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선? 서울시장 재선 성공하면 가능성 열릴 수도"

남궁소정 / 2021-01-27 10:53:59
"박영선·우상호 신경 안쓰여…무슨 양심으로 출마하나"
"김종인과 함께한 적 없어…야권 단일화 반드시 한다"
"김종철 성추행, 실망 넘어 분노…범여권 도덕성 붕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정치 입문은 화려했다. 단박에 서울시장 후보로 지지율 1위를 차지했고, '통큰 양보'를 통해 대선주자로 올라섰다. 이후 8년이 넘도록 시행착오를 겪으며 부침을 거듭했지만 '대선주자급 지위'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그런 그가 서울시장 선거로 '유턴'한 것은 뜻밖이었다. 서울시장 선거를 내년 대권 도전의 발판으로 삼으려는가. 세간의 의구심을, 그는 출마 선언을 하면서 "대권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공언으로 불식했다. 서울시장에 '올인'하겠다고, 배수진을 친 것이다. 

그렇다고 정말 대권 꿈을 접었을까. 그럴리 없다. "결국 대권 도전하실 거잖아요?" 도발적 질문에 "아니다. 대권 도전 안한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하지 않았다.

대신 "서울시장 역할을 제대로 잘해서 인정받으면 그때 (대권주자) 가능성이 열린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권의 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음을 '조건부'로 제시한 것이다.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거쳐 2027년 대선에 도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건 지난달 20일. "서울시장 선거는 절대 안나간다"고 손사래치던 그가 돌연 마음을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 안 대표는 26일 국민의당 당사에서 진행한 UPI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마디로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9년전 '화려한 등장'처럼 이번에도 단숨에 야권 지지율 1위로 올라섰고, 거대 양당의 견제가 거센 형국이다. 안 대표는 "야당 경쟁자는 누구인가"라고 묻자 "경쟁자는 여당"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영선, 우상호 둘 중 누가 더 신경쓰이냐"는 물음엔 "신경 쓰이는 사람은 없다. 무슨 양심으로 나오냐"고 일축했다.

지지율 1위라고 해서 낙관할 수는 없다. 관건은 야권 후보 단일화인데, 이게 쉽지 않다. 단일화 방식을 두고 제1야당 국민의힘과의 주파수가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안 대표는 "단일화는 반드시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국민의힘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인터뷰는 26일 오전 11시30분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약 40분간 '촉박하게' 진행됐다. 12시가 지나자 배석한 장지훈 공보팀장의 눈빛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다음 일정이 늦어져 불안했던 모양이다.

대담=류순열 편집국장

ㅡ정치 입문 10년 다 됐죠? 그 때와 지금의 안철수는 다른가요

"2012년 9월에 시작했으니까 정치 입문한 지 만 8년 반 됐네요. 국회의원 임기로 보면 두 번 조금 넘는 정도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초심은 같습니다. 제가 하고자 했던 '새정치'와 중도 실용정치라는 노선은 그대로입니다. 달라진 점은 그동안 정치인으로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경험을 다 했다는 점이에요."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중앙당사에서 UPI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ㅡ하고자 했던 새정치가 무엇인가요

"대한민국 정치 문화를 바꾸는 겁니다. 부정부패 정치라든지, 패거리 정치, 왕처럼 군림하는 정치들을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공익을 위해 봉사하는 정치. 문제를 해결하는 실용 정치. 국민들 삶의 터전을 닦고 지원해주는 것들을 새정치라고 했어요."

ㅡ8년 넘는 시간 동안 정치내공이 많이 쌓였나요

"정치력은 더 이상 입증할 필요가 없죠. 정치력의 정점은 창당해서 교섭단체를 만드는 능력입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3김 이래 가장 큰 규모로 교섭단체를 만들었어요. 또 당 대표로서 모든 전국 선거를 지휘했고, 총선, 지방선거, 대선 다 후보로 출마해서 성공과 실패 모두를 경험해봤죠. 대한민국 정치 현장에서 어떤 일을 하려면 어떤 방법으로 접근을 하고 누가 방해를 하면 그걸 어떤 방법으로 극복해서 뜻을 관철하는가를 알게 됐어요."

ㅡ대권에서 서울시장으로 선회하신 이유는 뭔가요

"한 마디로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사실 정치인 중에서만 보면 저는 (차기 대선 지지율) 야권 1위 후보입니다. 이 말은 즉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인데 결심하기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작년 하반기부터 저한테 대선 준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이 지면 아무 소용 없다고 하는 겁니다."

ㅡ12월에 출마선언을 하셨잖아요

"12월에 생긴 일들 아실 겁니다. 국회에서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법안 등이 마구 통과됐고,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 과정을 보면서 의회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무너지는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거기다 백신 문제까지 불거져 나왔죠. 이런 상황에서도 야권은 서울시장 후보 예측에서 압도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제가 서울시장 선거를 승리로 이끌면, 그게 대선 정권교체로까지 이어져 나라가 바뀔 거라고 생각해서 몸을 던지기로 했습니다."

