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들 "박원순 공용폰 포렌식해 자료 공개하라"

권라영 / 2020-09-28 15:17:41
서울시에 공개 질의서 제출…한 달 안에 답변 요구
신지예 "서울시, 피해자 보호 위해 해야 할 일 하라"
지난 7월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사건과 관련해 여성단체들이 서울시에 공개 질의를 던지고 답변을 요구했다.

▲ 28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등 여성단체 활동가들이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박원순 성폭력 사건 대응 관련 서울시 공개질의서 제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라영 기자]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와 리셋(ReSET), 찍는페미, 유니브페미, 대학·청년성소수자모임연대QUV,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불꽃페미액션은 2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 방문해 공개 질의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제출 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성희롱 예방지침' 제4조 4항에 나와 있는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응당 해야 할 일을 다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진실을 알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휴대폰이 있다"면서 "한국은 공무용 휴대폰이라면, 공공기관이 명의자일 경우 정보통신기기에 대한 정보 주체의 지위를 갖고 있어 포렌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의 동의, 유족의 동의, 법원의 영장이 없이도 포렌식이 가능하다"면서 "서울시는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박 전 시장의 공무용 휴대폰을 포렌식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왜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재생산·확대하는데 방임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2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박원순 성폭력 사건 대응 관련 서울시 공개질의서 제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라영 기자]

이문규 대학·청년성소수자모임연대QUV 활동가는 "피해자에 대한 2차, 3차 가해가 도를 넘고 있다"면서 "현재 피해자는 노동공간을 넘어 사적공간에서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여성에게 안전한 노동공간이 되기 위해 진실을 밝히고 이러한 성폭력 사건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리셋 활동가인 '트포' 씨는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서 피고인의 범죄 도구를 포렌식하는 것은 증거 확보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임과 동시에 진실 규명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절차"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박 전 시장 사건에서도 그가 자신의 범죄에 대한 증거를 은폐하고 서울시의 직원들이 이에 가담했는지 등을 포렌식을 통해 사실관계를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여성단체 관계자들은 서울시와 관계자들을 코가 길어진 피노키오에 빗댄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이들은 서울시 민원실 시민봉사과를 통해 공개 질의서를 제출하며 추석 연휴가 있고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병가 중임을 고려해 한 달 뒤인 다음달 28일까지 답변할 것을 요구했다.

▲ 2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가 주최한 '박원순 성폭력 사건 대응 관련 서울시 공개질의서 제출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권라영 기자]

다음은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등이 서울시에 공개 질의한 내용.

1. 서울시는 피해자가 변호사 면담 전에 박원순 시장으로부터 받은 피해 내용을 전달한 상사를 조사해 어떤 조치를 취했고, 박 시장과 비서실에 이 사실을 전달하고 대책을 논의했는지 공개하라.

2.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사망 전날 대책위 참석자가 누구이고 어떤 내용을 논의 했는지 공개하라.

3. 서울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용폰에 현재 존재하는 사용 기록과 자료를 즉각 공개하고, 삭제된 자료는 포렌식으로 분석해 상세히 공개하라.

4.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공무원 행동강령>을 위반해 피해자에게 사적 노무를 강요한 사실이 있는지 조사해 실태를 공개하고,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공개하라.

5. 서울시는 6층 비서실 직원들의 업무용 휴대전화를 조사하여 서울시 직원에 의한 성추행 은폐 행위가 있었는지 공개하라.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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