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야, 尹정부 협력의지 한목소리…'文정부와 차별화' 기대감 반영

김당 / 2022-05-12 09:21:46
캠벨 NSC 조정관 "윤석열 대통령 대북 억지, 한미 협력 의지 주목"
미 의원들, 취임 축하하며 "전략적 동맹 강화, 공유 가치 구축 고대"
인권단체 "새 정부, 북한인권법 전면 시행하고 대북 정보유입 촉진"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미국 백악관과 의회 그리고 인권단체들이 일제히 한미 간의 협력 의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 눈길을 끈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볼 수 없던 현상이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한·미 정책협의대표단(단장 박진)은 지난 4월 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담당 조정관(왼쪽에서 4번째)을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한·미 정책협의대표단 제공]

이런 현상은 윤석열 정부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던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균형 외교'에서 벗어나 미국과의 협력과 '가치동맹'을 추구하는 노선을 취해주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7일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한미동맹도 군사적인 안보에서 벗어나서 모든 부분에서 포괄적인 동맹 관계로 확대·격상돼야 된다"면서 문재인 정부 외교정책과의 차별화 의지를 선명하게 드러낸 바 있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11일 미국평화연구소(USIP)가 주최한 대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북한과의 어떠한 외교에도 준비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아시아 정책을 주도하는 캠벨 조정관은 "미국과 협력하면서 억지와 한미 간 파트너십에 관한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데 있어 매우 분명하게 관여하려는 단호한 의지를 가진 한국의 새 대통령이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미국은 북한과의 어떠한 형태의 외교나 관여에도 준비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캠벨 조정관은 또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중국이 영항력 확대를 노린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중국이 경제적, 정치적, 전략적으로 태평양 전역에 대한 접근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태평양의 전략적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중국의 군사적 조치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일본과 한국, 호주, 뉴질랜드, 유럽연합 등 파트너 국가들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며 새 정부와의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미국과 한국이 전략적 동맹을 강화하고 공동의 가치를 쌓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미 의회에서 한반도 외교안보 정책에 관여해온 의원들은 북한 문제 외에도 한일 관계와 미중 경쟁 속 한국의 대미·대중정책 기조를 주시하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물론 중국의 팽창주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일 관계 개선을 통한 한미일 3국 공조 강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제임스 리시 상원의원(공화당)은 11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한다"며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다른 인도-태평양 동맹국들과 함께 북한, 중국과 같은 악의적이고 위험한 행위자들을 억지하기 위해 협력하면서 전략적 동맹을 강화하길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톰 수오지 하원의원(민주당)은 11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축하하며 양국이 오랜 가치 동맹임을 상기시켰다. [수오지 의원 트위터 캡처]

한인 밀집지역인 뉴욕주를 지역구로 하는 톰 수오지 하원의원(민주당)은 이날 뉴욕타임스에 실린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축하하며 양국이 오랜 가치 동맹임을 상기시켰다.

수오지 의원은 "앞으로도 한국, 그리고 한국계 미국인 사회와 함께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를 계속 쌓아 나가기를 고대한다"며 "양국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민주당)은 앞서 주한 미국대사 인준청문회에서 한일 간 역사적 갈등이 있다는 점을 인식한다면서도 두 나라의 관계 강화는 북한은 물론 중국 등 역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한일 관계 개선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의회에서 인권 문제를 담당하는 의원들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한미 간 협력에도 큰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일부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시행된 이른바 '대북전단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대북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미국내 국제인권단체들은 윤석열 정부가 북한인권법을 전면 시행하고 북한인권대사를 즉각 임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11일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16년 국회를 통과했지만 전면 이행되지 않은 북한인권법의 모든 조항을 완전히 시행해야 한다"면서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마련된 북한인권법을 제대로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휴먼라이트워치는 VOA에 보낸 성명에서 "북한인권법은 정치적 타협이 이뤄지지 않아 아직 공식 출범하지 못한 북한인권재단을 통해 북한 내 인권 유린 실태를 조사하고 전략적 계획과 대응 방안을 마련할 명확한 구조적 틀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촉구했다.

워싱턴의 대북 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는 이날 VOA에 윤석열 대통령이 육로와 해상, 공중을 통해 북한에 정보를 유입하는 북한 정보 유입 캠페인에 성공을 거둬왔던 탈북민들과 비정부기구(NGO)에 대해 투자해야 한다면서 북한 내의 외부 정보 유입에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기대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북한 인권 문제를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양자 대화뿐 아니라 한미일 3국 공조의 중심에 두길 제안한다고 말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또한 대북전단금지법이 당장 개정되지 않더라도 대북전단을 풍선에 넣어 북한에 날려 보내는 활동이 재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VOA 한국어 서비스 이동혁 국장(왼쪽)과 인터뷰하고 있다. [VOA 화면 캡처]

앞서 윤 대통령은 VOA 인터뷰에서 '대북전단살포금지법'에 대해 "민간 차원에서 벌이는 인권운동을 북한의 눈치를 본다는 차원에서 정부가 강제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북한인권법에 북한 인권 실태를 조사하고 북한 인권 증진 관련 연구와 정책 개발 수행을 위해 정부가 설립하도록 규정된 '북한인권재단'도 도마 위에 올랐다.

북한인권재단에는 통일부 장관이 2명, 여당과 야당이 각각 5명씩 이사를 추천하도록 돼 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여당인 민주당에서 이사를 추천하지 않아 아직도 재단이 구성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또한 이번 성명에서 "전임 문재인 정부는 북한 인권에 관여하거나 관련 사안을 지지하는 모든 단계에서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유엔총회나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 결의안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하지 않았고, 북한 문제와 관련한 한국의 지도력에 대한 국제적 신뢰와 지지를 저버렸다는 것이다.

성명은 "이제 윤 대통령은 유엔 등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적 캠페인을 다시 구축하는 데 한국이 주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즉각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 공조 구축 차원에서 즉각 북한인권대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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