ㅡ대권 포기한 건가요

"먼저 제 역할은 서울시장으로서 혁신적 시정을 보여주는 겁니다. 국민들이 야권이 책임을 맡으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체감하도록 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다음 대선에서 야권 후보가 당선될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ㅡ이번에 당선되시고 2022년 지방선거 재선 도전하십니까

"네. 도전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부동산 공약을 5년짜리를 발표했습니다. 5년 동안 74만 6000호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공약입니다."

ㅡ서울시정을 성공적으로 이끌면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할텐데 2027년 대선은 기회가 될 수 있겠네요

"그건 그 다음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제가 본선에서 한번 뛰어보니까 자기가 원한다고 되는게 아니더라고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도 대선출마 지난번에 했는데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게 국민들이 대권주자로 인정 안해주면 자기가 아무리 원하고 출마 선언을 해도 대선주자가 못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서울시장으로서 제 역할들을 제대로 잘해서 인정받으면 그때 가능성이 열린다고 생각합니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중앙당사에서 UPI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ㅡ서울시 '미친 집값' 왜 이렇게 됐다고 보시나요

"세상을 너무 단순하게 본 겁니다. 경제는 복잡계(complex system)입니다. 한 부분이 바뀌면 그게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인간의 힘으로 예측이 불가능하단 말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단순하게 '다주택자들에게 세금 폭탄 때리면 집값 내려가겠지'라고 생각했죠. 그 정도 머리 수준이에요. 또 공공이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시장과 싸우려고 한 결과입니다."

ㅡ무주택 서민들은 정말 큰일 난 겁니다

"정부가 어느정도 해보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과감하게 바꿔야 하는데 그걸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고집을 피워 그대로 밀고 나가다보니 24번의 부동산 정책이 24타수 무안타로 끝나고 만 것이지요. 또 어렵게 집을 장만한 1주택자들이 세금 폭탄 때문에 집을 팔아야하는 주거 불안정 상황에 놓였습니다. 부동산 정책의 가장 큰 목표가 주거 안정인데 완전 주거 불안정으로 만든 대한민국 역사상 대표적 정책실패 사례입니다."

ㅡ신규 주택 공급은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고,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게 해야 하는데 그걸 막아버렸어요

"네 맞아요. 그래서 제가 한시적 거래세 인하를 제안했습니다. 조세정책이라는 게 보통 보유세가 높으면 거래세가 낮고. 거래세가 높으면 보유세가 낮습니다. 그런데 지금 문재인 정부는 규제에 규제를 거듭하다 보니까 보유세도 올리고 거래세도 올렸어요. 그래서 다주택자들이 팔 수가 없는 거예요. 주택 공급까지 몇 년 걸리니까 한시적으로 거래세를 인하해 다주택자들이 가진 집을 시장에 내놓게 해서 먼저 공급을 늘려야 됩니다."

ㅡ발표하신 공약으로 집값 잡을 수 있습니까

"사실 어렵습니다. 일단 제가 생각하는 최우선 목표는 주택 가격 안정화입니다."

ㅡ오세훈 전 시장 시절에 '부동산 3법'이 있어요. 후분양제, 분양원가 공개, 분양가 상한제인데 반대를 무릅쓰고 이 세 가지를 동시에 했어요. 예측 불가능했던 파격적 정책으로 집값을 잡았는데, 이러한 정책 내놓을 것 있나요

"말씀하신 부분에 대한 공약은 없어요. 저 역시 혁신적 공약을 한꺼번에 내놓는게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선 정부에서 할 수 있는 것과 서울시장이 할 수 있는 것을 나눴어요. 서울시장은 SH공사가 있으니까 다른 데보다는 할 수 있는 게 많아요. 오 전 시장도 그걸 가지고 했는데, 일단 큰 그림을 공약에다가 내세웠습니다."

ㅡ지금 젊은 세대들의 '영끌'을 어떻게 보시나요

"최소한 5년 정도 무주택인 사람이 집을 사려고 할 때 그 사람이 지불 능력이 있다면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청년 임대주택이라고 국가에서 공급한다고 했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보증금 9000만 원에 월세 70~80만 원. 거기에 관리비가 있으니까 청년이 못 들어가요. 그걸 청년 임대주택이라고 하는데, 저는 서울시에서 따로 청년 임대주택을 공급하면서 동시에 임대료 프리도 내놨습니다. 특히 저는 신혼부부 우대 주는 방식으로 할 것입니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오른쪽)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중앙당사에서 UPI뉴스 류순열 편집국장과 인터뷰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ㅡ이번 선거가 박 전 시장 잘못으로 치러지는 보궐이라 야당에게 유리한데 누가 경쟁자라고 보십니까

"사실 경쟁자는 여당이죠. 여당 후보들이 신경쓰일 수밖에 없는게 야당이 유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걸 국민의힘이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우선 야당이 4연패 해서 5연패 하면 안 된다는 절박감이 있는데 서울은 4연패가 아니라 지난 10년 동안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어요. 한 6~7연패 될걸요."

