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수처 운영 규칙안 발의…정치적 해법 고심
전문가 "야당 반발하는 조항 손보는 등 타협해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위헌적 요소 때문에 공수처 출범에 동의할 수 없다"라며 강하게 반대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다음 달 15일 공수처 출범 시한을 맞추기 위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9일 "만약 통합당이 공수처 출범을 방해한다면 공수처법 개정을 포함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서라도 반드시 신속하게 공수처를 출범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4일 공수처 법정기한 내 출범을 강조하자 여당인 민주당 대표가 법 개정도 불사하겠다고 나선 모양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국회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해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추천위원회는 야당 몫 2명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되고, 추천위원 가운데 6명이 찬성해야 공수처장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
문제는 통합당의 '발목잡기'다. 통합당이 추천위원 선정을 거부하거나, 야당 몫 추천 위원 2명이 공수처장 후보자 임명에 찬성하지 않으면 공수처 출범은 무기한 연장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법 개정을 해서라도 공수처법을 관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법 개정도 포함해 제때 출범하게 할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법 개정을 통해 공수처를 출범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언급한 '법 개정'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구성'에 대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백 의원은 이와 관련 지난 1일 '후보추천위원회의 운영 등에 관한 규칙안'을 발의했다.
이 운영 규칙안에는 공수처법에는 없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구성 시한이 있다. 국회의장은 구성 시한을 임의로 정할 수 있다. 이 시한 동안 각 교섭단체가 추천위원을 선정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은 교섭단체를 지정해 위원 추천을 요청할 수 있다.
다만 이 안은 야당 교섭단체가 2개 이상일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현재는 교섭단체가 민주당과 통합당 2개뿐이라 실효성은 없다. 백 의원이 "(운영규칙이 통과되더라도 통합당이 추천을) 안 하면, 사실 강제 방법은 없다"고 한 이유다. 그럼에도 백 의원이 발의한 것은 여론의 제고와 통합당을 향한 압박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공수처법의 후보추천위 구성 조항을 건드리지 않으면 공수처 설치는 기약 없이 미뤄질 수 있는 셈이다.
민주당은 마음만 먹으면 과반 의석으로 개정안 등을 밀어붙일 수 있다. 문제는 법 개정 강행 시 직면할 '후폭풍'이다. 민주당은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로 인해 야당의 반발이 큰 상황에서 자칫 정국 파행이 장기화하고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대상이다.
게다가 법 시행도 전에 법을 개정하는 것은 명분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법을 시행해보지도 않고 개정한다는 것은 법 제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당분간 '법적 해결'보다 '정치적 해법'을 모색할 방침이다. 공수처 7월 출범 '속도조절론'이 대표적이다. 백 의원은 "7월 15일 출범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기한 안에서 통합당을 설득해보겠다"고 말했다. 박성준 원내대변인도 공수처 출범과 관련 "한마디로 단독 드리블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통합당이 추천한 후보가 초대 공수처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야당이 가장 공정하고 정의로운 공수처장 추천위원과 후보를 선정하면 그분이 1기 공수처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법 개정은 상책이 아니다"라며 "야당이 강하게 반발하는 '검찰 범죄 인지 시 즉시 공수처 보고' 조항 등을 손보는 등의 타협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야당이 추천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도 사리에는 맞지 않다"며 "이미 통과된 법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법에 나온 권한을 충분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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