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리포트] 바이든 당선되면 대북관계 더 꼬일 수도

이원영 / 2020-10-19 10:02:05
"방위비 분담 갈취하듯 요구 안 하겠다"
보복관세 등 일방주의 무역 탈피 기대
WHO 재가입 등 국제 리더십 회귀도
미국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판세는 조 바이든 후보에게 좀 더 유리한 흐름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10~12%p 가량 앞선다. 전통적인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도 트럼프에 대한 실망 표심이 커지고 있고, 특히 노인과 백인 여성의 외면이 트럼프의 지지세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바이든과 트럼프는 기본적 성향과 사고방식이 180도 다르다. 따라서 바이든이 당선되면 국내정책뿐 아니라 국제관계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바이든이 이끄는 아메리카호는 일방통행식, 때론 파괴적인 방식으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부르짖던 트럼프 방식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에서의 리더십을 중시하는 전통적 미국의 역할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회귀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토니 아렌드 조지타운대 교수는 "두 후보의 세계관이 너무 달라 국제질서의 미래가 몹시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AP 뉴시스]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가장 큰 '혼란'을 겪게 될 나라 가운데 하나가 한국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트럼프는 세 차례나 북미정상회담을 가졌고,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등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모색해온 터여서 바이든이 당선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바이든의 대북인식이 트럼프에 대한 반감 내지는 비판에서부터 출발할 가능성이 커 대북관계가 뒷걸음질 칠 수도 있다.

지난 15일 필라델피아 국립 헌법센터에서 ABC방송과 가진 타운홀 미팅에서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때문에 북한이 더 많은 미사일과 폭탄을 갖게 됐다"며 "미국이 덜 안전해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의 모든 폭력배를 포용하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을 폭력배로, 트럼프를 그의 친구로 몰아세웠다. 그의 북한이나 한반도에 대한 상황인식이 '트럼프 뒤집기'에 바탕을 두고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문정인 통일외교안보보좌관은 바이든 시대 남북관계는 더 부정적일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협상하기 어려운 핵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미국내 비판도 그런 견해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그리 비관적으로 볼 것만은 아닌 듯 싶다. 오바마 행정부가 유지해온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방침을 고수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바이든 후보 캠프 브라이언 매키언 외교정책 고문은 지난 8일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오바마가 아니다"며 "정상회담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제제재를 하며 기다리는 기존 방침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하고 한국과 일본, 중국과 협의를 통해 최선의 외교적 해법을 찾을 것이라는 얘기다.

요컨대, 대북관계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며 실무협상과 주변국 협의를 거쳐 진행한다는 것이어서 한국의 바람대로 속전속결식 해법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민주당 대선 후보 마지막 토론회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조건없이 만나줘서 체제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제재는 약화시켰다"며 "나는 무조건 만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거로 봐서도 그가 대북관계를 어떤 기조로 끌고 가려는 지 짐작할 수 있다.

한미동맹의 기조는 바이든도 굳이 흔들 이유가 없다. 다만 주한미군 철수 여부와 방위비 분담 문제에 대한 해법은 달라질 것이 분명하다. 브라이언 매키언 바이든 캠프 외교정책고문관은 "한국은 최고의 동맹"이라고 전제하고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위비 문제에 대해서도 매키언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해온 것처럼 거래하듯 하지 않을 것이며 폭력배가 보호비 갈취하듯 동맹국에게 방위비를 뜯어내지는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인상을 전혀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터무니 없이 올리지 않겠다는 것이고, 협의를 통해서 절차를 밟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과의 무역 마찰, 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역할이 어떻게 달라질 지도 관심사다. 트럼프는 그간 중국을 압박해 관세를 매기고, 미국 기업의 이익을 도모하는 데 주력했다. 미국내 화웨이 영업을 중단시키고 틱톡 가입을 금지시키는 등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그런 트럼프식 일방주의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갖고 있던 바이든은 보복관세를 지양하고 협조를 통한 거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간 양국의 눈치를 봐야했던 기업들에겐 희소식이다.

바이든이 트럼프와 가장 극단의 대척점에 있는 이슈 가운데 하나가 바로 기후, 환경 문제. 바이든 후보는 당선되면 첫날 트럼프가 탈퇴한 파리 기후협약에 다시 가입하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친환경주의자다. BBC 방송에 따르면 그가 오염을 유발하는 산업을 추방하고, 클린에너지를 사용하는 경제체제를 구축하는데 2조 달러를 쓸 것이라고 약속했다는 것.

영국 가디언지는 14일 만약 바이든이 당선되면 정치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지구촌을 위협하는 환경위협 요인으로서의 핵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바이든이 북한의 비핵화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등 주변 국가들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시동을 걸겠다"고 했다며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정치인들이 그런 약속을 했지만 아무도 해결하지 못했다며 실천을 촉구했다.

코로나 대책과 관련해서는 즉각 세계보건기구(WHO)에 재가입하고 치료제와 백신개발 등에 국제적 협력체제를 갖추겠다는 방침이어서 한국 기업과의 협력도 기대된다.

KPI뉴스 / 공완섭 재미언론인 wanseob.kong@gmail.com

• 두 후보간 정책 비교

주요정책 조 바이든 도널드 트럼프
한미동맹 한미동맹 강화. 아시아 역할 강화  국익 우선주의
주한미군/방위비 철수 반대. "방위비 갈취 안한다" 철수 가능. "무임승차"
비용 분담 요구
대북관계 실질적 조건 전제 협상
"정상회담 용의"
한-중-일 외교 해법 모색
비핵화 장기 목표
톱다운 방식 해법 모색
비핵화 조건부 협상
3차례 정상회담
국제외교 대화를 통한 외교
인도. 태평양지역 동맹 회복
WHO재가입, 국제공조모색
해외주둔 미군 감축
중국 고립화 정책
WHO 탈퇴 유지
국제통상 자유무역
동맹국 협조 통한 대중 압박
일방적 관세 지양
관세를 통한 보호무역
대중 무역압박 지속
환율조작국 제재
지지기반 산업 청정에너지, IT 기업 농업, 제조업 등 전통산업
환경 파리기후협약 재가입
환경개선, 에너지 부문 2조 달러 투자
파리기후협약 탈퇴
기업활동 규제 완화
이민 이민 필요성 인정 이민, 노동력 유입 규제
조세 법인세, 소득세 인상 현행 세율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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