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선 패배 대가 모욕적…檢서 또 오라니 갈 것"

허범구 기자 / 2023-01-30 13:59:04
李, 대장동 의혹 檢 추가 소환 관련 기자회견 자청
"대선에 패해 대가 치르는 것…출석은 주말 활용"
"尹, 檢으로만 부르지 말고 용산으로도 불러달라"
민주 "이번 주말 국민보고회 열 것"…장외투쟁 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30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추가 소환 요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모욕적이고 부당하지만 (대선)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고 말했다. "참으로 옳지 않은 일이지만, 결국 제가 부족해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의 추가 소환 요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그는 "저의 부족함으로 선거에서 패배했고 그 패배로 인해 사회 각 분야가 퇴보하고 국민이 겪는 고통이 너무 크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들이 겪는 고통이나 사회가 퇴보하면서 받는 엄청난 피해에 비하면 제가 승자의 발길질을 당하고 밟힌다 한들 우리 국민의 고통에 비교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렇게 간절하게 저를 재차 소환하고 싶어하니 또 가겠다"고 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추가 조사를 거부하면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묶어 다음 초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이를 감안해 '소환 수용'으로 검찰 전략을 흔들면서 명분 싸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의 소환 요구가 정치 보복과 야당 탄압임을 부각하며 지지층 결속 등을 위한 여론전을 가속화하겠다는 셈법이다.

이 대표는 회견 내내 윤석열 정부를 맹비난하며 검찰 수사가 탄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참으로 억지스럽고 검찰권을 이용해 진실을 발견하는 게 아니라 기소를 목적으로 조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검사의 나라로 변하고 있다. 검사의, 검사에 의한, 검사를 위한 나라"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에서 검사 출신들이 대거 들어올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번에도 '주말 출석'을 예고했다. 그는 "수사라는 게 오늘 내일, 내일 모레 안 하면 큰일 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변호인과 일정을 좀 협의하겠다"며 "가급적 주중에는 일을 할 수 있게 주말을 활용하면 좋겠다"고 했다. 

당내 의원, 지지자를 향해서는 "저하고 변호사하고 가겠다"며 "갈등과 분열의 소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아무리 마음 아프시더라도 절대로 오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가 검찰에 첫 출석했던 지난 10일과 28일엔 각각 의원 40여명과 20여명이 동행했다. 또 지지자 수백명이 몰렸다.

그는 검찰의 28일 조사 상황과 관련해 "했던 질문을 또 하고 자료 다시 내서 또 물어보고 질문의 속도도 매우 느려지는 현상이 있었다"며 "충분히 완료할 수 있었음에도 일부러 시간을 끌어 추가 소환의 명분을 만들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이게 검찰권 남용의 대표 사례라고 생각한다. 결론에 짜 맞추기 위해 사건 내용을 왜곡하고 수사가 아닌 모욕을 주고 국민적 의구심을 만들어내기 위한 정치행위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이 공포정치를 통해 국민을 억압하고 야당을 말살하고 장기집권을 꿈꾸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라고도 몰아세웠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도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워도 만나야 한다. 오른손으로 싸우면서도 왼손은 잡고 있어야 하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윤 대통령께서 저를 검찰청으로만 자꾸 부르지 마시고 용산으로도 불러주시면 민생과 경제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에게 각자도생을 강요하지 말고 특단의 민생 대책 수립에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에 맞서 장외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 대표의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말이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지 100일이 되는 날"이라며 "당 차원에서 윤석열 검사독재정권 재판과 민생 파탄에 대한 '국민보고대회'를  이번 주말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 카드도 다시 꺼내들어 대여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도이치모터스 재판의 공판검사가 우리기술 주가조작에 '김 여사 모녀'가 가담했다는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며 "검찰은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은 언제 수사할 것이냐"고 따졌다.

박 원내대표는 또 "금주 내로 대통령이 대답을 내놓지 않으면 (탄핵소추 추진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 구속영장 청구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당내 갈등도 번지는 분위기다. 비명계 박용진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검찰은 민주당을 방탄 논란에 가둬놓는 데 성공했다"며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깊은 고민을 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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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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