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그린뉴딜은 탈 쓴 '회색뉴딜'…청년 미래 위협한다"

권라영 / 2020-07-17 16:42:53
청년기후긴급행동 기자회견…"그저 그런 뉴딜 되지 않길 바라"
"경제성장·국가발전이 온실가스 감축보다 우선시돼서는 안 돼"
정부가 한국형 뉴딜의 일환으로 발표한 그린뉴딜을 두고 청년들이 "그린의 탈을 쓴 회색뉴딜"이라며 비판에 나섰다.

▲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진정한 그린뉴딜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활동가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권라영 기자]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는 청년기후긴급행동이 주최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진정한 그린뉴딜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청년기후긴급행동 측은 지난 14일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에 대해 "청년들의 미래에 있어서, 세계적인 흐름인 그린뉴딜에 있어서 대단히 우려스럽고 좋지 않은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청년의 미래를 위협하는, 그린의 탈을 쓴 회색뉴딜에 맞서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은호 청년기후긴급행동 활동가는 정부가 주택 공급을 위해 서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정말 정부가 그린뉴딜에 대한 진정성이 있나, 탄소배출과 온실가스 감축을 할 계획이 있나 의심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전력공사가 지난달 30일 임시 이사회에서 인도네시아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짓는 사업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이런 말도 안 되는 모습들을 보면서 청년들은 얼마나 좌절을 느끼고 비통함을 느끼는지 아시냐"고 토로했다.

이 활동가는 "미국이나 유럽의 그린뉴딜을 봤을 때는 2050 탄소중립(Net-zero) 목표가 분명히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2025년 목표만 있는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특별보고서 기준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의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 1229만 톤"이라면서 "말도 안 되는 수준의 목표만이 나와 있다"고 비판했다.

▲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진정한 그린뉴딜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활동가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권라영 기자]

강은빈 청년기후긴급행동 활동가는 "국회 개원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위기는 곧 불평등 심화라는 공식을 깨겠다고 선언했다"고 소개하고는 "하지만 이윤과 성장이라는 가치가 생명 위에 군림하는 한 불평등 사회는 그린뉴딜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는 경제성장과 국가발전이 온실가스 감축 과제보다 우선시돼서는 안 된다"면서 "문 대통령이 직접 밝혔듯이 기후변화 대응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4월 오스트리아는 EU 국가 중 여덟 번째로 석탄발전 가동을 중단했고, 5월 미국의 재생에너지 소비는 134년 만에 석탄 소비를 앞질렀다"면서 "반면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 고성, 강릉, 삼척, 서천에서는 석탄발전소가 새롭게 지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참담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규 석탄발전소들이 모두 완공되는 2022년 대한민국 온실가스 배출량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비웃듯이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다연 청년기후긴급행동 활동가는 "그린뉴딜과 디지털뉴딜의 10대 대표 사업으로 데이터 댐, 지능형 정부, 그린 리모델링 등 새롭고 뭔지 모르겠지만 반짝반짝 빛나 보이는 정책들이 제시됐다"면서 "이 정책들은 장관들의 말처럼 새로운 비즈니스로서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것 같다"고 입을 뗐다.

이어 "이 디지털 기술은 어떤 에너지로 구현되냐, 전기 아니냐"면서 "그 전기는 2034년까지 많은 비중을 차지할 석탄발전에서 오지 않냐"고 지적했다.

또한 "그린모빌리티 산업에서 만들어지는 수많은 자동차들은 어떤 철로 만들어지냐"면서 "철강산업은 탄소배출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완성품이 그린이면 그 과정도 그린이어야 하지 않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린뉴딜이 그저 그런 뉴딜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각각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전력공사로 분장한 이들은 다른 활동가들에게 회색 물을 쏟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그린뉴딜이 아닌 회색뉴딜"이라고 규탄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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