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보존은 당연…국토균형발전 고민해야 할 때"

권라영 / 2020-07-21 17:38:54
경실련·참여연대·환경운동연합 등 29개 단체 기자회견
3기 신도시 위한 그린벨트 해제 비판…"공공성 높여야"
"태릉골프장 활용도 그린벨트 보존 취지에 어긋난다"
시민사회단체가 문재인 대통령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보존 결정에 대해 "당연한 결정"이라면서 근본적인 집값 안정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 검토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2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에서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등 29개 시민사회단체가 주최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기자회견은 문 대통령이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을 갖고 미래세대를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고 보존하기로 결정한 데 따라 개발제한구역 제도의 장기적 비전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열렸다.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안으로 언급된 태릉 골프장 부지 역시 개발제한구역이며, 3기 신도시 부천 대장지구, 고양 창릉지구 등의 개발제한구역 해제 역시 강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갈등은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1999년부터 2019년까지 정부는 1560㎢의 그린벨트를 전국적으로 해제했다"면서 "정부가 2009년 자치단체 권역별로 그린벨트 해제 가능 총량을 배정했는데 수도권은 이미 2019년 말에 배정된 총량 27.8㎢를 초과 해제했다"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수도권 인구가 2600만 명으로 전국의 50%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단순히 서울 집값이 아닌 국토균형발전을 고민해야 할 때"라면서 "수도권의 주택공급정책 등 수도권으로의 집중을 유발하는 정책은 오히려 집값 안정에 역행하며 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의 국토를 수도권으로 한정하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공급확대를 중단할 것 △부동산 실책, 집값 상승 조장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책임자를 문책할 것 △근본적인 집값 안정책을 제시할 것 △국토교통부의 그린벨트 업무 권한을 환경부로 이관할 것 등을 요구했다.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 검토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최봉문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이사장은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할 수 있는 각종 법규들이 아직도 남아 있다"면서 "우리가 아무리 개발제한구역을 지키려고 해도 법에서 이미 해제를 가능하게 해주는 현재 제도들이 여전히 남아있는 한 개발제한구역은 그 모습을 지키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그러한 부분들을 모두 다 개선해서 앞으로 개발제한구역은 그 목적을 영원히 지켜갈 수 있고 미래 세대들의 공간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에 "3기 신도시의 개발 방향도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는 만큼 공공성을 가장 높이는 방향으로 해서 개인적인 이익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국민적 요구를 꼭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강훈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의원은 "문 대통령이 그린벨트를 풀지 않고 미래 세대에 그 결정을 남겨둔 것은 다행한 일"이라면서도 "결정하는 과정에서 계속 발생했던 문제점들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서울 수도권에 계속 집중투자하면서 국토 불균형 발전이 심화되고 있다 "면서 "국토균형개발, 지방분권화를 통해서 지속가능한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의 국공립대학을 지방으로 이전하고 행정수도 기능을 이전하면 이미 개발돼 있던 부지들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맹지연 환경운동연합 자연생태위원회 위원은 "서울시는 최근 100년간 기온이 평균 2.4℃ 상승했는데 이는 세계 평균의 3배가 넘는 엄청난 기후변화"라면서 "개발제한구역은 농지, 산지 할 것 없이 도시의 과밀과 확산을 막는 방법이며 또한 도시의 환경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의 그린벨트 보존원칙은 당연하다"면서 "이것은 서울만이 아니라 그린벨트 제도 자체에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주택공급지로 거론되고 있는 태릉골프장에 대해서는 "실제 주택공급지로 적합하지 않다"면서 "공원으로 조성하면 좋지만 대규모 아파트를 공급하겠다, 그것도 분양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것은 그린벨트 보존 취지에 어긋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 검토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이두영 균형발전국민포럼 상임대표는 "수도권 위주 성장 개발 정책이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계속 잇따라 남발되고 있다"면서 "국가균형발전을 사실상 포기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균형발전정책은 우는 아이 떡 하나 주듯 내던지는 그런 정책이냐"면서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은 선진국이 이미 오래전에 국가발전전략으로 채택한 것이고 충분히 검증됐다"고 말했다.

최재홍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 위원장은 헌법 제35조의 환경권과 제122조의 국토균형개발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는 헌법상 의무를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와서 그린벨트를 미래세대의 자산이라고 보호한다는 문 대통령께 개발제한구역을 해제시킨 3기 신도시 주택공급사업, 지금도 유효하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최진우 대장들녘지키기 시민행동 정책위원장은 "3기 신도시 개발 예정지 대부분도 그린벨트인 개발제한구역"이라면서 "문 대통령에게 서울의 그린벨트는 미래세대를 위해 보존해야 되는 땅이고 경기, 인천의 그린벨트는 막 개발을 해도 되는 땅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3기 신도시로 지정된 부천 대장지구의 대장들녘은 한강과 연결된 논 습지로 다양한 야생생물이 공생하며 살아가는 생명의 땅"이라고 소개하면서 "코로나19 이후, 특히 생명과 공생의 가치를 배울 수 있는 농업공동체 유산을 미래세대에게 남겨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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