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민 분열적 시도 지속…실적·성과 평가받을 시기"
"정치적 경륜 있고 대선 사심 없는 김종인 비대위가 해법" 4·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이 당 수습을 위한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모든 역량을 결집해 당 쇄신을 해도 모자랄 판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은 비대위원장 임기 연장 문제로 미궁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사전투표 조작설'과 '김정은 사망설' 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있는 청년이 있다. 서울 노원병에 출마했다가 8.8%p차로 석패한 이준석 최고위원이다. 그는 '사전투표 조작설'에 동조하는 당내 의원들을 향해 "소수종교에 흔들리는 힘든 사람들"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연일 차기 비대위원장을 맡을 사람은 사실상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뿐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2011년 '박근혜 키즈'로 정치에 입문해 어느덧 9년 차 정치인이 됐다. 그는 ⟨UPI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그리고 유승민 의원의 장점을 흡수하고 키워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이 진단하는 통합당 참패의 원인과 대안은 무엇일까.
다음은 이준석 최고위원과 일문일답.
ㅡ4·15 총선 결과 이념 지형이 통합당에 불리해졌다. 통합당이 생존할 수 있는 방향은
"18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81석으로 내려앉은 적이 있다. 81석을 가지고 2012년에 19대 총선에서 127석으로 회복해 냈고, 그해 말 대선에서 3% 차이의 호각지세를 만들어냈다. 소선거구제하에서 승자독식에 의한 급격한 의석변동은 자명한 것이고 그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지금까지 오랜 기간 국민의 지지를 받던 보수정당이 어떤 시기에 실기를 해서 이런 지점에 오게 되었는지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선진화 담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민 행복 담론을 넘어선 새로운 보수의 지향점이 필요한데 그걸 만들어 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ㅡ민주당이 보수고 통합당은 수구로 규정하는 사람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 국민들은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감시자의 역할을 버리지 않는다. 그래서 민주화 이후로 핑퐁처럼 두 번씩 정권을 주고받아 왔다. 탄핵 이후 민주당은 본인들이 절대적인 도덕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는 오판 아래 적폐 청산이나 친일 몰이 같은 국민 분열적인 시도를 지속해 왔다. 하지만 지난 3년간의 문재인 정부를 보면 여러 추문과 조국 사태 등 도덕성에 있어서 지난 정권에 비해 절대적 우위를 주장하기 어려운 지점까지 왔다. 그렇다면 이제 실적과 성과를 가지고 평가받을 시기가 온 것이고 국민은 냉정할 것이다."
ㅡ얼마 전 "김종인 비대위 말고는 옵션이 없다"고 말했다.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나
"아무리 당이 어려워도 대선에 나가고 싶은 의지를 가진 주자들은 부지기수로 많다. 야망은 정치인이 당연히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이지만 때로는 그 야망이 시야를 좁히는 경우도 있다. 대선주자가 되기 위해 '덧셈의 정치'를 해야 할 사람들이 '뺄셈의 정치'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저는 '덧셈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적어도 대권에 대한 욕심보다는 야당을 살리겠다는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 당을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보자면 정치적인 경륜과 기술은 검증되었으되 대선에 대한 사심은 없는 김종인 비대위가 가장 눈에 띄는 해법이다."
ㅡ'이준석 비대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일부 젊은 당내인사들 위주로 이런 주장을 하는 분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평가해주시는 것에 감사하고 영광이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통합당에 필요한 것은 비단 비대위원장 격의 최고지휘관 만이 아니다. 전면적으로 보수가 궤멸한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실무를 맡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군대가 기능을 하려면 훌륭한 총사령관이 필요한 것에 덧붙여 많은 위관급, 영관급 장교가 필요하다. 이것을 길러내지 못하면 우리는 다가오는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기 어렵다. 굳이 군에 비유하자면 저는 앞으로의 전쟁에서 충분한 인재풀을 갖추고 임하기 위해 육군훈련소장 또는 모병관의 역할을 하고 싶다."
