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아들 병역면제·유학 논란' 암초 뛰어넘나

김광호 / 2020-07-17 15:23:42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 아들 병역·유학 쟁점 부상
27일까지 청문절차 마쳐야…야당, '송곳 검증' 예고
임명 강행할 듯…통합당, 정부·여당 흠집내기 주력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23일로 예정된 가운데 이 후보자 아들의 병역 면제 및 유학 자금 출처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야당은 이 후보자의 아들이 병역을 면제 받고 해외 유학을 다녀온 과정에서 특혜가 의심된다며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당초 여당 4선 중진이자 원내대표 출신인 이 후보자는 국회의 검증대를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2000년 국회 인사청문회법이 도입된 이후 전·현직 의원이 청문회에서 낙마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후보자와 관련해 각종 의혹이 쏟아지면서 현재까지 청문회와 관련된 자료제출 요구 건수만 1335건에 달한다. 더욱이 미래통합당은 외부 전문가들로 이 후보자 청문자문단을 꾸려 현미경 검증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이인영 저격팀'에는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이범찬 전 국정원 차장보, 김기웅 전 통일부 남북회담 본부장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은 아들의 병역면제와 스위스 유학자금 출처다. 이 후보자의 아들 이모(26) 씨는 2016년 3월 척추관절병증으로 신체검사에서 5급을 받아 군 면제를 받았다. 그러나 이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맥줏집의 홍보를 위해 카트 레이싱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고, 여기에는 맥주병 상자를 들어 올리는 장면도 포함돼 논란이 가중됐다.

그러자 통일부는 "이 후보자 아들의 척추질환은 일상생활은 가능하며 적당한 운동을 권장하는 병"이라고 해명했다. 통일부는 또 이 후보자의 아들이 맥주를 든 동영상과 관련해서도 "(관련 보도에) 맥주를 번쩍 들었다고 표현돼 있는데 번쩍 든 것은 어깨 너머로 드는 것인데 표현이 좀 과하지 않나라는 후보자측의 말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통합당 관계자는 "심각한 척추질환으로 병역을 면제 받았는데 정상인보다 활발하게 활동을 할 수 있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씨가 20대 총선을 한 달 앞둔 2016년 3월 신체검사 재검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이 후보자가 아들 병역 리스크 해소에 목적을 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17일 정례브리핑에서 군 면제를 받았던 이 씨가 현역 입대를 희망해 신체검사를 다시 받았으나, 또다시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후보자 아들은 2014년 4월 신체검사에서 강직성 척추염으로 인해 병무청으로부터 군 면제에 해당하는 5급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 부대변인은 "의학전문가들은 강직성 척추염을 앓는 사람도 약물치료와 운동요법 등 관리를 하면 일상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며 "따라서 후보자의 아들도 통증치료를 하면서 가급적이면 현역으로 군 복무를 수행하기를 희망해 2016년 3월 병무청에 병역복무 변경신청서를 제출해 다시 신체검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병무청에서 다시 CT를 촬영한 결과에서도 강직성 척추염의 중증도가 호전되지 않아서 재차 5급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이 씨가 현역 입대 의지가 강했지만, 질병 때문에 군 복무를 하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 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을 비롯한 외교통일위원회 의원들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문단과 함께 미래통합당 이인영 인사청문 자문단 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시스]


물가가 비싼 스위스 '바젤디자인학교'에서 1년 4개월여간 유학생활을 했던 이 씨의 유학비용 출처도 도마에 올랐다. 물가비교 사이트(Numbeo)에 따르면 스위스 바젤의 평균 생활비는 1인 가구 기준 우리 돈으로 193만 원 정도. 서울보다 물가가 61% 비싼 바젤은 전 세계 513개 도시 가운데 세 번째로 물가가 비싼 도시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이 후보자 측은 아들의 스위스 유학 당시 체류비에 대해 월세 580만 원과 생활비 2482만 원 등을 합쳐 총 3062만 원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 씨가 2017년 8월 중순부터 2018년 10월 말까지 총 14개월여 해외에 체류했으며, 체류비는 전액 이 후보 측의 송금으로 충당했다고 발표했다.

이 씨의 유학기간 이 후보자의 재산이 꾸준히 늘어난 이유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이 씨의 스위스 유학 선발 과정도 또 다른 논란거리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기현 통합당 의원은 이 후보자 아들이 '엄마·아빠 찬스'를 통해 유학 선발 과정에서 특혜 받았을 가능성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 씨는 경기도 파주시의 디자인 대안학교 '파주타이포그라피배곳'이란 교육기관에서 공부한 뒤 스위스 바젤 디자인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그런데 파주타이포그라피배곳의 2018년 2월 게시물에 따르면 이 사진에 이 후보자의 아내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젤디자인학교가 파주타이포그라피배곳과 학위과정 편입 협약을 맺은 만큼, 이 후보자 아내가 아들의 유학 선발에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아내가 여러 차례 고사한 끝에 아들이 2017년 2월 졸업한 이후에 그해 4월 이사로 취임했다고 해명했다.

또 학교에서 스위스 유학생 선정 과정에서 전혀 개입하지 않았으며, 이 씨가 직접 스위스 학교에 지원해서 자격을 얻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통일부는 "후보자 자녀의 스위스 체류비와 관련해 지나친 억측이 난무하는 것은 명백한 허위 주장"이라며 "앞으로는 악의적 왜곡 주장이 나오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 씨가 스위스 유학을 떠나는 과정에서 학교 측으로부터 체류비 지원을 받았는지 등 의문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참석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정치권에서는 야당의 공세에도 청와대가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로서는 이번 안보라인 교체가 경색 국면의 대북관계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회심의 카드"라며 "야당에서 아무리 반발해도 대통령이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장관 임명을 강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이 후보자가 낙마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만약 이 후보자가 무사히 청문회 문턱을 넘을 경우 이르면 27일께 임기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제출은 청문회 종료일부터 3일 이내 제출해야 한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존재감이 미미한 통합당 입장에서는 이번 인사청문회를 통해 후보자들을 낙마시키기보다는 정부와 여당 흠집내기에 주력할 것"이라며 "이 후보자 아들에 대한 의혹 제기도 도덕성 검증을 통해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을 깎아먹고, 반대 급부로 통합당의 존재감을 넓히기 위한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청문회에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청와대에서는 임명을 강행할 수 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윤미향, 박원순 사태 이후 비판적인 여론과 계속 낮아지는 지지율 속에 이 후보자 아들 논란까지 겹쳐 당정청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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