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전단 문제 정부가 확실히 막았어야"
김진향 "남북합의 국회서 비준동의안 처리"
김동엽 "약속 이행·성취하는 경험 쌓지 못해"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 20주년이다. 그러나 화해 분위기가 감돌았던 당시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북한은 이달 들어 북한이탈주민(탈북민)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망나니짓"이라고 비난하며 군사합의 파기를 거론하더니 지난 9일 모든 통신연락선을 차단하고 나섰다.
이에 통일부는 10일 브리핑에서 대북전단 살포 활동을 한 탈북민 단체 2곳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단체들의 법인 설립허가도 취소할 방침이다.
남북은 평화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 6·15공동선언 20주년 준비위원회는 9일 '한반도 평화! 해법은 있는가'라는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 20주년을 맞아 의미를 되돌아보고 남북 관계의 현재를 진단하며, 한반도 평화 실현과 남북협력의 해법을 모색하려는 취지다.
현재 세종연구소 동아시아협력센터장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강연에서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다고 사실상 종전선언을 했다"면서 "그런 합의를 봤던 선언이 흔들리고 있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전단 문제에 대해 왜 뜬금없이 저러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면서 "북한 의도도 여러 다른 요소 때문에 저러는 거라고 얘기하는 분들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받아들이면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전 장관은 "판문점 선언에서 여러 가지 충돌 원인을 해결하자고 하면서 2018년 5월 1일부터 확성기와 전단 살포를 금지하기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합의했다"면서 "항구적인 충돌 방지 조치의 첫 번째 초석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것(대북전단 살포)을 막지 못한 것은 첫 번째로 정부의 잘못이다. 우리 정부도 막으려고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좀 더 확실하게 막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접경지 주민들에게는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문제인데, 우리 국민의 목숨과 평화보다 전단을 날릴 수 있는 권리가 더 중요하냐"고 꼬집었다.
이 전 장관은 "이렇게 까칠하고 협상하기 어려운 상대를 대할 때는 합의를 정확히 이행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2가지가 지켜져야 거기서부터 새로운 미래로 전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는 만들어진 정세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그것을 통해 상황을 진전시켜 왔다"면서 "잘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 보여줘야 할 것은 평화 분위기 조성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면서 "대결 정세를 평화 정세로 만들기 위해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이러한 힘, 의지와 결단과 실천능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9월 평양공동선언에는 굉장히 많은 것이 나오지만 그중에서 네 가지만 지켜보자"면서 "쉬운 것은 아니지만 남북군사합의, 비핵화 평양공동선언 합의 이행, 의료보건 협력,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 개최 이 네 가지를 밀고 나가보자"고 제안했다.
이어진 토크콘서트에는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조영미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 집행위원장, 최은아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사무처장이 자리했다.
김 이사장은 "국회에서 4대 합의(6·15, 10·4, 4·27, 9·19) 비준 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북측은 정부 당국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데 국회는 다르지 않겠냐"면서 "비준 동의를 추진함으로써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선제적으로 할 수 있는 신뢰회복, 평화의 역사를 만드는 일들이 많다"면서 "그 과정이 남북관계를 촉발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아무것도 안 함으로써 한반도 평화가 유지되기는 상당히 어렵다"면서 "뭔가 계속 협력하고 발전을 시켜야만 한반도의 안정이 유지되고 평화가 정착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해법은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면서 "무엇을 하기 위해서 대화하자는 게 아니라 일단 하고 그것을 어떻게 잘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동엽 교수는 "6·15 남북공동선언은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면서 "현재 시점에서는 왜 우리는 바뀌지 않았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격렬한 반성의 시간이 돼야 한다"고 봤다.
그는 "북한은 바뀌고 진화했지만 우리가 북한을 보는 시각은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또 "새로운 서사를 위해서는 6·15 남북공동선언의 용기 있는 계승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을 제시했다.
조 위원장은 "남북정상이 합의했고 지속가능하게 노력해왔던 것을 폄훼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남북이 통일을 지향하고 교류협력 중심으로 합의했던 것은 중요하다"고 평했다.
이어 "악속을 이행하고 성취하는 경험이 있어야 하는데 차곡차곡 쌓이지 못했다"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정부의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최 사무처장은 "6·15 남북공동선언 직후 초기 1~2년 모습이 담대함이 무엇이냐를 현실로 보여준 시기"라면서 "이후 좋은 합의가 많았는데 당시만큼 담대한 조치가 있었는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 않기로 합의한 건 하지 말고, 하기로 한 건 해야 한다"면서 "말로만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