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 만들자는 것 아냐…지금 있는 걸 법제화하자는 것"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교육공무직과 돌봄교실, 방과후학교에 대한 법제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자로 구성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비정규직 법제화의 필요성에 대해 말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웹사이트에는 전날 '교육공무직원과 방과후학교·돌봄교실의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교육관련법 개정에 관한 청원'이 공개됐다. 10만 명이 동의하면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되는데, 이 청원은 하루 만인 이날 오후 4시 기준 2만 명을 넘어섰다.
학비연대회의는 이처럼 직접 교육공무직 법제화 청원을 올린 것을 두고 스스로 출생신고하는 것에 비유했다.
이들은 "교육공무직원(약 17만 명)과 비정규직 강사(약 16만 명) 등은 학교와 교육기관 등에서 교사, 공무원과 함께 일하며 교육의 일주체가 됐지만, 법에선 이름도 역할도 없는 '유령'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박미향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법의 보호를 받지도 못하고 있는 신세"라면서 "10만 국민청원 운동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유의미하고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날들의 시작"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은 "코로나19로 돌봄교실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면서 "그런데 이 돌봄교실이 교육법의 기초인 초중등교육법에 들어가 있지 않다. 많은 학부모들이 법적근거 하나 없는 돌봄교실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것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있고 잘 운영되고 있는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법적인 근거를 만들어 제대로 돌보고, 제대로 대우받고, 질 높은 돌봄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청원 내용을 설명했다.
김경희 방과후학교강사노동조합 위원장은 "방과후학교는 특기적성으로 시작하면 1995년부터 약 26년째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근거가 하나도 없다"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방과후수업을 원해도 학교장이 하기 싫으면 그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사투리를 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학교에서 잘린 적도 있다"면서 "방과후학교가 제대로 정착하고 방과후강사가 제대로 교육노동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법제화가 너무나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임준형 공공운수노조 방과후강사지부 서울지부장은 "방과후강사들은 9~10개월째 무급휴직상태"라면서 "학원 같은 경우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대부분 운영됐지만 저희는 스스로 방과후학교를 운영할지 말지 선택할 권한이 없다"고 어려운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렇게 무급휴직을 당하고 있는데 아무도 저희에 대해서 제대로 된 생계 대책 하나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에서 재정을 투입해서 교직원들의 (방과후 관련) 업무 부담과 방과후강사들의 처우, 교육의 질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호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청원 내용에 대해 "초중등교육법 19조와 20조를 개정해 학교비정규직, 교육공무직원을 명시하고, 그리고 교직원의 임무에서 '그 밖의 사무'로 규정돼 있는 학교 비정규직이 현재 맡고 있는 사무를 그대로 명시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과후학교, 돌봄교실에 대한 법적 근거는 교육부에서 5월에 발의한 안 그대로 제출했다. 정부안인 것"이라면서 "정부가 3일 만에 철회한 안을 다시 저희가 발의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학비연대회의는 "(교육공무직) 법제화를 통해 교육당국이 더 이상 책임을 외면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체계적인 운영을 통해 아이들과 학부모, 교원들에게 안정적인 교육복지 및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회와 교육당국에 "벌써 오래전에 있어야 할 법이고 이미 존재하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법"이라면서 "이제라도 교육공무직 법제화가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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