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 개정안 놓고 의협-정부 충돌…백신접종 차질 우려

김지원 / 2021-02-21 20:13:56
'금고 이상 형 받으면 의사면허 취소' 의료법 개정안 갈등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의사에게 면허 취소 조치를 내릴 수 있는 의료법 개정안에 '총파업'까지 거론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26일 시작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 21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 위치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열린 제2차 코로나19 백신접종 의정공동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의협 "의사면허 취소법 의결시 총파업"…코로나 백신 접종 차질 가능성

21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전국 16개 시도의사회 회장은 전날 성명을 내고 "모든 범죄에 대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것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표명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결된다면 전국의사 총파업 등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코로나19 대응에 큰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라고 덧붙였다.

의협 제41대 회장 선거 입후보자 6명도 "의사면허는 의료법 개정이 아닌 자율징계를 통해서 관리가 가능한 문제"라며 "무차별적인 징계는 진료 현장에서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해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므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라는 내용의 별도 성명을 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날 의정공동위원회 모두발언을 통해 "이 법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때 면허가 취소되고 형이 집행 종료돼도 5년 동안 면허를 갖지 못하게 하는 가혹한 법"이라며 "이 법이 법사위를 통과한다면 전국 총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은 "(법사위 의결 시) 코로나19 진료와 백신 접종과 관련된 협력 체계가 모두 무너질 것"이라고 밝히며 정부가 의료계의 총파업을 불법으로 판단하고 법적 절차를 밟게 된다면 그 이후 벌어질 사태에 대한 책임도 정부가 져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 복지위는 지난 19일 강력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사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는 의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단, 의사의 업무적 특수성을 반영해 의료행위 중에 업무상 과실치사상죄 등을 저질렀을 경우에는 금고 이상의 처벌을 받더라도 면허 취소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번 의료법 개정안은 성범죄를 비롯해 강력 범죄로 처벌받은 의사가 매년 꾸준히 늘고 있지만, 의사 면허는 그대로 유지돼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회 복지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강력 범죄를 저지른 의사는 286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의료법상 의사면허 취소 대상 범죄는 낙태와 의료비 부당 청구, 면허증 대여, 허위 진단서 작성 등 의료법 위반에만 한정돼있기 때문에 살인, 강도, 성폭행으로 처벌받아도 의사면허를 취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

또 의사면허가 정지 또는 취소됐다고 하더라도 다른 병원에 재취업할 경우에 환자는 관련 정보를 알기 어렵다.

정부 "의료계 대상 소통할 것…의협 집단행동 나설 경우 단호 대처"

정부는 의료법 개정안이 환자 보호를 위한 것이며, 개정안에 영향을 받을 사람은 중범죄를 저지른 일부 의료인이지 절대다수 의료인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의료계를 대상으로 법 개정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소통에 나서는 동시에 만약 의협이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성공적인 백신 접종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 며칠 전 의협이 국회의 의료법 개정 논의에 반발해 총파업 가능성까지 표명하며 많은 국민을 우려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협은 마치 교통사고만 내도 의사면허가 무조건 취소되는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특정 직역의 이익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할 수 없다. 만약 이를 빌미로 불법적인 집단행동이 현실화하면 정부는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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