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전세대출 103조 돌파…11개월 새 23조↑

박일경 / 2020-12-03 11:59:09
연간 증가액, 20조원 넘어서긴 사상 처음
가계부채 총량관리에 지난달 증가세 '주춤'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5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 규모가 올들어 11개월 사이에 무려 23조 원 가까이 늘어났다. 연간 전세대출 증가액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스카이서울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정병혁 기자]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대형 은행의 올 11월말 기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총 103조3392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2월말(80조4532억 원)과 비교할 때 22조8860억 원 늘었다.

5대 은행의 전세대출 누적 잔액은 지난해 12월 80조 원대로 올라선 뒤 올해 5월 90조 원을 돌파하고 10월에는 100조 원을 넘어서는 등 규모가 빠르게 불어났다.

월별 증가폭을 보면 지난 2월에 '역대 최대'인 3조3000억 원을 기록한 뒤 3월(2조6000억 원)과 4월(2조3000억 원)에도 2조 원대 증가를 이어갔다.

이후 5월과 6월에 잠시 1조 원대로 내려갔다가 7월(2조2000억 원), 8월(2조6000억 원), 9월(2조8000억 원), 10월(2조5000억 원)까지 4개월 연속 2조 원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월별 전세대출 증가폭이 넉 달 연속 2조 원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7~9월은 전세 시장에서 비수기다.

가파른 전세대출 증가세는 전셋값 급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에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전세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전세자금 대출이 이례적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부동산시장 과열을 잡기 위해 고가 주택을 사기 위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렵게 하자 주택 수요가 감소하고 대신 전세 수요가 늘어나 전세가격 증가세가 이어졌다.

또 정부가 작년 11월에 시가 9억 원 초과 주택 보유자의 전세자금 대출을 막는 전세대출 규제를 내놓으면서 2~3월에 전세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집중됐다.

하반기 들어서는 정부의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등으로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전셋값 상승세가 한층 더 가팔라졌다. 특히 전세물량 부족으로 전셋값이 급격히 뛴 영향으로 전세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다만 11월에는 넉 달 간 폭증하던 전세대출이 1조600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치며, 증가세가 전달보다는 '주춤한' 모습이었다.

이는 일부 은행이 일부 경우에 한해 전세자금대출을 연말까지 중단하는 등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에서는 12월에도 전세대출 증가세가 크게 꺾이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셋값이 많이 올라있는 데다 전세 물량이 많이 없어진 상태에서 자녀 학군에 맞춰 이사하려고 미리 전세 계약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있었던 점이 11월에도 전세대출 증가가 이어졌던 주요 원인"이라며 "당분간 전셋값 급등 현상이 지속되며 전세대출 증가세가 일정 수준 이상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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