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위, 검찰총장 권한 축소 권고…윤석열 힘빼기?

주영민 / 2020-07-27 17:02:01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축소…非검사 출신 총장 임명 가능
내부서 '식물 총장' 반발도…무소불위 권한 견제장치 마련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검찰총장의 권한을 하위 기관으로 분산하고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권고안을 공개했다.

검찰 내부에선 문재인 정부의 검찰 옥죄기의 연속이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힘 빼기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검사동일체의 원칙(검사는 검찰권의 행사에 있어서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상하복종 관계에 있다는 원칙)으로 똘똘 뭉친 현 검찰구조는 견제 장치가 없는 만큼 후속 절차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UPI뉴스 자료사진]

검찰개혁위는 27일 "검찰총장 권한을 줄이고, 비검사 출신도 검찰총장으로 임명해 다양화하라"고 법무부에 권고했다.

검찰개혁위는 법무부 7층 대회의실에서 제43차 회의를 열고 △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 분산 △검찰총장 임명 다양화 △검사 인사 의견진술 절차 개선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먼저 권고안에는 검찰총장이 갖는 수사지휘·감독권을 일선 고등검찰청장과 지방검찰청장에게 나누는 내용이 담겼다.

개혁위 권고대로라면 앞으로 윤 총장은 구체적 사건에 관해 지시할 수 없고, 추 장관이 전국 6개(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고검장을 직접 수사지휘하면서 수사에 관여하게 된다.

개혁위의 권고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 '검찰총장 패싱, 식물총장 만들기 권고'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날 개혁위는 판사·변호사 등 비검사 출신도 검찰총장에 임명하라고 권고했다.

검찰청법 제27조는 "판사·검사·변호사로 15년 이상 재직했거나 변호사 자격을 갖추고 대학 법률학 조교수 이상으로 근무한 사람은 검찰총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비검사 출신이 검찰총장에 임명된 전례는 없다.

검찰 인사 절차에 대한 권고안도 함께 나왔다.

개혁위는 검찰청법 제34조가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 의견을 들어 검사 보직을 대통령에게 제청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절차·형식이 명확하지 않고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추 장관이 윤 총장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인사를 단행하면서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당시 검찰인사위원회는 "인사에 검찰총장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 내부와 야권에선 개혁위의 권고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반면 검찰개혁위와 추 장관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는 검찰에 대한 견제 시스템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총장을 명예직으로 만드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비(非)검사 출신 인사로, 정권에 충성할 수 있는 외부 인사를 총장으로 임명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검찰의 수장을 검찰이 아닌 인사를 임명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추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검찰 권한은 막강하다"며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검찰은 수사·기소·공소 유지·영장청구권까지 갖고 있어 견제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개혁위 관계자도 "검찰총장에 집중된 수사지휘권을 분산해 검찰 내부 권력 상호간에 실질적인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도록 한 것"이라며 "검찰총장이 직접 수사를 지휘함으로써 발생하는 선택,표적,과잉,별건수사 등의 폐해를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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