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세연, 갈수록 이상해"…지역화폐 실용성 논란 확산

김영석 기자 / 2020-09-18 16:19:01
학계와 정치권 일각 "학문적 영역, 정치가 훼손하면 안돼"

조세재정연구원 보고서 발 '지역화폐 실효성 논란'이 끝이 없다. 조세연은 공식적으로는 '노 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는데, 보고서 전문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역화폐 경제효과 0%"라는 조세연 보고서

 
17일 전문이 공개된 70쪽 분량 보고서에는 이 지사가 공개적으로 질의한 4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물론, 지역화폐의 실용성 여부에 대한 세세한 내용이 실려 있었다. 논란이 된 발표문은 보고서 전문을 요약한 요약본이다.

 

▲조세재정연구원 제공


이 지사는 지난 16일 '얼빠진 게 아니면 답하라'며 △이 연구가 끝났는지 아니면 여전히 진행중인지 △2019년말에 끝난 연구라면 왜 9개월이 지난 지금 발표했는지 △미완의 연구결과를 최종연구결과인 것처럼 공식발표했는지 △행안부 산하 지방행정연구원과 결과가 다른 이유가 무엇인지를 공개 질의했다.

 

이와 관련 보고서에는 "통계청의 통계빅데이터센터(SBDC)를 통해 2010~2018년 3200만개 전국 사업체의 전수조사 자료를 분석했다"며 "2019년 이후에는 지역화폐 발행액 증가, 모바일형·카드형으로의 진화 등으로 기존과는 다른 경제적 효과가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데이터상의 한계로 2019년, 2020년 데이터는 분석에 활용할 수가 없었고, 앞으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추가적인 분석을 진행할 것"이라고 적시했다

 

지방행정연구원과의 다른 결과에 대헤서는 지방행정연구원 뿐 아니라 경기연구원의 청년배당과 산모건강지원사업 등의 지역화폐 사업 등에 대한 연구물도 언급하며 "이들 연구는 지역화폐와 현금 사이의 대체 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 가정'에 근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한 달 평균 100만원을 쓰는 가구가 50만원의 지역화폐를 구입하면, 50만원은 지역화폐 가맹점에서 쓰고 나머지 50만원은 기존 현금·신용카드 형태로 지출한다고 보는 게 합당하다"며 "지출액이 150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가정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화폐 발행이 곧바로 지역 내 부가가치 증가로 연결되진 않는다는 의미다.

 

지방행정연구원과 경기연구원의 연구논문은 지역화폐가 지역내 수요를 창출해 경제활성화로 이어진다는 긍정적 효과를 피력하고 있다.

 

보고서는 더 나아가 산업별로는 희비가 엇갈리는 점도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지역내총생산(GRDP) 중 1% 규모로 지역화폐를 추가 발행 시 슈퍼마켓은 14.1~15.3%, 음식료품점 8.2~11.1% 매출이 증가했다고 했다.

 

반면, 음식점 매출은 3.3~5.2%, 미용·욕탕서비스업은 0.6~4.2%, 화장품·안경·귀금속 등 기타 상품전문 소매업은 2.2~2.8% 각각 감소했다.

 

이를 소상공인 전체 매출로 환산할 때 시뮬레이션 결과 기존 매출 대비 0.5~6.9% 감소했는 데, 이는 "통계학적으로 경제효과가 '0'이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가 주장하고 있는 "지방행정연구원의 지역화폐 승수효과가 생산액의 1.78배, 부가가치는 0.76배로 긍정적인 효과로 분석됐다"는 내용보다는 더 세분화하고 정교한 내용이다.

