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사실 모르는 '조용한 전파자' 젊은층에 3배 많다

김지원 / 2020-11-23 18:34:33
입영장정 6859명 중 15명, 감염사실 모른채 항체 생겨 방역당국이 코로나19 3차 항체가(抗體價) 조사를 한 결과 일반 국민보다 입영 장정의 항체 형성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이 주로 포함된 군 입영 장정이 항체 형성률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젊은 층 가운데 상대적으로 '숨은 감염자'가 다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로 입증됐다. 이에 당국은 젊은 층의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기로 했다.

▲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상향 조정을 하루 앞둔 지난 23일 서울 동작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문재원 기자]

항체가 검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체내에 항체가 형성됐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바이러스성 감염병에 걸린 뒤에는 보통 몸속에 항체가 형성되기 때문에 항체가 검사를 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모른 채 지나간 환자를 포함한 전체 환자 규모 가늠이 가능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23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열고 국민건강영양조사 및 군 입영 장정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3차 항체가 검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는 무증상 전파가 특징으로, 감염됐더라도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없으면 감염자가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검사를 받지 않게 되고 지역사회 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통해 감염을 확산시킬 수 있다.

당국은 지역사회 내 잠재된 무증상 감염자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항체검사를 해왔다.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하면 이에 대항하기 위해 항체가 형성되기 때문에 항체의 유무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지난 16일 충북 청주 질병청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제공]

정부는 지난 7월 국민건강영양조사 잔여 혈청 1555명과 서울 서남권 검체 1500명을 검사한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국민건강영양조사 잔여 혈청에서는 양성이 한 명도 없었고, 서울 서남권 검체에서만 1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

9월에 발표한 2차 조사에서도 국민건강영양조사 잔여 혈청을 활용한 1440명의 항체검사 결과 1명만 양성으로 나타났다.

단 1차 조사에서는 2~3월 대구·경북, 2차 조사에서는 8월 수도권 유행 상황이 반영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국민건강영양조사 3차 참여자 1379명과 9~10월 육군 훈련소 입소자인 군 입영 장정 6859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한 결과 국민건강영양조사 3차 참여자 중 3명, 군 입영 장정 중에서는 25명이 코로나19 양성으로 나타났다.

이중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2명은 이미 확진자로 분류됐던 이들이다. 군 입영 장정 중 10명은 기존에 코로나에 걸렸다 회복된 것으로 확인됐으나, 나머지 15명은 감염 여부를 몰랐다가 이번에 항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 능력을 가진 중화항체 형성자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2명, 군 입영 장정 검사 중 23명이 확인됐다.

이번 3차 국민건강영양조사는 8월14일부터 10월31일까지 광주광역시와 제주도를 제외한 15개 지자체에서 검체가 수집됐다. 군 입영 장정은 9월17~24일과 10월15~29일 등 두 차례에 걸쳐 검체를 체취했다.

군 입영 장정 검사자 중 미진단 항체양성율은 0.22%, 국민건강영양조사의 미진단 항체양성율은 0.07%다.

항체 형성률은 0.07%(1379명 중 1명)로 이전의 1차(0.03%·3055명 중 1명), 2차(0.07%·1440명 중 1명) 조사 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

정 본부장은 "지난 6월∼8월에 시행된 2차 조사에서도 1440명 중에서 1명, 0.07%의 양성률을 보였는데 이번 3차 조사에서도 1379명 중 1명의 미진단 감염자가 확인돼 항체 양성률은 0.07%로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이번 조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진단되지 않은 감염자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젊은 층은 감염되더라도 무증상 또는 경증이 많고, 의료기관 진료나 검사를 받지 않은 상태로 사회활동을 활발히 해 지역 내 감염을 전파할 위험이 상당히 크다"라며 "20대 초반 연령에 대한 방역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역학조사를 해보면 젊은 층은 감염력이 있는 시기에 활동량이 굉장히 많다"라며 "발병 2일 전부터 전염력이 있고 발병 다음 날까지 전염력이 높기 때문에 추가 감염 전파를 일으키는 데에는 젊은층이 상당히 위험요인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본부장은 "젊은 연령층의 감염 확산 차단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부와 협의해 대학 등에 비대면 수업 확대, 소규모 대면 모임 자제 등의 조치를 추진하는 한편 젊은 층의 밀집이 우려되는 시설 관리 및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단 정 본부장은 "이 항체조사 결과만으로 미진단 확진자 숫자를 추정하기는 쉽지 않다"라며 "군 입영 장정의 경우 20~22세 사이 남성으로 국한되기 때문에 전체 감염을 추정하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본부장은 "하지만 상당수 미진단 양성자가 지역사회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며 "누가 무증상 내지는 경증 감염자인지 일상생활에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족 외 사람을 접촉할 땐 항상 마스크를 쓰고 대화를 하거나 거리두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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