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천연물 활용한 바이오산업의 첨병' 자임 나서

문영호 / 2020-12-29 17:53:13
이재명, "바이오 산업 민간기업 수행 한계 있어 적극 지원"
벌노랑이-->미백 화장품, 시호 추출물-->신경증세 완화제
경기도가 국내외 천연물을 활용해 바이오 신소재로 탈바꿈시키는 바이오산업의 첨병을 자임하고 나섰다.

29일 경기도에 따르면 산하기관인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바이오센터가 국내 자생식물인 '벌노랑이' 추출물에서 미백 기능을 확인하고 기능성 화장품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벌노랑이 [경기도 제공]

벌노랑이는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콩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바이오센터 연구팀은 벌노랑이 추출물이 색소침착이나 기미 생성 효능 확인을 위해 기존 미백 화장품에 사용되는 '알부틴'과 비교실험을 진행했다.

색소 침착을 유도하는 '티로시나아제'의 농도가 50% 감소할 때까지의 투여량 비교 방식인 데, 알부틴은 130㎍/㎖의 시료를 투여한 반면, 벌노랑이는 100㎍/㎖ 미만으로도 같은 미백 효과를 나타냈다.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특허 출원 및 국제화장품원료집(ICID)에 등재해 정식 화장품 원료로 인정받았다.

도는 앞으로 1~2년 안에 벌노랑이 추출물을 활용한 미백 기능성화장품이 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호추출물 통증치료 효과, 저명학술지에 잇따라 게재

약용식물인 시호 추출물을 이용한 통증치료 후보물질도 도의 같은 사업을 통해 발굴됐다.

도에 따르면 항암제 화학요법으로 유발된 신경병증성 통증 모델에서 시호 추출물은 정상군 대비 60~80 % 정도 통증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다.

또 당뇨병으로 유발된 신경병증성 통증 모델에서는 시호 추출물의 주성부인 사이코사포닌을 투여했을 때 30분 안에 유의미한 수준으로 통증이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지난 1월과 이달에 국제 저명학술지인 '피토테라피 리서치(Phytotherapy Research)' 및 '플란타 메디카(Planta Medica)'에 각각 게재됐다.

시호는 미나리과에 딸린 여러해살이 풀로 한방에서는 뿌리를 약재로 사용한다. 감기, 인플루엔자, 급성 기관지염 등에 해열, 소염제로 이용되고 있으며 월경통과 하복통에 진통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다.

도는 특허 등록과 출원을 마치고 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을 거쳐 마약성 치료제를 대체하는 새로운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와 경과원 바이오센터는 지난 10월 25일 도내 스타트업 '스포라'에 '지방세포 리모델링 천연 추출물'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지방세포 리모델링'은 체내에서 살이 찌게 하는 백색지방을 열을 발생시켜 에너지를 소모하는 갈색지방으로 전환시켜 지방세포를 살이 빠지는 성질로 바꿔주는 항비만치료 기술이다.

도내 바이오헬스 분야 스타트업 '스포라'는 해당 기술을 사용해 비만을 해결할 수 있는 건강기능성식품과 항비만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조팝나무 추출물의 항비만효과도 경과원 바이오센터가 검증하고 기술이전한 대표적인 사례다.

도는 지난 7일 도내 바이오 기업 ㈜뉴온과 '조팝나무 추출물을 이용한 항비만용 조성물'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 전병선 경과원 과학기술부문 상임이사(왼쪽)와 최봉근 ㈜뉴온 대표이사가 지난 7일 비만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 제공]

조팝나무는 장미목에 속하는 약용식물로 우리나라 산록이나 들판 등 양지 바른 곳에서 잘 자란다.

경과원 바이오센터에 따르면 조팝나무 추출물은 고해상도 마이크로 CT(컴퓨터단층촬영)를 이용해 200 마리의 생쥐를 대상으로 전 임상 연구를 수행한 결과 비만 동물모델에서 체중 증가와 내장지방의 축적을 뚜렷하게 억제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이전을 받게 된 ㈜뉴온은 조팝나무 추출물을 활용해 비만을 해결할 수 있는 항비만 기능성식품과 천연물 유래 신약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이 연구 역시 경기도가 추진하는 '남북 천연소재 공동활용 기반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경과원 바이오센터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접경지역 144종의 식물에서 천연물을 추출해 데이터베이스화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조협'(주엽나무 열매) 복합추출물을 이용해 자체 개발한 '천연 닭 진드기 살충제' 기술을 개발해 민간에 이전했고, 이 살충제는 내년 상용화된다.

▲김판수 경과원 바이오센터장(왼쪽)과 양병근 ㈜비오지노키와 연구소장이 지난해 10월 닭 진드기 살충제 기술 이전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 제공]

쥐엽나무라고도 하는 주엽나무는 우리나라 산골짜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로 일본 중국 등에도 분포한다.

주엽나무 열매를 활용한 살충제 기술 연구는 2017년 축산 농가들이 닭 진드기 박멸을 위해 과도한 살충제를 사용하면서 '살충제 계란' 파동을 겪으면서 시작됐다.

주엽나무 열매를 활용한 살충제 기술은 도의 '바이오신소재 개발-국내천연물 바이오소재화' 사업의 일환이다.

민간 기업이 전적으로 감당하기엔 시간과 비용면에서 한계

경기도는 매년 '국내 천연물 바이오 소재화' 사업과 '천연소재 활용 기반조성 사업', '천연물 고부가가치 사업화' 등을 통해 도내 자생 천연소재를 활용해 식품과 기능성 식품, 화장품 등의 제품개발을 하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제품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도 산하기관인 경기도경제화학진흥원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GRRC 등이 주 업무를 담당한다.

대기업도 아닌 광역 지자체인 경기도가 바이오산업에 직접 뛰어든 이유는 바이오산업의 특성상 연구와 기술개발에 오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민간 기업이 전적으로 감당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선언에서 시작했다.

이 지사는 지난 1월 30일 도내 바이오 기업들과 '바이오 기술이전 및 연구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는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연구개발, 기술개발이 매우 중요하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돼 진흥원, 민간 등 개별 주체의 노력만으로는 전 과정을 수행하기 어렵다"며 "도는 도내 기업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경기도 바이오산업의 발전과 도민 삶의 개선을 위해 지방 정부 차원에서 전방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최병길 경기도 과학기술과장은 "해외 생물자원을 이용할 때는 '나고야 의정서'에 따라 자원 이용국은 자원 제공국가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우리나라 천연 식물 소재를 활용한 바이오신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게 되면 해외 생물자원을 대체하면서도 기업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문영호 기자 sonano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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