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최후의 약자 장애인에 대한 세심한 대책 필요"

김지원 / 2020-06-25 17:19:50
'코로나19와 장애인의 삶' 토론회 "코로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대한민국이 대처를 잘한다, 세계적으로 국격이 높아졌다'라고 하는데, 저로서는 '정말? 어디서 평가를 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항상 든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함에 따라 감염병 및 재난 상황에서 장애인에 대한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 '코로나19와 장애인의 삶'을 주제로 감염병 및 재난 상황에서 장애인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 23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지원 기자]

'코로나19와 장애인의 삶'을 주제로 23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에서는 감염병 및 재난의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의 현실과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주를 이뤘다.

이번 토론회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이 공동 주관하고 남인순, 맹성규, 박주민, 박홍근, 배진교, 장혜영, 최혜영 의원 등이 공동 주최했다.

발제자와 참가자들은 앞선 메르스 사태 때 이미 장애인이 전염병이라는 재난 앞에서 누구보다 취약할 수 있다는 게 드러났음에도 정부가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하지 않은 점을 비판했다.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대표는 "메르스 때 이미 장애인에게 생길 수 있는 우려들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었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며 "지금도 역시 어딘가에서는 '코로나19가 앞으로 나한테 닥쳤을 때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걱정 때문에 집 밖에 못 나오는 이들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코로나19 시대, 그리고 앞으로 또 다른 바이러스 감염이 있을 때마다 과연 우리 사회에서 최후의 약자라고 하는 사람들,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장애 유형과 특성 및 정도가 고려되지 않는 대책이 전혀 없다면 국격이 높은 나라가 된다 하더라도 과연 그 국격이 누구를 위한 것이고, 누가 인정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먼저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장애인이 정보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코로나19 발생 시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에서 수어통역을 제공하지 않았던 것. 참가자들은 청각 장애인단체의 문제 제기로 수어통역 제공이 시작됐다는 점을 들었다.

이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당사자가 요구해야만 마련이 된다"며 "정부에서 장애인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과 지침이 하나도 안되어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에서 휠체어가 그대로 탈 수 있는 구급차가 하나도 없다"며 "그 누구도 이런 사실에 대해 고민하거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정부가 권유하는 '자가격리 시스템'의 문제점을 짚었다. 이들은 "장애인의 거주 형태상 정부의 자가격리 지침을 따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회복지시설 거주 장애인의 경우 1인 1실 및 1인 1 화장실 원칙의 자가격리가 불가능하다는 것.

토론 참가자들은 "장애인의 건강상태, 가구 상태, 나아가 주변 환경까지 고려한 자가격리가 지원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장애인 거주시설 및 사회복지시설 역시 무조건적인 격리 조치보다는 한시적으로라도 주거공간 및 서비스 인력 등을 재배치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근배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할수록 적극적인 대책과 총괄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것"이라며 "여기서는 죽어 나가고 있는데, 저기서는 자부심을 갖는 게 아닌, 이를 줄일 수 있는 현장감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24일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장애인 특성에 맞는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한 감염병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권고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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