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울먹인 김정은 "인민군 애국적 헌신, 눈물없인 대할 수 없어"

박지은 / 2020-10-10 20:59:33
"인민들에 보상 따르지 못해 면목 없어"…"남녘동포, 손 잡는 날 오길"
美본토 공격 가능한 신형 ICBM 공개…"억제력, 선제적 쓰진 않겠다"
0~3시 이례적 '심야 열병식' 19시간 만에 녹화 중계…수만명 참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외부 위협에 맞서 자위적 전쟁억제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열병식 마지막에는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열병식에서 "군사 억제력을 선제적으로 쓰지 않겠다"면서도 "어떤 세력이든 우리를 겨냥 시 총동원해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측을 향해서는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길 기원한다"며 유화적 메시지를 보냈다. 


▲ 울먹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은 오후 7시부터 조선중앙TV를 통해 열병식을 녹화 중계했다. 이날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된 열병식은 이례적으로 심야시간인 10일 0시부터 오전 3시까지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참가자와 평양시민 등 수 만명이 동원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김 위원장은 김일성을 연상케 하는 밝은 회색 정장에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등장했다.

김 위원장은 "위대한 영광의 밤이 드디어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감격스럽다"며 "위대한 우리 당 창건 75돌을 맞아 나는 당을 대표해 10월의 영광스런 창건절 축하의 인사 드린다"고 연설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언급하며 "이 자리를 빌어 악성 비루스(바이러스)에 의한 병마와 싸우는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보낸다. 행복과 웃음이 지켜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에게도 이 마음을 전한다"며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후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을 중계 방송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김 위원장은 "가혹하고 장기적인 제재 때문에 모든 것이 부족한 속에서도 비상 방역도 해야 하고 자연재해도 복구해야 하는 난관에 직면한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라며 "한 명의 악성 바이러스 피해자도 없이 모두가 건강해 주셔서 정말 고맙다"며 방역 성과를 강조했다.

이어 "올해 들어와 얼마나 많은 분이 혹독한 환경을 인내하며 분투해왔느냐. 예상치 않게 맞닥뜨린 방역 전선과 자연재해 복구 전선에서 우리 인민군 장병이 발휘한 애국적 헌신은 감사의 눈물 없이 대할 수 없다. 너무도 미안하고 영광의 밤에 그들(장병)과 함께 있지 못한 것이 마음 아프다"며 연설 도중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공개석상에서 울먹이는 모습은 좀처럼 볼 수 없던 장면이다.

김 위원장은 "언제나 (인민들에게) 제대로 보상이 따르지 못해 면목이 없다"며 북한 주민들에게 감사와 미안함을 거듭 표했다.

또 "우리의 전쟁억제력이 결코 남용되거나 절대로 선제적으로 쓰이지는 않겠다"며 "하지만 만약, 만약 그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안전을 닫혀놓는다면 우리를 겨냥해 군사력을 사용하려 든다면 나는 우리의 가장 강력한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총동원하여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이날 조선중앙TV가 녹화 방송한 열병식 마지막 순서로 11축 22륜(바퀴 22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신형 ICBM이 등장했다.

 

이는 북한이 마지막으로 개발한 화성-15형(9축 18륜)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져 사거리가 확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사일의 탄두부 길이도 길어져 다탄두 탑재형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음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설 전문

우리 당은 이미 우리 인민이 영원히 전쟁을 모르는 땅에서 자자손손 번영할 수 있게 평화수호를 위한 최강의 군력을 비축해 놓았습니다.

위풍당당히 정렬한 오늘의 이 열병 대원은 조선노동당이 자기의 혁명군대를 어떻게 키웠는지, 또한 그 군대의 위력이 얼마만큼 강한지 똑바로 알 수 있게 할 것입니다.

불과 5년 전 바로 이 장소에서 진행된 당 창건 70돌 경축 열병식과 대비해 보면 누구나 잘 알 수 있겠지만 우리 군사력의 현대성은 많이도 변했으며 그 발전의 속도를 누구나 쉽게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자기 당의 혁명 사상으로 튼튼히 무장하고 자기혁명 이익에 복무하는 충실하고 강력한 국방과학기술 대군과 군사노동계급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군사력은 그 누구도 넘보거나 견주지 못할 만큼 발전하고 변했습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거나 맞닿을 수 있는 그 어떤 군사적 위협도 충분히 통제 관리할 수 있는 억제력을 갖추었습니다.

