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오는 23일 형제복지원 원장 고(故) 박인근 씨 등의 특수감금 혐의 비상상고 사건에 대한 첫 심리를 진행한다.
비상상고란 형사소송 확정판결에서 법령 위반이 발견된 경우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불복신청을 하는 비상구제절차다.
앞서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지난 2018년 11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서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신청했다.
감금 등 가혹행위 부분에 대해 이뤄졌던 무죄 판결에 하자가 있어 재판단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문 전 총장은 같은달 피해자들에게 직접 눈물을 흘리며 사과하기도 했다.
형제복지원은 부랑인 선도 명분으로 내무부(현 안전행정부) 훈령 410호(1987년 폐지)에 따라 1975~1987년 운영돼 장애인, 고아 등 3000여 명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여 강제노역과 학대 등을 일삼았단 의혹을 받는다. 복지원 공식집계로만 이 기간 513명이 사망했다.
박 씨는 부랑인들을 울주작업장에서 강제노역에 종사시킨 혐의(특수감금)로 기소됐으나 법원은 수용이 정부훈령에 따른 것이므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며 무죄판결했다.
형법 제 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은 횡령 혐의만을 인정, 원장은 지난 1989년 7월13일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아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뒤 지난 2016년 6월27일 사망했다.
이후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조사가 진행됐다. 과거사위는 지난 2018년 10월 "국가는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추가 진상규명과 피해회복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결과를 내놨다.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과거 판결에 법령위반 사실이 인정되면 원 판결을 파기할 수 있지만, 그 효력이 박 씨에게 미치진 않는다.
형사소송법이 비상상고 사건의 원심판결이 유죄판결 등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때에만 2심 재판을 다시 하도록 한다. 그 외에는 비상상고 판결 효력이 미치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원 판결이 파기되면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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