ㅡ그런데 국민의힘은 왜 이길 수 있다고 볼까요

"정당 지지도 때문이겠죠. ARS 여론조사는 양쪽의 적극 지지자가 과다대표 되면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게 나와요. 하지만 면접원 조사에선 민주당이 더 높죠. 흥미로운 것은 얼마 전 갤럽 조사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야권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50%를 넘었어요. 여권은 30%대인데, 이 말은 야권 후보를 뽑고 싶지만 국민의힘은 싫다는거예요. 국민의힘이 이걸 착각하고 방심하고 오만해지는거죠."

ㅡ길 잃은 표심이 국민의힘에게 가지 않는거죠

"그렇죠.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역전한 일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ARS는 절대 숫자로 비교하면 안됩니다. 추세만 봐야 합니다."

ㅡ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의원 둘 중 누가 신경 쓰이나요

"신경 쓰이는 사람 없어요. 그 두 사람은 현 정권 중심에서 원내대표도 하고 장관도 했던 사람들이에요. 이 정권의 무능과 위선 중심에 있던 사람들이잖아요. 저는 그 사람들이 무슨 양심으로 출마했는지 묻고 싶어요."

ㅡ야권 단일화 쉽지 않아요. 국민의힘으로 입당하시나요

"하하. 국민의힘은 저한테 입당이 아닌 탈당 요구를 하고 있어요. 정치 역사상 유례가 없었던 요구죠. 저는 공당의 당 대표이고 저희 당은 국회의원이 있는 원내 정당이에요. 당원도 많고 요즘보면 5~10% 정도 지지도가 있는 정당인데, 제가 탈당을 하고 단일후보가 된다고 하면 상처받은 지지자들이 저를 지지하겠나요."

ㅡ단일화 실패해도 독자적으로 출마하시나요

"단일화는 반드시 합니다. 단일화 실패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믿어요. 3자 대결이라는 거 자체가 야권 지지자들이 바라는 구도가 아니지 않습니까."

ㅡ단일화를 하려면 시간이 촉박한데요

"국민의힘은 3월을 생각하죠.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일대일 단일화 협상이 그 짧은 시간 내에 된 적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지난주에 제안했죠. 국민의힘 경선을 열라고도 말했지만 중요한 요지는 단일화 협상을 지금부터 시작하자는 거예요. 그래야 나중에 3월이 되더라도 단일화 협상을 끝낼 수 있죠. 지금 답을 기다리고 있어요."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중앙당사에서 UPI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ㅡ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미 안 대표를 떠난 분 아닌가요

"김종인 위원장은 저와 함께한 적이 없습니다. 사실 2011년에 멘토라고 나왔을 때 김 위원장께서 '나 멘토 아니야'라고 하셨어요. 저도 그 분과 단둘이 따로 만나서 이야기 나눈 적이 없어요. 당사자들은 아니라고 하는데 사실이 된 게 참 신기한 노릇입니다. 하하."

ㅡ금태섭 전 의원과도 멀어지지 않았나요

"제가 2015년 12월에 민주당 사람들을 보고 이 사람들은 도저히 바꿀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았어요. 그걸 요즘 국민들이 깨달은 거죠. 저는 그때 알았는데. 하하. 그래서 금 전 의원보고 같이 나가자고 했는데, 본인은 남겠다고 한 겁니다. 제가 많이 설득은 했습니다만."

ㅡ안 대표 곁을 떠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저는 어려운 길을 신념과 소신으로 걷고 있지만, 주위 정치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길이 너무 힘든 길입니다. 그러다 보니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각자 본인의 정치적 미래를 생각해서 선택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제3의 길로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가장 오래 살아남았어요. 8년 반을 그 길을 걸었거든요. 심지어 민주당을 개혁하려고 들어갔을 때도 노선은 중도개혁, 중도 실용정치였어요. 저는 오히려 그 사람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커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해서."

ㅡ의사 출신으로서 백신으로 코로나19 끝낼 수 있나요

"우리나라는 올겨울 뿐만 아니라 다음 겨울도 코로나 때문에 고생할 가능성이 커요. 일단 백신으로 전 국민 60%가 항체가 있어야 해요. 그래야 종식이 될 수 있는데 거기까지 가기가 쉽지 않아요. 매일 30만 명씩 백신을 맞춰도 전 국민이 맞는데 거의 두 달 정도 걸리거든요. 아스트라제네카는 효능도 떨어져요. 또 항체가 얼마나 갈지도 몰라요. 미국 같은 경우 반년에 걸쳐 전 국민을 다 맞췄는데 항체가 3개월 가면 소용 없는 거예요. 그래서 불확실성이 많습니다."

ㅡ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파문에 대한 입장도 듣고 싶습니다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습니다. 범여권 총체적 도덕성 붕괴의 상징입니다. 발각된 한 사람만 처벌하고 넘어가면 비슷한 일이 계속 재발할 겁니다. 민주주의는 한 사람의 선의가 아닌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제도화해서 강력하게 처벌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고,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박 전 시장의 성범죄로 일어난 것이니까 민주당도 대국민 사과하고 어떻게 하면 재발하지 않는다는 방법과 함께 대국민 서약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KPI뉴스 / 정리=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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