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6일 대법 판결, 정치계 빅뱅 몰고 오나

김영석 기자 / 2020-07-14 15:33:55
항소심, '꼬리'가 '몸통' 누른 판결 논란 이어져
항소심 파기환송 가능성 높을 것으로 내다봐

이재명(56) 경기지사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오는 16일로 결정되면서 향후 그의 진로가 정·관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로 들어가고 있다.[정병혁 기자]


윤미향, 추미애, 박원순으로 이어진 '민심의 소용돌이'가 이번 선고에 따라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 매우 크기 때문이다.

선고 방향에 따라 이 지사 개인 신상문제는 물론, 대선의 판도변화와 친노와 친문 등 여권의 세력 간 재편 및 분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판결의 쟁점, 허위사실 공표 혐의

이 지사 판결의 쟁점은 공직선거법 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다. 이 지사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는 2018년 5월과 KBS 주관으로 열린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불거졌다. 토론회에 나온 '국민의 당' 김영환 후보가 "보건소장을 통해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라고 물으면서 시작됐다.

이 지사는 "그런 일 없습니다"라며 "(형님이)정신치료를 받은 적도 있는데 증상이 심해 가족들이 진단을 의뢰했다. 저는 직접 요청할 수 없는 입장이고, 제 관할 하에 있기 때문에 제가 최종적으로 못하게 했다"고 답했다.

이어 6월에 진행된 MBC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 지사는 이 문제를 다시 짚고 나오는 김 후보에게 "김영환 후보께서는 저보고 정신병원에 형님을 입원시키려 했다. 이런 주장을 하고 싶으신 것 같은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정신병원 입원 지시를 강하게 부인했다.

김영환 후보 등은 토론회 후 친형 강제입원 논란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직선거법 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이 지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 지사는 이들 혐의 이외에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과 '검사 사칭' 논란에 대해서도 각각 공직선거법 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됐다.

1심 재판부는 이 4가지 혐의 모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같은 해 9월 열린 항소심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형님 정신병원 입원) 혐의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판단하면서도 TV 토론회에서 밝힌 '입원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허위사실 공표'죄를 인정해 당선 무효형인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정도로 전체적으로 보아 적극적으로 반대되는 사실을 진술한 것과 마찬가지로 사실을 왜곡하는 정도에 이르렀다"며 당선무효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몸통'인 직권남용은 무죄, '꼬리'인 직권남용하지 않았다는 말은 유죄

▲경기도청 신관 전경 [경기도청 제공]


항소심 선고는 많은 논란을 낳았다. 안병용 의정부 시장은 이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넘어 간 뒤인 지난 6월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지사를, 모함에 의해 억울한 옥살이를 한 이 순신 장군에 비유한 뒤, "이재명은 소위 비문(비문재인계)이다. 아마 그래서 죽여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대법에 무죄판결을 호소했다.

경기도내 민주당 소속 다른 시장 군수들도 항소심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며 '이재명 구하기'에 나섰다.

직권남용에 해당하는 '형님 강제입원(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가 '강제입원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발언은 허위사실 유포 죄로 인정한 것이다. 이에 법조계 일각에서 "몸통은 무죄인 데 그것을 시키지 않았다고 말한 꼬리가 범죄라는 게 무슨 말이냐" 며 의문을 표하는 말이 터져 나왔다.

때문에 경기도와 지역 법조계 안팎에서는 오래전부터 대법이 무죄를 선고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박 원순 서울시장의 유고는 이런 전망을 보다 확실시하게 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여권의 세력판도 재편 불가피

만에 하나 이 지사의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이 지사는 지사직 상실은 물론 선거에 출마할 권리가 5년간 박탈된다. 정치적 사망에 이르는 것은 물론, 선거 후 돌려받은 30여 억 원의 선거 보전비용도 반납해야 해 경제적 타격도 크게 입는다.

반면 예상대로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이 결정되면 여권의 세력 판도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먼저 눈에 띌 변화가 대권주자 지지율이다. 이 지사를 묶고 있던 족쇄가 사라진 만큼 이 지사 지지율의 가파른 상승은 불가피하다. 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인 20%대 지지율을 훌쩍 뛰어넘어 1위인 이 낙연 전 총리를 위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 지사 특유의 감각에 따른 행보가 빨라지면서 안 시장이 말한 대로 '비문'이자 '친노' 계열로 불리는 이 지사측 지지세력 외연 확장과 결집이 빠른 속도로 병행되며, 여권의 세력 간 재편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과정에서 과거 이른 바 '혜경궁 홍씨' 사건 때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를 거론하면서 불거졌던 '친노' 그룹과의 마찰 또한 작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정치계 안팎의 소용돌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지사의 정치 운명은 대법관 13명으로 구성된 전원합의체에서 결정된다. 13명 중 7명 이상의 대법관이 동의한 다수 의견에 따라 판결이 결정된다.

KPI뉴스 / 수원=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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