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격차 오차범위내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 예측불가
용호로 정체 해결방안 '오륙도선 트램' 놓고 정면충돌
새로 편입 대연동 대학가 '표심' 변수…서로 자신에 유리 이언주 미래통합당 후보는 과연 부산 남구을에 뿌리내릴 수 있을까. 남구을은 전통적으로 보수색이 강한 지역이다. 통합당 김무성 의원이 15대 총선부터 18대까지 내리 4선을 했고, 19대 때는 서용교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후보가 당선됐다.
20대 총선에선 달라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3전 4기' 끝에 당선됐다. 20년 넘게 유지되던 보수의 아성이 무너졌다. 박 후보는 이 지역에서만 4수를 한 후보답게 높은 지역 인지도와 생활 밀착형 정치력을 갖췄다.
지역에 깊이 뿌리내린 '원조친노' 박재호냐, 내리꽂힌 '보수 여전사' 이언주냐. 4.15 총선 유권자의 시선이 남구을에 쏠린다.
부산 출신·불어 전공 빼고 걸어온 길은 '극과 극'
두 후보는 모두 부산 출신이다. 박 후보는 대학까지 부산에서 마쳤고, 이 후보는 부산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둘 다 대학에서 불어를 전공했다.
걸어온 길은 판이하다. 박 후보는 한 우물만 팠다. 17대 총선부터 10년 넘게 남구을에서만 출마했고 결국 승리했다. 이 후보는 당적만 5번 바꿨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전진당→미래통합당 순이다. 지역구도 바꿨다. 광명을 떠나 고향인 부산 중·영도구 출마를 희망했지만 남구을에 전략공천됐다. 내리꽂혔다는 평이 나온 이유다.
정치 입문 과정과 행보도 다르다. 박 후보는 1986년 고(故) 서석재 의원 비서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서 전 의원은 김영삼 정부 시절 총무처 장관을 지냈다. 상도동계의 핵심이다. 박 후보는 김영삼 대통령비서실 인사재무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노무현 대선캠프 조직특보, 노무현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등을 거쳤다. 정치권에선 비록 초선이지만 '원조친노(盧)'로 불릴 만큼 정치적 역량과 비중이 상당하다.
이 후보는 변호사 출신이다. 30대 때 S-Oil(에쓰오일)에서 준법담당 상무를 지냈다. 대기업 최연소 여성 임원이 됐다.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맡고 있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여성 인재 발탁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그 해 19대 총선에서 경기 광명을에 당선됐고,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지역구 밀착 vs 정권 심판…용호로 정체 해결안 '오륙도선 트램' 놓고 정반대
선거 전략도 다르다. 박재호 후보는 지역구 밀착 공약을 최우선에 내세운 반면, 이언주 후보는 '나라를 바로세우겠다'는 정권심판론을 강조했다.
박 후보의 대표 공약은 오륙도선 트램이다. 그는 UPI뉴스에 "한국 최초 트램인 오륙도선을 마지막 종착역인 오륙도까지 완공시켜 교통정체를 해소하고, 도시재생·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 캠퍼스 혁신파크 조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 △ 육아종합지원센터와 꿈나무지원센터 건립도 추진한다.
이 후보는 △ 소득주도성장정책 완화와 폐지 △ 해양문화 클러스터 조성 등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그는 박 후보의 오륙도선 트램 공약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본지에 "용호2·3·4동을 관통하는 왕복 4차선 도로에 트램이 설치되면 오히려 교통난이 심해질 우려가 있다"며 "배후도로와 이면도로를 우선 건설해 만성적인 용호로 정체를 풀어내는 현실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께서 20대 총선에서 내세운 동남권 신공항, 경제자유구역청 설치, 광안대교 접속도로 건설 등 공약이행이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자신을 "부산에 한정된 정치경험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정치를 해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를 겨냥, "오랜시간 지역 정치를 해 온 분과는 사안을 보는 시각과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에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번에 당선되면 3선 국회의원이 된다"며 "예전보다 더 큰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남구에 대형 국책사업들을 유치할 수 있고 국비 확보도 더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인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정서가 강해진다"며 '정권심판론'을 언급했다.
지지격차 오차범위 내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
'굴러온 돌' 이언주 후보는 '박힌 돌' 박재호 후보를 과연 물리칠 수 있을까. 박 후보가 악전고투 끝에 얻은 '금배지'의 효력은 얼마나 갈까. 본지가 접촉한 전문가들은 박 후보의 승리를 점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지역 인지도와 문재인 정부의 상징적 이미지 등을 볼 때 박 후보가 경쟁력이 있다. 지난 4년 간 지역구 관리를 잘 해왔고, 부산 지역 정서와도 잘 맞물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탈당하고 변절에 변절을 거듭한 이 후보가 박 후보를 이기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강조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이 후보가 '보수의 여전사'로 변신했다고 하지만 사실 어디에도 정체성이 속해있지 않다. 개인적 이미지가 강한 '이미지 정치인' 분위기가 있다"며 "흘러가는 판세로 보면 민주당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 역시 "판세가 민주당 쪽으로 기우는 것 같다. 통합당 공천이 맥락없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 박 후보는 이 후보를 상대로 4승 1무 2패를 기록하며 우위를 달리고 있다. 오차범위 내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지만 평균값을 내봐도 현역인 박 후보가 이 후보에 앞선다.
미국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의 조사방법론에 따라 3월부터 4월까지 이 지역 여론조사를 통해 발표된 두 후보의 지지율을 평균해보니 박재호 후보는 46.5%, 이언주 후보는 42.8를 기록했다. 박 후보가 3.7%p 차로 앞서고 있다.
박 후보는 여론조사 상황과 관련 "제 지지의 99%는 지난 4년간 주민들과 소통했던 결과물"이라며 "언제나 겸손한 자세로 주민의 말에 귀 기울여 왔던 만큼 다시 4년 더 일을 맡겨 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선거 초반 민주당이 저를 표적으로 삼아 온갖 추잡하고 비열한 방법을 동원해서 저를 공격했다"며 "이런 것들이 오히려 보수를 결집시키는 동력이 됐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꾸준히 이어간다면 확실하게 격차를 벌려 승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변수는…선거구 획정으로 편입된 대연1·3동
그래도 선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아직 변수는 남아있다. 당초 남구갑이었지만 선거구 획정으로 남구을로 편입된 대연1·3동 유권자들의 표심이다. 대연1동에는 부경대가, 대연3동에는 경성대가 있다.
대학가가 있는 만큼 후보들은 인지도 높이기에 혈안이다. 젊은층의 지지가 높은 민주당이 유리하다는 주장과 전국적 인지도가 높은 이 후보가 유리하다는 주장이 충돌한다. 지난 선거를 종합해보면, 대연1동에선 보수정당 지지율이, 대연3동에선 진보 정당 지지율이 높았다.
박 후보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새로 남구을 주인이 된 대연1·3동은 상대적으로 젊은 주민들이 많은 지역이다. 2016년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용호동과 대연1·3동 주민들을 위해 다시 머슴처럼 묵묵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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