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통령실 안보실장 등 참모 8명, 주식 백지신탁 의무 불이행

탐사보도부 / 2023-02-20 08:43:25
대통령비서실 등 재산공개 대상 공직자 38명 분석
주식매각·백지신탁 대상 20명중 40% 처분 불이행 
강승규·주진우 등 6명, 주식 매각·신탁신고 없어
2명, 주식 처분했으나 조건미달… 신탁완료 5명뿐
대통령실 "불이행 아냐…법따라 처리중으로 안다"
3000만 원 초과 주식을 보유한 대통령실 고위공직자 상당수가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을 하지 않은 것으로 20일 나타났다.

이들에 대해 "'주식 백지신탁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UPI뉴스가 대통령실 참모진 재산신고 내역을 분석한 결과 대상자 20명 중 8명(40%)이 주식을 처분하거나 백지신탁(관리나 처분을 제3자에게 맡기는 행위)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주식 매각·백지신탁 등으로 의무를 다한 참모는 20%인 5명에 불과했다.

공직자윤리법을 적용받는 재산공개 대상자는 본인과 이해관계자(배우자 등)가 보유한 주식의 총액이 3000만 원을 넘으면 2개월 이내 주식을 팔거나 백지신탁을 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해임 또는 징계의결도 가능하다. 정당한 사유 없이 백지신탁을 거부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물론 예외도 있다. 주식백지신탁심사위의 직무 관련성 심사 청구를 통해서다. 심사위가 보유 주식이 직무 관련성이 없음을 증명한다면 3000만 원을 초과한 주식 보유가 가능하다.

▲ 서울 용산 대통령실. [뉴시스]

앞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달 26일 윤석열 정부 장차관 7명이 주식 백지신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지난 16일엔 이종섭 국방부·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9명의 장차관에 대해 주식 백지신탁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인사혁신처의 투명한 주식 직무 관련성 심사 내역 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UPI뉴스는 전자관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실을 통해 인사혁신처에 문의한 결과를 토대로 대통령실 참모 38명의 공개 재산을 분석했다. 이중 20명이 3000만 원 이상 주식을 가져 백지신탁 의무자에 속했다.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20명 중 6명은 3000만원 이상의 주식을 아무런 조치 없이 보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5270만 원), 김일범 의전비서관(8338만 원), 주진우 법률비서관(9억5572만 원), 임상준 국정과제비서관(9891만 원), 김동조 국정메시지비서관(116억6218만 원), 조성경 과학기술비서관(1억5274만 원)이다.

이들이 관련 자산을 백지신탁하면 해당 부처는 이를 관보에 기재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6명에겐 주식 매각이나 백지신탁 신고 내용이 없었다. 직무 관련성 심사를 청구한 기록도 찾아볼 수 없었다.

▲ 주식백지신탁 의무 이행 절차. [인사혁신처]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등 2명은 '매각 후 기준 미달' 형태에 해당한다. 보유 주식을 일부만 처분해 백지신탁을 완료하지 못한 경우다.

김 실장은 2억7226만 원 주식 중 1억8327만 원, 임상범 안보전략비서관은 1억3513만 원 중 3913만 원어치 주식만을 처분했다.

백지신탁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모두 부적격자로 볼 수는 없다. 이들이 직무 관련성 심사를 요청해 '이상 없다'고 판명되면 주식을 보유할 수 있다.

추가 확인을 위해 UPI뉴스는 장 의원실을 통해 인사혁신처에 심사 신청, 심사 결과 등을 문의했으나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만 받았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심사 신청 여부, 심사 중인 사안, 심사 신고 거부 등 심사·신고 관련 사항은 전혀 공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백지신탁 의무를 불이행하거나 회피한 것이 아니며 공직자윤리법에서 정한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매각 후 기준 미달'인 2명은 현재 직무 관련성 심사를 청구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인사혁신처에 이들이 직무 관련성 심사를 청구했는지 여부와 심사 결과를 확인하기 어렵다.

인사혁신처는 "공직자의 주식 매각이나 백지신탁 사실을 신고한 내용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대한민국 전자관보에 공개하고 있다"며 "공직자의 직무 관련성 심사청구 관련 구체적 사항과 그 결과에 대한 사항은 공직자윤리법 제6조의2제3항, 제13조 등에 따라 제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자관보에 직무 관련성 심사가 진행 중이라고 명시된 참모는 2명이었다. 이원모 인사비서관과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이다.

이원모 비서관 신고 주식은 344억6393만 원이고 매각한 주식 총액은 67억7386만 원이다. 배우자 명의로 돼 있는 그린명품제약 2만 주, 자생바이오 4만 주, 제이에스디원 2만 주 등 비상장주식 328억5720만 원 등 대부분의 주식은 직무 관련성을 심사 중이라고 관보에 게재했다.

▲ 주식 보유액이 3000만 원 이상인 윤석열 정부 참모진의 주식 매각과 백지신탁 내역. [대한민국 전자관보]

이기정 비서관은 현재 6665만 원어치 주식에 대한 직무 관련성 여부를 심사 중이다. 인사혁신처는 이들의 심사 결과나 완료 예정일을 알기 어렵다고 답했다.

장 의원은 "직무 관련성 심사 청구를 하지 않았거나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면, 그 자체가 공직자 윤리 문제"라며 "일반 공무원도 아닌 대한민국 가장 중요 정책을 다루는 대통령실 근무자들의 부실 검증, 늦장 검증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더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유 주식을 처분해 기준을 충족한 참모는 5명이었다.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정용욱 국민제안비서관은 보유주식 전체를 팔았다. 강의구 부속실장과 국가안보실 왕윤종 경제안보비서관은 대다수 주식을 처분했다. 안상훈 사회수석은 국내 주식 대부분을 매각하고 해외 주식 위주로 남겨 백지신탁 의무를 지켰다.

현행법에서는 국내 보유 주식만 백지신탁 대상이다. 해외주식은 금액이 많아도 보유할 수 있다. 4명이 이런 케이스로 백지신탁 대상에서 빠졌다. 장성민 미래전략기획관, 김은혜 홍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다. 이들은 해외주식 금액이 많게는 4억 원을 초과했으나 국내 주식 보유금액은 모두 3000만 원을 밑돌았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보유 주식 4억5174만 원 가운데 1억2995만 원만 팔았다. 김 실장은 3억2179만 원어치 주식을 남겨 '매각후 기준미달' 형태로 관보에 공개됐다. 김 실장 장남 회사로 알려진 비상장사(WATTRII) 주식이 2억9370만 원(김 실장 2억6700만 원, 장녀 2670만 원)이다. 그러나 이는 국내 보유 주식이 아니어서 배제돼야한다는 게 대통령실 반론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실장 건과 관련해 "'외국에 주된 영업소의 소재지를 두고 국내시장에 상장되지 아니한 외국 기업의 주식'은 백지신탁 대상에 애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KPI뉴스 / 서창완 기자 seogiz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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