우리의 군사력은 우리 식, 우리의 요구대로 우리의 시간표대로 그 발전 속도와 질과 양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우리 당은 우리 국가와 인민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건드리거나 위협을 줄 수 있는 세력은 선제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군사적 능력을 제일 확실하고 튼튼한 국가방위력으로 규정했으며 그를 실천할 수 있는 군사력 보유에 모든 것을 다해 왔고 지금 이 순간에도 부단한 갱신 목표들을 점령해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적대세력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가중되는 핵위협을 포괄하는 모든 위험한 시도들과 위협적 행동들을 억제하고 통제 관리하기 위하여 자위적 정당방위수단으로서의 전쟁억제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국가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고 지역의 평화를 수호하는 데 이바지할 우리의 전쟁억제력이 결코 남용되거나 절대로 선제적으로 쓰이지는 않겠지만 만약, 만약 그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안전을 닫혀놓는다면 우리를 겨냥해 군사력을 사용하려 든다면 나는 우리의 가장 강력한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총동원하여 응징할 것입니다.

나는 우리의 군사력이 그 누구를 겨냥하게 되는 것을 절대로 원치 않습니다. 우리는 그 누구를 겨냥해서 우리의 전쟁억제력을 키우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합니다.

우리 스스로를 지키자고 키우는 것뿐입니다. 만약 힘이 없다면 두 주먹을 부르쥐고도 흐르는 눈물과 피만 닦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당은 강력한 군사력으로 나라의 주권과 우리 영토의 믿음직한 안전을 보장하며 국가와 인민의 영원한 안녕과 평화와 미래를 수호해 나갈 것입니다.

동지들, 조선노동당의 혁명사상으로 무장하고 조국과 인민에게 무한히 충효하며 우리 인민의 힘과 넋이 깃든 강력한 최신 무기들로 장비한 혁명무력이 있기에 그 어떤 침략세력도 절대로 신성한 우리 국가를 넘볼 수 없으며 조선인민의 앞길을 감히 막지 못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 인민이 더는 고생을 모르고 유족하고 문명한 생활을 마음껏 누리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 당은 인민들의 복리를 증진시키고 더 많은 혜택을 안겨줄 우월한 정책과 시책들을 변함없이 실시하고 끊임없이 늘려나갈 것이며 인민들이 꿈속에서도 그려보는 부흥 번영의 이상사회를 최대로 앞당겨 올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당은 혹독한 고난 속에서 인민들과 생사 운명을 같이 하면서 그리고 우리 인민의 단결된 힘을 체득하는 과정을 통하여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잘 알게 되었습니다.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는 그 실현을 위한 방략과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게 될 것이며 인민의 행복을 마련해 나가는 우리 당의 투쟁는 이제 새로운 단계로 이행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일도설수록 온갖 반동세력들이 더 기승을 부리고 예상치 않았던 난관들도 닥쳐들 수 있지만 이때까지 우리가 겪은 시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며 우리에게는 그 모든 것을 격파할 힘이 있고 자존심이 있습니다.

장고한 투쟁 노정에서 다져진 당과 인민대중의 일심단결이 있고 우리 사회주의가 키워내고 마련한 인재 역량과 자립의 밑천은 분명히 우리의 전진을 추동하고 가속하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남들이 겪어보지 못한 무수한 고난과 시련의 고비들을 넘어오면서 남들이 엄두도 낼 수 없는 모든 것을 다해낸 우리 당과 인민은 더 큰 용기와 신심 비상한 열정과 각오를 가지고 새로운 발전과 번영에로의 진군을 시작할 것입니다.

나는 모든 당 조직들과 정부, 정권기관, 무력기관들이 우리 인민을 위하여 인민들에게 더 좋은 내일을 안겨주기 위하여 무진 애를 쓰며 정성을 다해 일해 나가도록 더더욱 엄격한 요구성을 제기하고 투쟁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인민의 이상은 위대하며 그 이상이 실현될 날은 꼭 옵니다.

위대한 그 이상을 실현함에 총력을 다해 나감으로써 사회주의 건설의 더 높은 목표를 점령해 나가는 길에서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혁신과 발전, 실질적인 변화를 이룩하도록 하겠습니다.

동지들, 우리는 강해졌으며 시련 속에서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시간은 우리 편에 있습니다.

모두 다 사회주의의 휘향한 미래를 향하여 새로운 승리를 쟁취하기 위하여 힘차게 싸워나갑시다.

끝으로 다시 한 번 전체 인민이 무병무탈해 주신 데 대한 고마움의 인사를 삼가 드립니다. 그리고 변함없이 우리 당을 믿어주시는 마음들에 충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위대한 우리 인민 만세!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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