 

이 지사의 재반격 "조세연, 갈수록 이상해" 

 

이런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이 지사는 18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덜 늘었다면 혹시 모르겠는데 어떻게 줄 수가 있을까요?"라고 적었다. 또 오후에는 '정부보조금만 2년새 11배 급증, 돈 먹는 지역화폐'라는 제목의 한 경제지 기사와 함께 "경제기득권 옹호하며 영세자영업자 지원용 지역화폐 공격하는 경제지들..대형유통점 돕기가 노골화되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캡처


또 페이스북에 '조세정책연구원 갈수록 이상합니다'라는 장문의 글도 올렸다. 이 글에서 이 지사는 "지역화폐는 타 지역이 아닌 자기 고장의 소비를 촉진하는 측면과 중소상공인 매출증대 지원을 통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유통공룡으로부터 지역소상공인들을 보호하는 측면 두가지가 있다"며 "지역기준으로 볼 때 전체매출이 동일할 수는 있어도, 유통대기업과 카드사 매출이 줄고 중소상공인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연구할 것도 없는 팩트"라고 주장했다.

 

또 "심지어 조세연은 골목식당 음식점에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는 객관적 자료와 상식을 벗어나 '지역화폐 때문에 골목식당 매출이 줄었다'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며 "전자화폐로 지급되어 불법할인(깡) 가능성도 없고, 재충전이 가능하여 발행비용도 반복적으로 들지 않는 지역화폐를 두고 '깡'의 위험이나 과도한 발행비용을 문제 삼는 것도 이상하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이 지사는 특히 "연구보고서 시작단계부터 지역화폐를 아예 '열등한' 것으로 명시하고 시작한다. 가치중립적, 과학적으로 시작해야 할 실증연구의 기본을 어긴 것이며 연구 윤리까지 의심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며 다음과 같은 8가지 이유로 "왜곡되고 부실하며 최종결과도 아닌 중간연구결과를 이 시점에 다급하게 내 놓으며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의 주요정책을 비방한다"고 말했다.

 

1) 지역화폐가 활성화 될수록 대형마트 등 유통대기업과 카드사 매출이 악영향을 받는 점,

2) 지금이 정부예산편성 시기인데 정부와 민주당이 지역화폐를 대대적으로 확대하려 하는 점,

3) 일부 경제지 등 경제기득권을 옹호하는 보수언론이 집중적으로 지역화폐를 폄훼하는 점,

4) 성남에서 시작된 이재명표 정책으로 기본소득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주요장치라는 점,

5) '지역화폐 시행이 정치적 목적에 의한 것'이라 주장하여 스스로 '연구'를 넘어 정치행위를 하고 있는 점,

6)연구 시작단계부터 지역화폐를 열등한 것으로 규정하고 객관적 중립적 태도를 지키지 않은 점,

7) 같은 국책연구기관이면서 무리하게 다른 국책연구기관(행안부 산하 지방행정연구원)의 두차례 연구결과까지 부인하고 최종도 아닌 중간연구결과를 무리하게 제시하며 지역화폐 무용론을 넘어 예산낭비라고까지 주장하는 점

8)논란이 커지자 최종보고서는 비공개하겠다고 발표한 후 특정언론의 단독보도 형태로 최종보고서 내용이 일부 공개되는 등 전형적 언론플레이가 이뤄지고 있는 점 등이다.

 

"연구논문은 학문적 영역...정치가 훼손하면 안돼"

 
보고서 전체가 공개되면서 학계는 물론 정치권 일각에서도 이 지사 주장에 비판를 제기하며 "국책연구기관의 독립적 연구를 정치 논리로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조세연 송경호 박사와 이 지사가 계급장 떼고 100분 토론하면 어떻게 될까?"라며 "이 지사가 논리와 팩트로 완전 제압당하면서 혈압 상승해 난리굿 피울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

경기대 사회학과 최순종 교수는 "학문적 영역을 가지고 이 지사 등 정치권에서 세몰이, 완력으로 굴종시키려는 영역화하는 현상이 보인다"며 "처음부터 '경제'가 아닌 '정치' 싸움으로 학문적 영역을 흔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페이스북에서 "혈세를 들여서 국책연구기관을 만들고 독립적 연구를 보장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냐"면서 국책연구기고나의 독립적 연구 보장을 주장했다.

이와관련 조제재정연구원은 "입장을 밝혀달라"는 UPI뉴스 요청에 "연구원으로서의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답했다.

KPI뉴스 /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영석 기자

김영석 / 전국부 기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