고 비난했다.

대검찰청은 출입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직결된 법률의 위헌성 여부에 대해 실질적 본안 판단 없이 형식적으로 판단해 5대4로 각하한 점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환영했다. 박주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헌재가 법무부, 검찰의 권한쟁의를 각하했다. 청구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심판청구는 청구인 적격이 없다는 결정"이라고 썼다. 박 의원은 "헌재 결정으로 검찰개혁을 위한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이 유효함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용민 의원은 "한 장관의 책임을 묻겠다"며 "정부가 한 장관을 파면하지 않고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국회에서 탄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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