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식물성 지속가능식품 사업 경영 의지" 밝혀
'제2 도약' 교촌, '5개 부문+1연구원' 대대적 조직개편 식품업계가 올해 경영 화두로 '사업 다각화'를 일제히 선언하고 나섰다. 원자재 값 급등을 견디지 못하고 작년 말부터 가격인상을 단행한 식품업계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가중했다는 비판 여론으로 또다시 가격을 올리기는 힘든 상황이다. 올 한해 수익성 한계를 타개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30일 ㈜풀무원, 교촌에프앤비㈜, 크라운해태홀딩스, 해태제과식품 등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줄줄이 열렸다. 이날 식품업계는 한목소리로 사업 다각화와 시장 다변화를 외쳤다.
25일 정기주총을 마친 신동원 농심 회장은 "밀가루 가격이 계속 오르면 가격인상을 검토해야겠지만, 현재는 올릴 계획이 없다"고 선제적 발표를 했다. 제품단가 압박을 해외시장 확장과 건강기능식품·대체육 등 신사업 발굴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농심은 다음 달부터 미국 제2공장 가동을 본격화하고 비건(채식주의자) 레스토랑을 오는 5월 초 론칭할 예정이다.
전통적 식품社 이미지 벗고 '성장전략' 고심
식품업계 선두주자 농심의 행보는 다른 업체로도 확산하고 있다.
국내 두부 시장 점유율 1위인 풀무원은 지난달 2017년 2월 이후 5년 만에 수입콩 두부 가격을 올렸다. 풀무원이 제15기 주총 콘셉트로 내세운 건 'NEXT'다. NEXT는 N(Number·재무성과), E(ESG), X(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대전환), T(To the next level·풀무원의 향후 전략)의 첫 글자를 따온 것이다.
이효율 풀무원 대표는 "급격한 시대 변화 속에서 전통적 식품기업에서 벗어나 지속가능 성장을 추구하는 미래지향적 종합식품기업으로 변신과 혁신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올해 전략의 방향성을 제품 및 서비스에서 식물성 지향 중심의 지속가능식품 사업을 기반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풀무원의 지속가능식품은 △동물성 원료 사용을 줄이고 식물성 원료 사용을 지향하는 '식물성 지향 식품(Plant-Forward Foods)'과 △동물복지 등 지속가능 인증의 동물성을 주원료로 사용한 '동물복지 식품(Animal Welfare Foods)' 등 크게 2개 제품 카테고리로 정의된다.
풀무원은 연내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를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동물복지 식품에서는 동물복지란과 동물복지육 확대를 위해 산지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연구·개발(R&D) 측면에서 세포배양 해산물, 김 육상양식, 식물성 조직 단백질을 소재로 한 식물성 고기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기술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SK·롯데'맨 퇴진시키고 돌아온 창업주…대대적 쇄신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 역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제2 도약'을 천명했다. BBQ·bhc와 함께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3강' 중 하나인 교촌은 지난해 11월 제품 가격을 평균 8.1% 올리며 치킨업계의 가격 인상을 촉발했다.
이날 교촌은 주총 의결을 거쳐 사업부별 대표 직책의 전문경영인을 두는 '5개 부문 대표-1연구원' 체계로 개편했다. 각 사업부는 총괄, SCM(공급망 관리), 가맹사업, 디지털 혁신, 신사업 부문 대표와 식품과학연구원으로 구성된다. 총괄 대표엔 윤진호 사장을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윤진호 신임 대표는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MBA(경영학 석사) 졸업 후 보스턴컨설팅그룹, 애경, SPC그룹 등을 거치며 컨설팅·전략·마케팅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앞서 교촌에프앤비가 지난 11일 SK에너지 경영기획실장 등을 지냈던 조은기 대표를 해고하고 새로 찾은 인물이다. 지난해 3월 임명된 조 대표의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로 임기가 2년이나 남았지만 1년 만에 이사회로부터 해임을 당했다.
이날 권원강 창업주는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며 교촌에 복귀했다. 권 의장은 경영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고 이사회 주요 사안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달 말로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소진세 회장은 연임이 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도 회장직을 유지하며 주요 경영활동에 동참할 계획이다. 소 회장은 코리아세븐 총괄사장, 롯데슈퍼 총괄사장,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롯데'맨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교촌은 올해 창립 31주년을 맞아 미래를 준비하는 혁신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며 "이번 조직 개편은 교촌 '제2 도약' 밑바탕으로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고, 임직원의 전문성과 창의적 혁신 역량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태제과식품 또한 이종산업 6개를 신사업으로 정관에 추가했다. 폐기물처리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태양광 발전사업, 에너지 저장장치(ESS) 제조업, 전기 공사업, 전기 판매업 등이다. 9월 완공되는 친환경 과자공장의 태양열 발전설비와 관련된 업종들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충남 아산시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한 신(新)공장을 450억 원을 투자해 짓고 있다"면서 "태양광 발전설비로 생산된 전력 일부는 공장을 가동하는 데 쓰고 남는 에너지는 외부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력 판매를 통해 일정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PC삼립은 건기식을 제조·판매하고 수출입하는 사업과 사료를 제조·판매·유통하고 수출입하는 사업을 신규 추진한다. 사조대림은 주류판매업에 진출한다. 매일유업은 경영컨설팅업을 신사업에 추가하는 등 식품업계가 전통적 식품기업 이미지를 벗고 미래성장 전략 짜기에 고심 중이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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