ㅡ정치 롤모델은 누구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됐고, 2012년에 김종인 전 장관과 비대위원회를 같이 하면서 그분의 메시지 능력 등을 많이 배웠다. 그리고 유승민 의원과 보수의 지향점이나 정치를 바라보는 관점 등의 철학적인 고민을 공유한다. 정치는 롤모델을 두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열거한 정치지도자들의 장점을 골고루 흡수하고 키워나갈 때 제 역량이 극대화된다고 생각한다."
ㅡ당대표라면 무엇을 가장 먼저 해결하겠나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보, 경제, 교육에서 보수가 지금까지 가져왔던 낙수경제론이나 경쟁교육론, 상호주의 대북정책만으로는 국민 다수의 동의를 받을 수가 없다. 절대 바뀌지 않는 것이 보수가 아니라 안정감을 주면서 개혁을 해내는 것이 보수라는 것을 인지하고 끝없이 변화해야 한다."
ㅡ30대 중에서 배현진 당선인 빼고 모두 낙선했다. 이유는 뭘까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은 영남 또는 강남, 낙선한 사람은 비강남 수도권이라는 정도의 차이만 존재한다. 하지만 야권이 앞으로 수권정당으로 거듭나려면 영남과 강남을 벗어난 지역에서도 당선자를 내야하고, 이번에 출마한 도봉의 김재섭, 광진의 김병민 등의 강북지역 30대 후보들의 성적이 여타 후보들에 비해 나았다는 것은 특기할만하다. 결국은 더 늦지 않게 세대교체 담론을 이끌고 가야 한다."
ㅡ'40대 기수론' '830세대 전면 배치' 등 당내 쇄신론에 대한 견해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가 40대의 경제를 아는 사람이라는 카테고리를 제시한 이후 언론과 호사가들은 그 사람이 특정한 인물이라는 가정하에 찾아다니고 있다. 하지만 김종인 전 장관의 그 언급은 시대정신을 열거한 것이다. 과거 보수 세력은 그들이 젊은 시절 이뤄낸 산업화의 영광 속에 산업화의 영웅들을 정치지도자로 만들어 냈다. 진보진영은 그들이 젊은 시절 이뤄낸 민주화의 성과 위에 그들의 영웅을 정치지도자로 만들어냈다. 현재 40대 이하의 세대는 산업화와 민주화가 완성된 이후 안정된 시대를 살고 있기에 과거와 같은 영웅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지금 세대가 꼭 바꿔내고 싶은 시대정신은 아직도 존재한다. 그게 조국 사태를 통해 드러난 공정과 정의이고 그걸 구현하는 사람을 지도자로 만들어 낼 것이다. 물리적으로 40대 기수론이나 830세대론 같은 것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미국에서는 80세의 버니 샌더스가 그것을 이룰 적임자로 추대되었던 적도 있고, 프랑스에서는 30대의 마크롱이 그걸 이룰 주자로 추대됐다."
ㅡ정치에 입문하기 전과 후, 무엇이 달라졌나. 앞으로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정치 하면서 하고 싶었던 다른 것들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항상 크다. 10여년간 뛰어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 해왔던 준비들과 어릴 적 사업가로 성공하겠다며 해왔던 수많은 이미지 트레이닝, 이 모든 것을 버리고 정치에 도전하는 이유는 내 개인이 돈을 벌고 영달을 누리는 것보다는 대한민국 다수를 위해 봉사하고 바꿔내는 것이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정치하면서 항상 자기전에 침대에 누워 어제보다 나아진 모습을 오늘 보였는지에 대해서 고찰하고 반성한다. 이 고찰하고 반성하는 모습이 사라진다면 정치를 사리사욕으로 하는 것이고 더 성장하지 못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그만두려고 한다."
ㅡ향후 행보와 계획
"보수가 당선되기 상대적으로 쉬운 지역이나 비례대표 출마 등의 제안을 모두 거절하고 달려온 4년간의 지역구 도전이었다. 세 번째 출마를 했다고 하니 오해하실 수 있지만, 2016, 2018년에 이은 세 번째 출마였다. 그리고 그 기간 급격한 지역 내 지지율 상승을 만들어 냈다. 이번에는 가장 민주당 세가 센 지역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북지역 25개 지역구에서 4번째로 높은 득표율을 얻어냈다. 고향 상계동 주민들이 제가 준비됐다고 생각하면 언젠가는 큰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보내주실 것이다. 그때까지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