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계·정치권, 단순구매자 전원 신상공개 필요 촉구 경찰이 'n번방'에 가입해 디지털 성착취물을 구매한 사람의 이름, 나이, 얼굴 등 신상 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운영자가 아닌 성착취물 구매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첫 사례다.
하지만, 실제 공개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해당 피의자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고 그 결과에 따라 신상공개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구속된 피의자 30대 남성 A 씨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 1일 경찰관 3명,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논의한 결과다.
해당 남성은 n번방 운영자 '켈리'에게 성착취물을 구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단순 구매뿐만 아니라 다수의 불법촬영 및 아동 성 착취물 제작 등 직접적인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에게 청소년보호법의 음란물 제작과 음란물 소지 및 아동복지법 성적학대행위, 성폭력처벌법 통신매체이용음란, 성폭력처벌법 카메라등이용촬영 등 총 6개 혐의를 적용했다.
A 씨는 춘천지방법원에 경찰의 신상 공개 결정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법원이 A 씨가 낸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신상은 공개되지 않는다.
반면 기각하면 경찰의 발표에 따라 이날 오후 강원도 춘천경찰서에서 춘천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될 때 신상이 공개된다.
n번방 성착취물 구매자는 수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A 씨의 신상공개가 결정될 경우 이들에 대한 신상정보도 줄줄이 공개될 수 있다.
여성계에서는 "n번방에 입장한 모두가 성범죄자"라며 구매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성착취물이 불법 공유되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쉽게 입장할 수 없는 데다, 구매 행위를 통해 피해 영상이 확산·재생산된다는 이유에서다.
'n번방'을 비롯해 파생된 대화방에 입장하려면 특정 대화방의 링크를 찾거나 공유받은 뒤 운영진에게 가상화폐를 지불해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단순 실수에 의한 방 입장이 아닌 충분히 성착취물이 존재한다는 상황을 인지하고 고의적으로 방에 입장했다는 지적이다.
n번방 구매자 신상공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표창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회원 가입 절차가 복잡하지 않나. 더군다나 가상 화폐까지 사용을 해야 하고, 그 정도 과정과 절차라면 일단 시청이냐 소지냐의 여부를 떠나서 전체적인 범죄의 공범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상 공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성폭력 범죄의 정의에 보면 아동 대상, 미성년자 대상 간음이나 업무상 위력 간음 또는 추행까지도 해당되는 법조항(성폭력 특별법 제25조)이다. 그러면 n번방 사건에 분명히 이런 부분들이 있다.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최근 "현행 성폭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필요한 경우에는 신상공개가 가능하도록 돼 있다"며 "책임이 중한 가담자에 대해서는 신상을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아주 강한 가장 센 형으로 구형을 당할 것이라는 것을 밝힌다"며 "빨리 자수해서 이 범죄에 대해서 반성하고 근절시키는 데에 협조해주는 것을 강조드린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3월 청와대 국민동의 청원에 올라온 n번방과 관련한 4개 청원은 모두 합쳐 60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며 사상 최대 동의수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을 세워달라'는 청원과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한다'는 용의자들의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청원이 각각 271만5626명, 202만6252명을 기록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개설 이래 최대 동의수를 기록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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