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북전단 제도 개선 고민…차단 장치 없어 딜레마
탈북자 단체가 보낸 '대북 전단(삐라)'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직접 나서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정부가 고민에 빠졌다.
청와대와 정부는 대북 전단 제도 개선을 준비한다는 입장이지만, 전단 살포를 완전히 방지할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4일 담화문을 통해 "탈북자들이 반공화국삐라를 우리 측 지역으로 보냈다"면서 "우리의 최고존엄까지 건드리며 핵문제를 걸고 무엄하게 놀아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제1부부장은 특히 "(남측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삐라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적 금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과 군사합의서를 모른다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쓰레기들의 광대놀음을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고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못하게 잡도리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남측이 응분의 조처를 하지 못한다면 단단히 각오를 해야한다"며 개성공업지구 완전 철거와 개성공동연락사무소폐쇄,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에 정부는 곧장 합의사항 위반을 인정하고 북한 달래기에 나섰다. 통일부는 대변인 브리핑을 열어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요청하며 "대북 전단 관련 제도 개선관련 법률안을 이미 검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사실 대북전단 방지 제도는 정부가 오래전부터 고심해왔던 부분이다.
앞서 지난 2014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남북 교류협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여기에는 대북전단을 반출물품에 포함시켜 통일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발에 국회를 통과하진 못했다.
이후 박근혜 정부는 전단 살포가 대북 표현의 자유에 해당해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 들어선 지속적으로 경찰력을 동원해서라도 전단 살포를 막겠다는 기조로 바뀌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도 여전히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북 전단을 대북 반출 물품으로 보기 어려워 교류협력법으로 규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대북 전단의 상당수는 북한까지 가지 못하고 국내에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공개적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경찰이 접경지역 주민 보호를 명목으로 제지한 사례도 있지만, 비공개로 사전 예고 없이 전단을 살포한 경우 막을 수 없다는 한계는 여전하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보다는 접경지역 평화적 이용을 총괄하는 새로운 근거법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법에 전단살포 규제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31일 김포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한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오는 25일 6·25 70주년을 맞아 추가 대북 전단 살포를 예고하고 있어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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